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점점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곳으로 성장하고 있는 걸까? 올해 신차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시장 대응을 하고 있다. 연식변경부터 페이스리프트, 그리고 풀체인지까지 쉴 틈 없이 쏟아내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물론 BMW는 세계 최초로 신형 5시리즈와 6시리즈를 공개했고, 아우디도 신차를 계속해서 공개중이다.

선택지가 늘어 마냥 좋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신차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들, 그중에서도 차에 조금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면 마음이 영 편치 못할 것이다. 오히려 신차가 많아질수록 고민도 함께 늘어나는 느낌이랄까?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신차를 마음 놓고 사지 못하는 예비 차주들의 고민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김승현 기자

국산차와 수입차
많아지고 있는 선택지
한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3천만 원 넘는 비싼 차, 크기가 넉넉한 준대형 이상의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아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선 좋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소형차 시장이 죽은 것도 아니다. 소형 SUV의 열풍이 티볼리 출시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고, 기아차는 ‘셀토스’, 르노삼성은 ‘XM3’를 내놓았다. 특히 셀토스와 XM3의 치열한 경쟁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기아차’와 무너뜨리려는 ‘르노삼성’의 싸움이라 보는 이들도 즐겁다. 실제로 이들은 판매량도 치열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격차가 적다.

단순히 종류만 많아지는 것도 아니다. 특히 국산차 브랜드는 내실 다지기도 한창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라인업을 강화하면서도, 점차 브랜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디자인은 이미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고, 소비자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수입차 쪽도 재밌게 흘러가고 있다. 아우디의 판매량 회복으로 벤츠-BMW-아우디, 흔히 말하는 ‘벤비아’ 구도가 다시 부활했다. 아우디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전시장을 꽉 채우기 시작했고, 벤츠와 BMW는 그 어느 때보다 신차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요즘은 국산차 브랜드의 마케팅과 옵션 구성이 워낙 탄탄하여 그런지 수입차 브랜드도 옵션과 사양을 세분화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섬세한 구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들도 점점 모델 라인업이 다양해질뿐 아니라 연식변경과 페이스리프트 그리고 풀체인지까지 신차 대응도 치열하다. 눈에 보이는 디자인도 계속해서 변화를 맞이해가고 있는 가운데, 변화를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보는 이들의 재미 또한 챙기고 있다.

디자인과 더불어 터치식 센터 디스플레이, 진화한 반자율 주행 등 기술 변화 시기와도 적절히 맞물리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다양한 신차, 다양한 기술, 다양한 가격대, 그리고 다양한 생김새까지 저마다 다른 입맛을 사로잡을 메뉴가 많아졌으니 소비자들에게도 분명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국산차 수입차
가릴 것 없이 터지는 문제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깨끗하지만은 않다. 선택지가 많아지는 동안 문제도 많아지고 있었다. 비교적 단순한 조립 불량같은 품질 문제부터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할만한 중대한 결함까지 끊임없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문제는 국산차나 수입차 가릴 것 없이 터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산차의 이런 문제를 보며 “역시 답은 수입차 인가”라는 말도 있었지만, 이제는 “탈 차가 없다”라는 여론으로 바뀌고 있다. 선택지가 많지만 저마다 문제점을 갖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뜻 고르기가 망설여지고, 저울질도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대기아차의 품질 문제
제네시스도 예외 아니었다
조립 불량부터 기계적 문제까지
현대기아차의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미 오토포스트 영상 콘텐츠를 통해 여러 번 소개해드렸듯 신차 초기 품질 문제가 여전하다. 최근 좋은 판매 성적을 거두고 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평도 좋은 ‘아반떼’는 앞뒤 도어 트림이 다르게 조립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투 톤 에디션인 줄 알았으나 도어 트림 네 개 중 조수석만 달랐다고 한다.

