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픽업트럭 드림
콘셉트로 끝내지 않는다
EREV까지 탑재할 계획

폭스바겐이 다시 한번 북미 픽업트럭 시장을 두드린다. 이미 2018년 아틀라스 타노악, 2019년 타록 콘셉트카로 관심을 모았던 폭스바겐은 최근 열린 2025 뉴욕 오토쇼 현장에서 또 픽업트럭 드림을 언급했다. 여기에 한 가지 눈에 띄는 지점이 있었다. 바로 EREV 파워트레인의 탑재를 고려한다는 지점이 더욱 눈에 띄었다.
현재 북미 시장은 포드, 쉐보레, 램의 풀 사이즈 픽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중형 이하 시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전기화 픽업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폭스바겐이 노리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폭스바겐의 CEO는 “올해 안에 본격적인 검토를 마치겠다”라며 플랫폼, 생산 방식, 제품 전략 전반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스케이트보드 픽업트럭
자칫 팀 킬 될 수 있어 우려된다
전통적인 픽업트럭이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갖추었지만, 폭스바겐은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즉 배터리를 바닥에 납작하게 깔아 차량 강성을 확보하는 구조 덕분에 굳이 기존 방식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짐을 적재한 것을 상정해 서스펜션의 구조만 더 신경 쓰면 문제없다는 것이다.
특히 폭스바겐은 자사의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스카우트를 통해 이미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적용한 전기 픽업 테라와 트래블러 SUV를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폭스바겐 브랜드 내의 픽업은 이들과 경쟁하지 않도록 보다 일상 친화적이고 유틸리티 중심의 방향으로 차별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기모터에 가솔린 엔진을 결합한 EREV 방식은 그런 점에서 현실적인 해답으로 보인다.

검증된 차종으로 시장 재진입
기아의 전략형 픽업 조준사격
폭스바겐은 픽업과 더불어 하이브리드 SUV 시장 진출도 예고했다. 10년 전 단종된 제타 하이브리드 이후 첫 하이브리드 차량이 될 두 모델은 티구안과 아틀라스로, 모두 북미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인기 차종이다. 흥미로운 점은 북미 선호도가 높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보다 풀 하이브리드를 먼저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현대차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행보와 유사하다.
더불어 생산지 역시 중요한 변수다. 아틀라스는 현재 테네시 공장에서, 티구안은 멕시코에서 생산 중이다. 폭스바겐 측은 “유럽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현지 생산이 빠르고, 인플레이션 감축법 혜택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라며 북미 생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는 현재 기아가 개발 중인 북미 전략형 전기 픽업트럭을 정확히 조준한 것이다.

틈새시장 선점할 걸로 보인다
준비는 끝, 소비자의 응원만 남아
현재 EV 픽업 시장은 테슬라 사이버트럭, F-150 라이트닝, 리비안 R1T 같은 대형 모델 위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중형 사이즈, 유연한 플랫폼 기반의 전동화 픽업은 아직 뚜렷한 경쟁자가 부족하다. 폭스바겐이 이 틈을 파고든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 EREV는 충전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북미 내륙 지역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기술적 준비는 거의 끝났다는 폭스바겐. 이제 남은 건 시장성과 수요의 확보다. 폭스바겐 CEO의 말처럼 “우리는 준비가 끝났다. 남은 건 소비자들의 지지”일 뿐이다. 그룹 안에 수많은 브랜드가 혼재해 기술력 확보 가능성과 플랫폼 유연성을 지닌 폭스바겐이 과연 북미 픽업 시장의 균형을 흔들 수 있을지, 그 행보에 기아가 긴장하는 소리가 들린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