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들 ‘700만 원 받습니다’.. 내구성 폭망이라던 이 車, 이런 최후 맞았죠

닛산, 변속기 결함 문제
엉망 수준의 내구성, 보상한다
정작 큰 이익은 변호인단이

사진 출처 = ‘Certified Auto Sales’

닛산의 무단 변속기(CVT) 결함 을 둘러싼 집단소송이 결국 합의로 마무리됐다. 2015~2018년형 무라노, 2016~2018년형 맥시마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소송은 소비자들의 고장 발생 주장과 잦은 수리로 이어지며 2년 넘게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닛산은 보상을 수용했고, 일부 차주들은 수리비를 돌려받거나 신차 구매 시 활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받게 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원고로 나선 4명의 소비자는 각각 5,000달러(한화 약 700만 원)를 받고, 전체 소비자 대상 수리비 보상 한도 역시 최대 5,000달러(한화 약 700만 원)로 제한됐다. 반면 소송을 이끈 변호인단은 총 350만 달러(약 49억 원)의 보수를 챙기는 것으로 확인되며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결국 변호인단만 주머니를 챙긴 싸움이 된 것이다.

사진 출처 = ‘Car Revs Daily’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eBay’

결함 인정하지는 않는 행보
완전한 혜택도 아닌 움직임

닛산은 합의안에서 결함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파워트레인 보증(60개월/60,000마일) 이후에도 보증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 기간을 84개월 또는 84,000마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문제는 해당 차종 다수가 이미 이 기준을 초과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번 조처로 인해 차주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과거 보증 외 기간 중 발생한 수리 내역에 대해서는 환급 조치가 시행된다. 공식 닛산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받으면 전액 보상되며, 외부 정비소에서 수리받은 사례는 최대 5,000달러(한화 약 700만 원)까지만 보상된다. 여기에 일부 소비자에게는 닛산 또는 인피니티 신차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1,500달러(한화 약 210만 원) 상당의 바우처도 제공된다. 단, 이 바우처는 2회 이상 변속기 수리를 받은 소비자에만 제공되며, 환급과 중복 수령은 불가하다.

사진 출처 = ‘Car Revs Daily’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eBay’

변호인만 이긴 싸움이다?
법정 공방, 브랜드로서 치명적

결국 원고 측 4인은 약 5,000달러씩 총 2만 달러(한화 약 2,800만 원)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됐고, 전체 수리 환급 대상자들도 한계가 명확하다. 그에 비해 변호인단이 챙기는 350만 달러(한화 약 49억 원)의 보수는 상대적으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그간의 불편과 불신에 비해 돌아오는 실질적 보상이 적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공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오는 7월 18일 열리는 공정성 심리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7월 3일까지 환급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합의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닛산은 이번 합의로 CVT 결함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일단락되겠지만, 향후 고객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소비자와의 법정 공방은 어떤 식이든 브랜드 이미지엔 무조건적인 타격이다.

사진 출처 = ‘eBay’
사진 출처 = ‘Car Revs Daily’

메커니즘 상 결함 취약하다
이제 경쟁력은 기술만이 아니야

이번 사안은 단순히 닛산만의 문제라기엔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해당하는 문제로 보인다. 무단변속기는 메커니즘 구조상 득과 실이 명확하고, 그 중 실에 속하는 내구성 문제가 반복되면서 타 브랜드에서도 유사 사례가 늘고 있다. CVT를 적용하던 제조사들이 더욱 DCT 변속기의 로직을 고도화하는 것에 집중하거나, 아예 토크 컨버터 변속기로 선회하는 흐름은 이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법적 대응은 점점 조직화하고 있으며, 제조사들은 사전 예방과 신속 대응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게 됐다. 이제 자동차 제조사들은 품질 관리뿐만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얼마나 투명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지도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으로 작용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닛산이 이번 소송에서 얻은 값비싼 교훈이 어떤 변화를 끌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황정빈 기자 Hwangjb@auto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