이 문제는 제네시스 신차에서도 발견됐었다. ‘GV80’이 한창 출시 소식을 알릴 때쯤 도어 트림이 서로 다른 색상으로 조립되는 문제가 있었다. 해당 차는 고객 인도 차가 아니었으며, 전시장에 있던 전시 차였다. 동호회 게시글 작성자에 따르면, 전시장 직원도 도어 트림이 다르게 조립되어 있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위) 사이드 리피터 색깔이 다르게 조립된 신형 G80 / (아래) 도어 트림이 서로 다른 색깔로 조립된 GV80

색깔이 다르게 조립되는 문제는 신형 ‘G80’에도 있었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사이드리피터 위아래 색깔이 다르다. 로얄블루 차체에 카본 메탈 색상이 잘못 조립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차는 시승차였다고 한다. 생산 라인 검수 담당 직원 존재의 이유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외에 기계적 문제도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다. 제네시스 GV80과 G80 출시 전 반복되는 출시 지연 문제에 대해 “방전 문제가 원인”이라고 여러 차례 보도해드린 바 있다. 우리가 보도해드렸듯 실제 양산 차에서도 방전 문제가 계속 발견되고 있으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차가 움직이지 않는 문제,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지 않는 문제, 엔진 진동 등의 기계적·전자적 문제도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수입차는 배출가스 조작
시동 꺼지고 물도 찬다
수입차라고 조용할까? 이쪽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우선 메르세데스 벤츠는 정부에서 직접 대응에 나서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6일, 벤츠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 판매한 C200d 등 경유차 12종 3만 7,154대의 차량 프로그램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했고, 과징금 776억 원을 부과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검찰이 벤츠 배출가스 조작 혐의와 관련한 환경부 고발 건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벤츠코리아 본사를 압수 수색하였고, 이를 통해 배출가스 인증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젤 사태 이후 다시 부활하고 있는 아우디도 문제가 터졌다. 지난해 10월에 국내 출시된 신형 ‘A6’에서 시동 꺼짐과 물 고임 현상이 발견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운전자는 A6를 산 지 열흘 만에 왕복 8차로 도로 한복판에서 시동이 꺼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또 다른 차주는 고속도로에서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하부에 물이 고이는 문제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차량 하부에 물이 차는 현상으로, 이로 인해 조수석 전동 시트와 같은 전자 장비들이 고장 나기도 했다고 한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차에서 이러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보배드림)

동호회에는 검수 리스트,
차를 공장 가서 직접 받아오기도
신차 문제가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문화
요즘 신차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직접 인수 문화’가 간접적으로 대변한다. 각 차량별 동호회에는 신차 검수 리스트가 올라오고 있다. 이 리스트대로 직접 차주가 검수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신차 검수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까지 생겨났다.

국산차는 공장에 가서 직접 받아오는 차주들도 많다. 공장에 가서 차를 받으면, 예컨대 단차, 조립 불량 등 비교적 작은 문제는 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꼼꼼한 사람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애초에 이런 검수 과정은 생산 라인에서 모두 마치고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요즘 나오는 신차가 과거에 나오던 신차들보다 불량률이 높아졌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수치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고, 오히려 이 문화가 생겨나게 된 이유는 인터넷 발달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내가 산 차에 대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도 수많은 차주들의 다양한 경험과 공유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검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어야 하는 것들의 수위가 점점 높아져서야 되겠는가? 작은 스크래치같이 검수 파트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이면 모를까, 도어 트림이 짝짝이로 조립된다거나 외장 색깔이 다른 문제, 그리고 소비자가 직접 타봐야 알 수 있는 기계적·전자적 문제는 애초에 검수 파트와 같은 생산 라인, 나아가 테스트 단계에서 이미 완벽하게 해결하고 나오는 것이 맞지 않을까?

