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스포츠카 포르쉐 911
전기차 모델로 변신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려
클래식 스포츠카의 상징인 포르쉐 911이 이제 전기차로 돌아왔다. 영국의 전기차 튜닝 전문 업체 에베라티(Everrati)는 최근 964 포르쉐 911을 기반으로 한 전동화 프로젝트, ‘바이퍼 커미션(The Viper Commission)’을 공개하며 충격을 안겼다. 과거의 상징과도 같았던 공랭식 수평대향 6기통 엔진 대신 62kWh 배터리와 전기 모터가 장착된 이 모델은, 정통주의와 전동화 사이에서 깊은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정확한 출력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차량은 제로백 4초 미만, 1회 충전 최대 320km 주행이라는 성능을 내세운다. 아이코닉한 외형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그 속은 전혀 다른 시대의 기술로 채워졌다.
바이퍼 그린과 클래식
겉모습은 여전히 ‘911’
에베라티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차량을 완전히 분해한 뒤, 바디 패널을 초경량 카본 파이버로 교체해 차체 무게를 최대한 줄이고 강성을 확보했다. 차량 색상은 이름 그대로 ‘바이퍼 커미션’에 걸맞은 선명한 바이퍼 그린(Viper Green)으로 마감됐으며, 여기에 블랙 푸크스(Fuchs) 스타일 휠과 실버 림, 그리고 클래식한 덕테일 스포일러까지 조화를 이루며 원형 911의 정체성을 그대로 이어갔다.
업그레이드된 헤드라이트와 넓어진 차폭은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은은하게 드러낸다. 단순 복원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재해석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절묘한 균형을 이룬 외관이다. 클래식 팬이라면 익숙한 디자인 요소들이 곳곳에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내 또한 예외는 아니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시트까지 고급 블랙 가죽으로 마감됐으며, 회색 스트라이프와 스티어링 휠 상단 12시 방향의 그린 포인트로 독창적인 개성을 더했다. 감성과 디테일을 모두 만족시키는 구성이다.
딱 전기차다워진 성능
아쉬움 반, 기대 반
이 차량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심장 교체다. 포르쉐 911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공랭식 플랫-6 엔진이 사라지고, 62kWh 리튬 배터리 팩과 전기 모터가 탑재됐다. 전동화로 인한 무게 증가에도 불구하고, 0→96km/h 가속 시간은 4초 이내라는 준슈퍼카급 성능을 자랑한다.
주행 가능 거리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00마일(약 320km)을 달릴 수 있어, 일상주행은 물론 장거리 투어링까지 커버 가능한 실용성까지 확보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의뢰인은 “기후 변화에 책임을 느낀다”며 전기 파워트레인을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자동차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가치 소비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차량의 중심축이 바뀌며 911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남는다. 엔진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감성적 주행 경험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일부 포르쉐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바이퍼 커미션’은 새로운 시대의 스포츠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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