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잊었던 ‘이것’의 중요성.. 자동차에 장착되더니 ‘대참사 막았습니다’

전기 이동 수단의 보급
화재 사건 골든타임 지킨다
적재적소의 장비 사용

사진 출처 = ‘부산경찰청’

최근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이 급증하면서 관련 화재 사고도 함께 늘고 있다. 전기차,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전동 이동 수단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더 이상 소방관만의 대응으로 끝나지 않는다. 최근 ‘소화기’ 를 이용해 시민이 직접 화재 초기 진압에 성공하며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주목받는다. 서울 영등포구와 강서구의 사례를 들면, 전기자전거와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시민의 초기 진압 사례가 생겼다.

특히 도로 한쪽에 비치된 보이는 소화기가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화재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소방 장비의 실효성은 설치 여부보다 그것을 누가,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갈린다. 시민이 직접 대응 주체로 나선 이번 사례는 공공안전 시스템이 일방적인 통제가 아닌, 실시간 협력 체계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출처 =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사진 출처 = ‘동작구’

시민의 빠른 대처가 포인트
소방 장비의 가시성도 중요

지난 9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자전거 거치대에서 전기자전거가 갑자기 불길에 휩싸였다. 배터리 발화로 추정되는 이 사고는 인근 건물 관계인이 주변의 보이는 소화기를 들고 뛰어들면서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그는 119에 신고한 뒤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으로 달려가 불을 끄며 초기 진화에 성공했고, 이후 도착한 소방대가 잔불 정리와 안전 조치를 마무리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도로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정차 중이던 차량의 운전석 하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와 불꽃이 솟구쳤고, 자칫하면 주변 차량과 보행자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운전자는 당황하지 않고 즉시 차량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폈고, 도로 인근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를 확인한 뒤 신속히 이를 꺼내 들었다. 운전자가 소화기를 활용해 자체 진화에 나선 덕분에 불은 빠르게 잡혔다.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는 남아 있는 잔불을 정리하고 차량 배터리를 분리하는 등 후속 조치를 진행했지만, 이미 큰 불길은 사라진 상태였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시민 스스로 초기 대응을 펼친 결과, 인명 피해는 물론 주변 피해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 두 사건 모두 공공장소에서 예고 없이 일어난 화재였지만, 보이는 소화기가 가까이에 설치돼 있었고, 이를 시민들이 주저 없이 활용한 점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냈다.

사진 출처 = ‘성북구’
사진 출처 = ‘클리앙’

시민이 직접 초동 조처한다
차량용 소화기 의무화까지

도시 곳곳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는 이제 비상장비가 아닌, 시민의 손에 의해 작동하는 일상 속 대응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전기차와 전동킥보드, 이동형 배터리 기기의 확산으로 화재 발생 지점은 예측 불가능해졌고, 소방 인력만으로 모든 초기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시민이 직접 소화기를 사용해 초동 조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1년에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의 개정이 있었으며, 유예기간이 지나 5인승 이상의 모든 승용차엔 ‘차량용 소화기’ 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두고 자동차 제조사는 트렁크 러기지에 소화기를 설치하는 변화를 단행했으며, 순정 소화기가 설치되지 않은 차종을 운용하는 차주는 발 빠르게 소화기를 비치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이제 자동차에도 소화기가 필수라는 말이다. 이는 안전불감증을 극복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밑바탕으로 있어야 가능한 일이며, 이를 통해 자동차 화재 진압 역시도 시민이 직접 진압 가능해졌다.

전동 이동수단에 대한 화재는 언제든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소화기가 있고 이를 사용할 수 있다면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 보이는 소화기는 도심 곳곳에 설치된 작지만 효과적인 안전 장치다. 앞으로는 시민 스스로 이 장비를 사용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도시 안전을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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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어진 기자 Parkej@auto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