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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억원 라페라리는 실제 국내도로에 돌아다닐까?

탐사+|2018.05.16 08:00

지난 2016년, 국내서 포착되어 화제가 된 하이퍼카 한 대가 있다. '페라리 라페라리'다.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국내서 포착된 라페라리의 모습이 돌아다녔다.

라페라리는 국내에 3대, 전 세계적으로는 500대밖에 없는 한정판 하이퍼카다. 국내에 3대가 있다는 것은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 등의 소식을 통해 유명한데, 이는 국토교통부의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5년에 국토교통부는 라페라리를 리콜한 바 있다. 당시 15년 3월 10일~15년 6월 19일에 제작한 라페라리 한 대, 그리고 13년 3월 15일~15년 3월 4일에 제작한 라페라리 두 대, 총 세 대가 리콜 대상이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라페라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은 라페라리의 탄생 그리고 관련 에피소드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라페라리'는 2013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됐다. '엔초 페라리의 계보를 이어가는 신형 페라리', '페라리 역사상 가장 진보된 페라리', '페라리 역사상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한 자동차'등의 수식어와 함께 말이다.


이름 때문에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농담이 자주 오가기도 했었다. 이탈리아어 '라페라리(LaFerrari)'는 '더 페라리(The Ferrari)'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는 결국 차의 이름이 '페라리 페라리'라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름이 '현대 현대', '기아 기아'인 것이다.


어쨌거나, 라페라리는 페라리 역사상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한 자동차다. 'HY-KERS'라 불리는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800마력을 내는 6.3리터 V12 엔진과 전기모터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총 963마력의 최고출력과 91.8kg.m의 토크를 발휘해 제로백 3초 미만, 0-200km/h은 8초 이하, 0-300km/h는 15초 안으로 해결한다.


더불어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스 디바이스'라 불리는 가이드 베인을 앞쪽 언더 보디와 리어 디퓨저 쪽에 설치해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동작시켜 다운 포스를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엔초'보다 5초 빠르고 'F12 베를리네타'보다 3초 빠른 피오라노 랩타임 1분 20초를 기록할 수 있었다.


성능은 그들보다 좋은 동시에 더 친환경적이다. 친환경과 그리 어울리는 차량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비교적 친환경적이다. 라페라리는 F12 베를리네타의 350g/km보다 우수한 탄소 배출량 330g/km를 기록한다.


똑똑하기까지 하다. 무게 감량을 위해 종류만 4가지의 다른 탄소섬유를 사용했다. 또한 운전석이 고정되어있는 대신 페달과 스티어링 휠이 움직여 별도의 시트 메커니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덕분에 시트 포지션과 무게중심이 낮아져 코너링에 더욱 유리해졌다.


(Video via. BBC 'Top Gear')

마지막으로 배터리와 전기모터는 순전히 성능만을 위해 힘을 발휘한다. F1 자동차의 기계적 에너지 회생 장치와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라페라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브레이킹을 하는 동안 낭비되는 에너지를 잡아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라페라리의 전기 모터와 휘발유 엔진은 언제 어디서나 절대 따로 행동하지 않는다.


레이싱 기술을 도입했다고 해서 레이싱카처럼 빈곤함에 고통받은 필요는 없다. 라페라리는 내비게이션, 에어컨 등의 편의장비를 갖췄고, 운전하기도 편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페라리는 플라비오 만조니가 이끄는 팀에 의해 디자인됐다. 그는 6세대 폭스바겐 골프를 디자인했고, 2010년 1월에 페라리 디자인 디렉터로 임명되었다. 


라페라리에는 이 외에 포뮬러원에서 습득한 공기역학 관련 고급 기술들이 녹아들었다. 499대 한정 생산되었고, 가격은 약 18억 원 내외였다.




라페라리를 손에 넣는다는 것은 일반인들, 외신에 따르면 전 세계 99%의 사람들에겐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1%에 해당하는 부호들 사이에선 라페라리 입수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그들은 정가 18억 원의 두 배에 이르는 비용 지불도 마다하지 않고 라페라리 구매에 열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라클 파이낸스(Oracla Finance)'에 따르면, 일부 구매자가 약 18억 원의 라페라리를 차지하기 위해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을 추가로 지불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라페라리 출시 초기에는 한정 생산 물량인 499대를 모두 판매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론도 있었으나 현실은 완전히 정반대였다. 그들이 차량 구매를 위해 추가로 지불하는 금액은 이른 바 '프리미엄 비용'이라 불린다. 


