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피해 운전자
정체 알고 보니 무면허였다
피해자에서 피고인 신세

멀쩡히 정지선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운전자가 갑작스러운 후방 추돌로 피해를 보았다. 표면적으로는 이 사건이 전형적인 음주 운전 사고처럼 보였지만 조사가 이어지면서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사실은 무면허 운전자였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입장이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것이다.
울산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교통사고에서 피해자라고 해도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무면허 상태로 운전하던 피해자는 신호를 기다리다 음주 차량에 의해 사고를 당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자격 미비가 드러나 결국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로 법정에 서게 됐다. 피해를 보았다면 무조건 방어권이 생긴다는 인식을 뒤집은 판례다.


2차 추돌까지 번졌던 사고
가해자 음주, 피해자 무면허
사건은 지난해 7월 울산 남구의 한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A 씨는 자신의 차량을 몰고 신호대기 중이었다. 그때 음주 상태로 달려오던 B 씨의 차량이 정차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았고, 충격을 받은 택시는 그대로 밀려 A 씨 차량까지 2차 추돌을 일으켰다. 이 사고로 A 씨와 택시 운전기사가 다쳤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가해 운전자 B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37%의 만취 상태였다. 경찰은 즉시 음주 측정을 진행했고, B 씨는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사건은 여기서 끝날 것 같았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가 뒤따랐다. 피해자 조사를 받던 A 씨의 무면허 운전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A 씨는 운전면허 없이 약 500미터가량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시 조사가 이뤄졌고, A 씨 역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신호대기 중 사고를 당한 억울한 피해자였지만 무면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무면허 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반성하는 태도를 고려해 양형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론 둘 다 범죄자
원인은 음주, 넘어갈 수는 없다
이 사건은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이 동시에 얽힌 전형적인 복합 교통 범죄 사례다. 물론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음주 운전자 B 씨에게 있었지만, 피해자인 A 씨 또한 도로에서 운전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 무면허 사실은 결국 피해자를 다시 피고인의 입장으로 세웠고, 법원은 이에 따라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음주 운전을 저지른 B 씨는 징역 1년 형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실제 신체 피해와 차량 손해를 일으킨 가해자지만, 피해자 역시 도로에서 운전할 권리를 침해한 행위로 처벌을 피할 수 없었다. 면허 없는 운전은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로 간주하며, 강력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피해자인데도 무면허면 처벌받는 게 맞다”는 의견과 함께 “음주 운전 가해자도 잘못했지만, 무면허로 운전하는 피해자도 큰 잘못이다.”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는 “무면허는 그 자체로 범죄”라며 운전 자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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