국산차는 왜 그대로일까?
수입차는 이제 적반하장?
엄격하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제품의 품질 문제와 그에 따른 사고, 그리고 차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와 손해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문제는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산차의 품질 문제 지적은 여전하다. 신차 초기 품질을 잘 잡고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고, 그 목소리를 다양한 미디어에서 여러번 내봤지만 여전히 우리는 초기 품질 문제 소식을 접하고 있다.

수입차는 이제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 아예 문제를 외면 혹은 덮으려 하거나, 심지어 결과에 불복하기도 한다. 마치 과거 국산차들이 비판받던 태도를 그대로 가져가고 있는 것 같다는 소리도 나온다. 이들의 잘못된 태도는 최근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더욱 두드러졌다.

환경부가 배출가스 불법조작 실태를 적발했고, 해당 차량 인증을 취소 및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벤츠와 더불어 닛산과 포르쉐도 이에 대해 반발했다. 벤츠코리아는 “이번 사안에 대한 환경부 발표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추후 불복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 말했고, “환경부가 발표한 내용은 모두 생산 중단된 유로 6 배출가스 기준 차량만 해당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대 판매 중인 신차에는 영향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의 행방도 논란이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은 5년간 한국에서 지내온 임기를 오는 8월에 마치고, 8월 1일부로 벤츠 스웨덴 및 덴마크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될 예정이었다. 이 소식이 막 들려올 때쯤까지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환경부가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을 발표하며 분석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환경부가 벤츠코리아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고발을 했다. 이 이야기는 즉, 벤츠코리아가 형사고발되면서 실라키스 사장과 관련 임직원들은 수사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벤츠코리아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은 2012년부터 2018년 중에 이뤄졌고, 2015년 8월부터 2018년까지는 실라키스 사장의 임기 중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하지만 실라키스 사장은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출장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올지 여부를 벤츠코리아 내부적으로도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외국인이 출국하면 한국으로의 소환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적인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기업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시정 조치 내릴 필요도 없어
이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냉정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물건을 파는 제조사들은 문제가 생겨도 적극적으로 시정 조치를 내릴 필요가 전혀 없다. 법과 제도는 따져보면 빈틈투성이인데다 실효성이 전혀 없는 내용들도 많다. 즉, 관리감독할 주체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문제가 생겼으니 고쳤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하면 “오케이. 참고할 게” 이렇게 끝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도입 때부터 말 많던 레몬법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전혀 실효성이 없어졌다. 미국의 레몬법은 법적 강제성이 있지만 한국의 레몬법은 단순 권고 사항에 그친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법마저 한국에 들어오면 ‘코리아 에디션’이 된다”라며 비판했다.

폭스바겐 디젤 사태 때부터 말 많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변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실효성은 없다. 기존에는 배상액이 실제 손해액만큼만 해당됐지만 2018년 4월부터 실제 손해액의 3배로 바뀐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생의 대상이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었을 경우에만 해당되면서 사실상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매우 적고, 실제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로 배상을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당시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 모두 반대나 찬성에 대한 치열한 토론도 없었고, 이는 즉, 실무자들 사이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적고,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 사람도 전혀 없다는 소리다.

그들끼리 주고받는
암묵적인 신호는 결국
조용히 소비자에게 피해로
문제의 발생-이슈-비판-해결… 이 과정이 마치 매뉴얼처럼 똑같다. 국산차, 수입차할 것 없이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반복한다. 문제가 발생한 뒤 문제가 기사나 콘텐츠를 통해 이슈가 되고, 매체나 전문가 그리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이뤄진다. 그러나 해결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해결 과정에서는 문제에 대한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거나, 대부분 모른 채 지나간다. 조용히 사라지기도 한다. 마치 문제를 일으킨 사람과 문제를 발견하고 컨트롤해야 하는 기관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신호가 오가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 역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이 과정은 결국 조용히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간다. 아무리 크게 목소리를 내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결국 소비자들은 “더 좋은 차”를 찾는 것이 아닌 “그나마 문제없는 차”를 찾기 시작했고, 신차를 선뜻 나서서 구매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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