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팬텀 사쿠라 에디션
세상에서 제일 비싼 ‘꽃놀이’
별대신 벚꽃 박은 실내에 ‘눈길’

자동차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여긴다면, 이 차는 그야말로 ‘예술의 완성’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롤스로이스 팬텀 체리 블로섬은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단 한 대만 제작된 맞춤형 모델로, 일본 벚꽃의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낸 걸작이다. 고요한 아침의 정취를 차 안에 담기 위해 영국 굿우드의 장인들은 무려 3년간 이 차량 제작에 매달렸다.
외관만 보면 평범한 팬텀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별자리 대신 만개한 벚꽃이 천장을 수놓고 있으며, 일본의 다다미 자수 방식이 차내 곳곳을 장식한다. 단지 고급스러운 차량이 아닌, 한 편의 동양화로 재해석된 이 팬텀은 현재까지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정교한 작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실내 가득 핀 벚꽃
천장을 덮다
이 차량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바로 스티치로 구현된 벚꽃이다. 기존 롤스로이스에 들어가던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대신, 25만 개 이상의 자수로 표현된 벚꽃 가지가 천장 전체를 수놓고 있다. 마치 벚꽃 나무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업은 단순히 자수에 그치지 않았다. 이 벚꽃은 프라이버시 파티션과 뒷좌석 도어 트림까지 이어져 있으며, 각 자수는 일본 전통의 다다미 스티치 방식으로 구현됐다. 단 한 명의 장인이 이 작업을 6개월간 수행했다는 사실은 이 차량이 얼마나 세심하게 완성됐는지를 말해준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조명 처리다. 일반적인 별빛 패턴 대신, 광섬유 조명을 활용해 벚꽃 자수의 음영과 입체감을 살렸다. 조명 하나하나가 수작업으로 배치돼 마치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효과를 만든다. 실내 천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하나미(花見)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한 송이 벚꽃을
위해 3년을 바치다
팬텀 체리 블로섬은 실내에서 화려함을 극대화한 반면, 외관은 놀라울 정도로 절제됐다. 차량 전체는 순백에 가까운 아틱 화이트(Arctic White) 컬러로 마감됐으며, 핸드메이드로 마감된 핀스트라이프(코치라인)만이 이 차량의 특별함을 암시한다. 여기에 작게 수놓아진 벚꽃 문양이 유일한 장식 요소다.
이러한 외관 디자인은 오히려 이 차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고요한 새벽, 벚꽃잎이 흩날리는 듯한 인상을 심플한 바디 위에 투영한 것은 ‘덧없음’과 ‘찰나의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일본 미학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롤스로이스의 장인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 팬텀 체리 블로섬은 단순히 부자들을 위한 커스터마이징이 아니다. 이는 ‘시간’과 ‘장인정신’이라는 요소가 결합될 때, 차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다.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들였다는 점에서, 이 차는 그 자체로 ‘동양 철학’을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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