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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미세먼지 때문에 애꿎은 내 차만 규제한다?

비하인드 뉴스|2018.03.29 11:31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하늘 /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주 초,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을 장악했다. 눈이 따가운 것도 모자라 이제는 목도 아플 정도로 그 심각성이 허용 선을 넘어섰다. 

정부는 27일부터 미세먼지 예보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바꾸어 앞으로 '나쁨' 예보를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부터 미세먼지 '나쁨' 기준이 51㎍/㎥에서 36㎍/㎥로 바뀌었다.


각 지자체는 다양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 미디어이기 때문에 자동차 관련 대책을 말하자면, '대중교통 이용', '디젤 자동차 규제'가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일각에선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내 차도 마음대로 못 타고 다니냐"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자가용 규제, 그리고 대중교통 이용 권장은 옳은 대책인가? 오늘은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과 자동차 규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미국 NASA 수석 연구원이 "한국은 오염이 심해서 대기 질 연구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 나쁜 대기 질이 자주 포착되는데, 이제는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 대기 질 오염도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정권, 즉,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그리고 윤성규 환경부 장관 시절 당시 정부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고등어, 삼겹살, 그리고 디젤 자동차를 지목했다. 비슷한 사례로 중국에서는 꼬치구이를 금지한 적이 있다. 그들은 이것을 벤치마킹 한 것일까?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

당시 환경부는 "고등어를 구울 때(1,360)㎍/㎥ 기준치 25배의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고등어 다음으로 삼겹살이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시민들 입장에선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 낙타를 피하라"라는 말만큼 신뢰할 수 없는 분석이었다.


그들은 국내 미세먼지의 현황과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도 않은 채,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지도 않은 채 갑작스레 고등어와 삼겹살을 언급했다. 환경부는 해당 보도 2주 만에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것은 오해"라며 해명에 나섰었다.


(사진=YTN / 편집=오토포스트)

고등어, 삼겹살과 함께 미세먼지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디젤 자동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5월 10일 국무회의에서 "매일 사용하는 자동차도 미세먼지의 원흉이라고 분석되고 있다"라고 말했고, 환경부는 이 중에서 디젤 자동차를 콕 집어 지목했다. 그러나 이들의 분석에는 몇 가지 모순점이 있었다.


첫째, 하루아침에 달라진 정부의 태도

우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디젤 자동차'에 대한 국내 정부의 인식은 180도 달랐다. 이른바 '클린 디젤'이라고 불리며,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 초까지 디젤 자동차는 친환경차로 분류되던 차량이었다. 당시 언론들은 "클린 디젤이 향후 20년간 미래차를 주도한다", "디젤 차의 '귀환', 경유값 안정에 환경개선부담금도 면제" 등의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유로 4 기준을 충족한 경유차를 신차로 사면 환경개선부담금을 하반기 분부터 4년간 면제, 유로 5 기준 경유차는 하반기부터 5년간 면제 권한을 주는 등 정부는 디젤 자동차 구매 운동에 적극 나섰었었다.


둘째, 실제로는 차이 없는 미세먼지 배출량

두 번째는 그들의 경유차 공격이 얼마나 공신력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다. 한국 에너지기술 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연료별 미세먼지 배출량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휘발유와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량 차이는 0.0003g/km 수준, LPG 차량과는 0.0001g/km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며, 천연가스(CNG) 차량과도 0.0006g/km밖에 차이에 그쳤다.


또한 2016년 당시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높은 연비 때문에 오히려 디젤 차를 친환경차로 분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추세와도 거리가 멀었다. 물론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에 파리 등 4개 국가들은 2025년부터 수도에서 경유차 운행을 전면 금지한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타이어 분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경유차, 휘발유 차 등의 매연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보다 많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국립환경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발생 원인 중 승용차, 버스 등의 도로교통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13~20% 수준이었고, 연구 기관에 따라 12% 등 더 낮게 나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연료별 미세먼지 배출량이 크게 차이가 없어 정부가 내놓는 대책에 대한 불신도 함께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영국에서 있었다. 영국에서도 '대중교통 이용이 대기 질 개선에 도움이 될까?'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위 사진은 영상 속 제레미 클락슨이 들고 있던 그래프의 원본이다. 영국 런던 보리스 존슨 시장이 "런던을 초저공해 지역으로 만들겠다"라고 한 말에 제레미 클락슨은 "모든 버스를 없애버리면 된다"라고 주장한다. 그가 근거로 가져온 것은 런던 중심에 있는 옥스퍼드 거리의 이산화질소 오염 수위 측정 그래프다. 위 사진에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프에 따르면, 1월 14일에 대기 질 상태가 가장 좋았는데, 저 날은 런던 '버스 파업 날'이었다고 한다.