페라리 VVIP 리스트에 해당하는 그들이 지불하는 프리미엄 비용은 당시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 이는 하이퍼카 3대 천왕 '맥라렌 P1'의 30만 파운드(약 4억 5,000만 원), '포르쉐 918 스파이더'의 20만 파운드(약 3억 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었다.


그들이 그토록 라페라리 구매에 열을 올렸던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흔히 이러한 희귀 하이퍼카나 클래식카는 그들의 재테크 수단이 되곤 하는데, 라페라리는 가장 좋은 자동차 재테크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라페라리는 출시 1년 만에 가치가 두 배로 뛰고 있었고, 이는 엔초 페라리의 사례에서나 찾아볼법한 모습이었다. 엔초 페라리는 출시 당시 약 6억 9,000만 원에 판매됐었다. 그러나 현재는 라페라리의 출시가보다 비싼 약 21억 원까지 가치가 올라가 있다.




이탈리아 대지진 피해 복원 기금을 위해 제작된 

마지막 500번째 라페라리

라페라리는 지난 2013년에 판매가 종료됐다. 앞서 언급했듯 라페라리의 총 생산대수는 499대, 499대는 라페라리 이전에 마지막으로 제작한 슈퍼카 '엔초 페라리'의 400대보다 99대 많은 숫자다.

그런데, 페라리는 한정 생산 물량 499대에 이어 마지막 500번째 라페라리를 생산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조금 남다르다.


페라리는 2016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훼손된 건축물 및 시설 복원 기금을 마련하는 것에 동참하기 위해 당시 이미 단종되었던 라페라리를 한 대 더 제작해 경매에 출품했다. 위 사진에 있는 차량이 바로 마지막 500번째 라페라리다. 


라페라리의 출시 가격은 약 18억 원이었고 499대 한정 생산됐다. 이 마지막 500번째 라스트 에디션 라페라리의 경매 낙찰 가격은 7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2억 원이었다. 붉은 보디에 얇은 흰색 스트라이프가 장식되었고, 노즈 부위에는 이탈리아 국기가 그려져 있어 일반 라페라리와 차이를 보인다. 경매 주최 측에 따르면, 700만 달러라는 액수는 이전에 나온 라페라리의 경매 기록보다 무려 180만 달러(약 21억 원)가 높은 금액이고, 지금껏 경매에 나온 21세기 자동차 중 가장 높은 액수였다.




(사진=BBC 'Top Gear')

첫 번째 대결 시도

그들의 까다로운 조건으로 불발

아마 영국 탑기어의 애청자라면 위 장면을 기억하실 것이다. 제레미 클락슨의 파격적인 제안으로 성사될 뻔한 그들의 첫 번째 대결이다. 제레미 클락슨은 '맥라렌 P1'을, 리처드 해먼드는 '포르쉐 918 스파이더'를 리뷰했었다. 제레미 클락슨은 "만약 918이 P1보다 빠르다면 내 이름을 제니퍼로 개명하겠다"라고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제임스 메이가 탑기어 시즌 22에서 라페라리를 리뷰하면서 하이퍼카 3대 천왕 구도가 완성되었고,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은 그들의 공식 드라이버 스티그, 그리고 공식 트랙인 탑기어 트랙에서 아주 공정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해 그 어느 때보다 이들의 대결에 주목하고 있었다.


(사진=BBC 'Top Gear')

그러나 우리들의 바람은 그들의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불발되었다. 우선 맥라렌은 탑기어 측에 탑기어 트랙에서 테스트를 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탑기어 트랙은 곧 맥라렌의 테스트 트랙이기도 한 장소임에도 그들은 탑기어 트랙에서의 대결을 금지시켰다.


