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한 놈 벼락 맞아라” 공익신고 늘어나자 법규 위반 차주들 단체로 뿔 났습니다

교통법규 위반차량 공익신고
3년새 2.5배 이상 폭증했다
신고자 폄하하는 사례도 증가

지난 2013년부터 도입된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공익신고 제도는, 블랙박스와 스마트폰 등 촬영 장비 보급 확대와 홍보에 힘입어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교통법규 공익신고는 총 290만 7,254건으로, 2018년에 비해 2.5배 이상 폭증했다.

더불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법규 위반 차량만 찾아다니는 시민들이 신고 내역을 공개하면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공익보다 스트레스 풀이를 위한 행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놓고 공익신고자를 깎아내리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글 김현일 에디터

공익신고자를 위협하는 현수막 / 보배드림

건물 외벽에 붙은 공지사항 / 보배드림

불법 주차 차량 신고했더니
인간성 부족한 사람 취급해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한 주택시설에 부착된 공지사항과 현수막 사진이 올라왔다. 건물 외벽에 붙은 현수막에는, ‘사진 찍어 올린 개XX 벼락 맞아 죽어라’라는 자극적인 문장이 적혀 있었고, 공지사항에는 “CCTV로 지켜보고 있다”라며 공익신고자를 인간성이 부족한 사람에 빗대는 듯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제보자는, “주택 관리하는 분이 이런 문구를 써도 되는 건가요?”라며 불법 주차 차량을 신고할까 감시하는 행위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다. 지난 23일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해당 빌라의 주인은 신고를 접수한 세입자에 인성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 불법주차한 차량 / 보배드림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차량 / 복지뉴스

일부러 불법 주차했나
신고하자 나타난 차주

주택 시설이 아닌 곳에서 공익신고자에 피신고 차주가 직접적으로 보복행위를 가한 사례도 있었다. 보배드림에 자신이 겪은 일화를 공유한 제보자는, 저녁 산책을 하던 중 반복적으로 인도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발견하고 이를 안전신문고에 신고했다.

그런데 그 순간, 해당 차량의 차주가 나타나 제보자에게 “사진 찍었죠? 핸드폰 내놔요”라고 말하며 사진을 지워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더해 차주와 함께 있던 여성은, “잡았어?”라고 말하며 제보자를 도둑 취급했다고 한다. 차주는 제보자에게,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이런 일을 하고 다니냐”라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제보자는 보복행위를 당할까 두려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불법주차 차량 공익 신고 / JTBC

공익신고를 가해 행위로 규정한 안내문 / 온라인 커뮤니티

“법규 좀 지켜라”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편, 공익신고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법규 위반 차주들을 본 네티즌들은, “법규를 지키는 게 그렇게 어렵나?”, “끝까지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하는 사람을 불법 취급하네”,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법규 위반 차량을 비난하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신고자들에 인정이 없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엄연한 공익침해행위는 근절되어야 마땅하므로 공익신고를 위축시키는 사회 분위기 조성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