마쓰다 오토잼 Az-1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
경량 미드십, 독보적인 위치

일본 경차 역사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차량을 꼽으라면, 단연 마쓰다 오토잼 AZ-1이 빠질 수 없다. 이 차는 단순한 경차를 넘어, 엔지니어들의 상상력과 실험정신이 만든 결과물이자, 90년대 일본의 창조성과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모델로 기억된다. 그걸 방증하듯 지금도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수집가들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는, 단지 희소성 때문만이 아니라 그 독특한 매력 때문이다.
오토잼 AZ-1은 1992년 마쓰다가 자사의 서브 브랜드 오토잼을 통해 선보인 경량 미드십 스포츠카다. 혼다 비트, 스즈키 카푸치노와 함께 ‘헤이세이 ABC’라 불리는 전설적 경형 스포츠카 삼총사 중 하나로, 이 세차량은 일본 헤이세이 초기에 등장해 작지만 놀라운 퍼포먼스로 경차의 개념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오토잼 AZ-1은 그중에서도 가장 과감하고 독특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헤이세이 ABC, 작지만 완벽했다
세 가지 방법의 비상(飛上)
일본 자동차 역사에서 ‘헤이세이 ABC’는 단순한 분류가 아닌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작용한다. ‘헤이세이’는 1989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진 일본의 연호이고, 이 시기 초반부에 탄생한 세 대의 경차, 즉 A는 오토잼 AZ-1, B는 혼다 비트(Beat), C는 스즈키 카푸치노(Cappuccino)를 가리킨다. 이들은 모두 일본 경차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극단적으로 짧은 휠베이스, 고회전 자연흡기 혹은 터보 엔진, 그리고 작은 차체만큼 가벼운 무게를 통해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모델들이었다.
이 세차량은 공통으로 660cc의 작고 정교한 엔진을 탑재했으며, 무게는 700kg 내외로 가벼웠다. 혼다 비트는 자연 흡기 3기통 엔진으로 후륜구동의 미드십 구조를 택했고, 스즈키 카푸치노는 전통적인 FR 레이아웃과 터보 엔진으로 야성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다. 그러나 오토잼 AZ-1은 그중에서도 미드십 구조에 터보를 조합하며, 그리고 극단적인 디자인으로 더욱 실험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이처럼 ‘헤이세이 ABC’는 단순한 소형차가 아닌, 일본 경차 문화의 정점이자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스포츠카들이었다.

AZ-1의 기념비적 존재감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오토잼 AZ-1의 가장 큰 특징은 미드십 구조와 걸윙 도어다. 디자인부터 일반적인 경차에서 완전히 탈피한 ‘작은 슈퍼카’ 스러운 외형과 구조를 갖췄다. 657cc DOHC 터보 엔진은 고작 64마력에 불과하지만, 720kg에 불과한 초경량 차체와 결합 상당히 민첩한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특히 좌우 무게 배분이 뛰어나며, 좁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미드십 특유의 운전 감각을 제공해,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로 재밌는 차라고 전해진다.
또한 AZ-1의 걸윙 도어는 단순한 쇼맨십이 아니라, 협소한 일본 도심 환경에서도 문을 열 수 있도록 고안된 기능적 디자인이었다. 이처럼 실용성과 개성을 동시에 상정한 구성은 지금 봐도 시대를 앞선 선택으로 평가된다. 실내는 투박하지만, 운전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운전 재미’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오토잼 AZ-1은 배지 엔지니어링 버전인 스즈키 카라까지 4,000대를 조금 넘는 소량 생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고, 지금도 JDM 수집가들의 ‘드림카’로 손꼽히고 있다.

사라졌지만 여전히 회자한다
자동차의 본질은 뭘까?
1990년대 일본 버블 붕괴 이후, 헤이세이 ABC로 부르던 경형 스포츠카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우선시하게 된 메이커들은 더 이상 AZ-1과 같은 저수익 고비용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웠고, 시장도 점차 실용성과 경제성 위주로 재편되었다. 결국 오토잼 브랜드도 사라졌고, AZ-1은 짧은 차생을 마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도 이 차량이 언급되는 이유는 단순 희귀성 때문만은 아니다. 작고 비효율적일지언정, 차를 좋아하는 이들이 원하는 ‘운전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낸 상징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오토잼 AZ-1은 경차의 한계를 예술적으로 돌파한 실험이자, 자동차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헤리티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기념비적 모델이었다.
지금의 자동차 시장에서는 다시 보기 힘든 스타일과 철학. 그러나 그 시도 자체가 가치 있었기에, 오토잼 AZ-1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매력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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