페라리는 촬영 준비 기간 6달 동안 "우리는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속도, 기록, 제로백 등에 별로 관심 없다"라고 말하다가 촬영 날짜가 다가오자 "아마도 빌려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대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페라리가 탑기어 스튜디오에 배치한 경호원들 / 사진=BBC 'Top Gear')

그러나 맥라렌과 페라리가 또 걸림돌을 자처했다. 맥라렌은 대결을 하게 된다면 모든 차량들이 만들어진 그대로의 상태, 즉, 팩토리 컨디션 상태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페라리도 공장에서 바로 만들어진 자동차라면 대결을 할 것이라 밝혔다.


제임스 메이는 이에 대해 "누군가 구입한 페라리를 빌리면 되겠다"라고 말했으나, 제레미 클락슨은 "페라리는 그것도 철저히 막아놨다. 페라리는 라페라리의 주인 누군가가 우리에게 차를 빌려줬을 경우, 그 사람은 다시는 한정판 에디션 페라리를 구입하지 못 하게 할 것이라 했다"라고 답변했다. 심지어 그들은 대결을 절대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사진처럼 스튜디오에 경비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사진=Amazon Prime 'The Grand Tour')

두 번째 대결 시도

새로운 프로그램에서 성사된 대결

이후 제레미 클락슨 사단이 탑기어를 하차하면서 이들의 대결을 평생 볼 수 없을 것 같았으나, 다행히 그들의 새로운 프로그램 '더 그랜드 투어'에서 대결이 성사된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첫 번째 시즌, 첫 번째 에피소드로 등장했는데, 주목할 점은 자동차 브랜드에서 제시했던 타이어 조건, 트랙 조건, 드라이버 조건 등을 모두 무시하고 같은 타이어, 같은 트랙, 같은 드라이버 등 동일한 조건에서 랩타임을 측정했다는 것이다. 랩타입 측정에 참여한 드라이버는 F1과 포뮬러 E 레이서 출신 제롬 담브로지오였다.


(사진=Amazon Prime 'The Grand Tour')

P1과 918은 킹콩과 고질라의 대결 같았다. 반면 라페라리는 어딘가 아웃사이더의 느낌이었다. P1과 918, 라페라리 모두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힘을 전달하고, 918의 최고속도는 339km/h, P1의 최고속도는 350km/h, 라페라리의 공식 최고속도는 350km/h 이상이다. 페라리는 공식 최고속도는 "350km/h 이상"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365km/h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로백은 P1이 2.8초, 918이 2.6초, 라페라리는 정확하진 않지만 3초 미만이다. 또한 918은 875마력, P1은 903마력으로 918의 출력이 더 낮지만 토크는 918이 더 높았다. 라페라리의 출력은 963마력이다.


(사진=Amazon Prime 'The Grand Tour')

결과는 위 사진과 같았다. 아쉽게도 라페라리가 가장 빠른 기록은 아니었다. 포르쉐 918이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으며, 라페라리는 0.2초 차이로 2위, P1은 1.3초 차이로 3위에 자리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만큼 결과 발표도 손에 땀을 쥐게 했었다. 당시 기자는 라페라리에 내기를 걸었었다. 덕분에 친구 세 명에게 호텔 저녁을 샀던 기억이 난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제레미 클락슨은 새로운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새로운 제안을 했었다. "만약 P1이 진다면 우리 집을 부서도 좋다"라고 했었는데, 결과에 따라 그의 집도 결국 폭파됐다. 실제 제레미 클락슨이 구입한 집이라고 한다.


(사진=Amazon Prime 'The Grand Tour')




라페라리가 차량 자체만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스위스의 명품 시계 브랜드 위블로(Hublot)가 라페라리 탄생에 맞춰 화려한 시계 하나를 제작했는데, 이 시계도 몹시 특별하다.

시계의 이름은 'MP-05 라페라리'다. 인 하우스 기계식 무브먼트 기술과 637개의 독점 부품이 사용된 것이 특징이다. 매트 블랙 PVD 티타늄 케이스에 페라리 엔진 베이가 연상되는 무브먼트 시스템이 배열됐고, 좌우에는 붉은 악센트를 더해 페라리의 엔진 실린더 뱅크와 중간에는 매니폴드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도 적용됐다. 이 시계는 총 50대 한정 제작됐으며, 라페라리 오너도 10명 중 한 명에게만 이 시계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다.


(Video via. Youtube "HUB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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