(사진='indy100'의 보도기사)

관련 외신 기사를 찾아보았더니 실제로 그러했다. 외신은 "많은 지역에서 버스 파업이 대기 오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관련 보도를 이어나갔다. 킹스 칼리지 데이비드 카슬로우 박사는 "그래프에 나타난 바와 같이 주로 버스와 같은 디젤 차량에 의해 발생된 이산화질소 방출량이 많다"라며, "내가 의심하는 것은 버스가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런던의 날씨는 평소처럼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다른 요인은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측정 결과의 오차 범위도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영국의 버스들은 디젤 차량이라는 점에서 우리와 조금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 버스의 비중이 디젤 버스보다 더 높다. 그러나 천연가스 차량과 경유 차량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0.0006g/km 수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대중교통 이용 권장은 완벽하게 옳은 대처라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는 대략 2012년쯤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몇 년간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최근에는 그 심각성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은 무엇일까? 유시민 작가의 말을 빌려 주요 원인 세 가지를 정리해보았다.


첫째,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

중국 동해안 산업벨트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가 서풍 또는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온다는 것이 첫 번째 원인이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 상당량이 우리나라로 넘어오고 있다. 이는 국내 연구진이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중국의 춘절 행사에서 사용되는 폭죽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유입되는것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넘어온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들은 춘절 시기 한반도 상공의 초미세먼지를 수집한 뒤 '칼륨'과 '레보 글루코산'의 함유량을 분석했다. '칼륨'은 폭죽이 터지거나 논밭을 태울 때 모두 발생하며, '레보 글루코산'은 논밭을 태울 때만 발생하는 물질이다.


(사진=JTBC 뉴스룸)

춘절 행사 하루 만인 지난해 1월 30일, 칼륨과 레보 글루코산 농도 측정 결과 칼륨의 농도는 급격하게 치솟은 반면, 레보 글루코산의 농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춘절 다음날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까지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2012년부터 허용된 민자 화력발전소

국내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2년부터 허용된 민자 화력발전소도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으로 꼽힌다. 당진, 보령, 태안 등의 서해안 라인으로 화력발전소가 증설됐고, 2013년 기준 전국 화력발전소는 53기였다. 여기서 우리나라 발전량의 약 40%를 담당한다.


여기에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영흥도, 여주, 포천, 당진, 서천을 비롯한 서해안 라인부터 고성, 강릉, 삼척, 울산 통영 등의 동해안 라인까지 6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24곳에 화력발전소가 더 건설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생물학적 연소

굳이 포함하자면 고등어와 삼겹살도 이 항목에 포함되겠다. 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생물학적 연소는 고등어구이가 아닌 산불, 논밭을 태우는 행위 등을 가리킨다.


이 외에 원인은 앞서 언급했듯 원인의 13~20% 정도는 자동차 등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다양하게 추정된다.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이렇다. 우선 동풍이 부는 날에는 미세먼지 피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국과 더불어 한국의 화력발전소가 주로 서쪽에 밀집해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서풍이나 남서풍이 불면 미세먼지 피해가 극심하게 발생한다.


(사진=중앙시사매거진)

디젤 자동차 규제의 필요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제대로 된 대책뿐 아니라 제대로 된 원인 분석도 원한다. 우리가 병원에서 치료하기 전에 종합 검사를 내리고 진단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민들은 미세먼지를 어디서 어떻게 측정하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


정부가 정책을 판단하려면 그 토대가 되는 정보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신력' 있는 자료와 정보 말이다. 어떤 곳은 경유차를 탓하고, 어떤 곳은 경유차를 탓하지 말라 한다. 또, 어떤 곳은 미세먼지 원인의 80%가 중국이라 하고, 어떤 곳은 '중국발'이 아닌 '한국발' 미세먼지라 하고 있다. 조사기관에 따라 연구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지난 정부는 미세먼지와 관련하여 '중국'이라는 워딩 자체를 꺼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2016년 6월 3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장관회의 발언만 봐도 '중국'은 '지리적 특성상 인접국'으로 언급되는 것에 그쳤었다.

지난 정권 동안 환경부는 존재의 가치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 차원에서 여러 민간의 연구결과를 종합, 분석하여 공신력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환경부의 역할이다. 시민들을 위해 부디 새로운 환경부의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을 바라면서,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를 마친다.


자료 : JTBC 뉴스룸, JTBC 썰전, BBC Top G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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