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이 풀체인지로 거듭났다. 최근 공식적인 내외관 디자인이 모두 공개되며 아빠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4세대 카니발은 이번 풀체인지로 미니밴 시장 경쟁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시 한번 단단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형 카니발 풀체인지는 2020 뉴욕 오토쇼를 통해 대중에게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여느 신차가 그렇듯이 4세대 카니발 또한 출시 관련 논란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바로 파워트레인 관련 이슈이다. 4륜 구동 시스템은 하부 구조상 적용되지 못했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또한 당분간은 계획이 없어 보인다. LPG 모델도 없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팬들이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였지만 디자인에서만큼은 여전히 반응이 뜨겁다. 3세대 디자인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역사가 긴 모델인 만큼 디자인 논란이 있을 법도 한데, 도대체 어떤 점 때문에 카니발의 디자인은 꾸준히 사랑받는 걸까?

글 Joseph Park 수습기자

웅장하고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

카니발은 1세대 K5같이 기아자동차를 구제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모델이자 대한민국 대표 장수 모델 중 하나이다. 그만큼 내외장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 듯 보인다. 4세대 카니발 외장 디자인은 웅장한 볼륨감(Grand Volume)이라는 컨셉하에 전형적인 미니밴 형태에서 벗어나 볼륨미 넘치는 디자인으로 진화하였다.

특히 전면부 디자인은 기아차의 말을 빌리자면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역동적이면서 균형적인 무대 퍼포먼스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심포닉 아키텍처(Symphonic Architecture) 그릴과 박자와 리듬을 표현한 주간 주행 등이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전면부 그릴의 디자인은 압도적인 입체감을 보여주고 있다. 마름모꼴 형태의 꽉 찬 그릴이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직선 위주의 전면부 디자인과 멋진 조화를 이루어낸다. 하단부의 공기흡입구와 에어 커튼 또한 안정적인 형태를 통해 그릴 위주로 만들어진 강렬한 캐릭터와 대비를 이루며 디자이너가 무엇을 강조하려고 하였는지 강단이 잘 나타나는 디자인이다.

전면부 디자인에서 재미있는 점은 호랑이 코 그릴이 더 이상 그릴 내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릴의 하단부는 전형적인 기아자동차의 타이거 노즈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보닛과 연결되는 부분은 크롬을 통해 기존의 타이거 노즈보다 확장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아웃라인은 타이거 노즈 형태를 띠고 있지만 구조적인 배치를 다르게 하여 보다 세련되고 색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잘 나타나는 부분이다.

세련된 인테리어란
이런 것.

카니발 실내 디자인은 우주선을 모티브로 하여 웅장하고 미래지향적인 첨단 내부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다고 한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연결돼 보이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특징이며 활 형태의 크래시패드 아래로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는 레이아웃은 어느 곳 하나 튀는 곳 없이 전반적으로 무난하지만 그만큼 고급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또한 중앙을 가로지르는 에어벤트와 메탈 가니쉬가 세련미를 더해준다.

하급 트림의 기계식 클러스터 적용을 위해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클러스터 쪽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조금 더 높게 제작되었는데 이전 세대의 S클래스처럼 완벽한 수평형을 이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정갈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기아자동차에서 카니발 주요 구매층의 연령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2열에는 ‘프리미엄 릴렉션시트’ 를 적용시켜 퍼스트 클래스와 같은 최상의 고급감과 안락함을 구현했다고 한다. 여기서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사용자가 무중력에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시트 포지션을 바꾸는 것인데 이를 통해 탑승자의 엉덩이와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완화시키고피로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공식 보도자료에 의하면 이러한 디자인을 통해 경쟁 모델과 차별화를 이루어내고 전형적인 미니밴의 형태에서 벗어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전형적인 미니밴 디자인은 무엇이며 기아자동차는 어떻게 이를 벗어나려고 하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미니밴이라는 세그먼트는 미국 크라이슬러에서 처음 개발되었다. 이후 포드, GM에서 유사 차량을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브랜드에서 이를 벤치마킹 하기 시작하였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만큼 미국적인 느낌이 강했던 미니밴의 전반적인 스타일을 지워내지 못하였고 현재까지도 1.5 박스 형태로 정형화되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SUV가 대세 차종으로 자리 잡으며 미니밴 시장이 점점 축소되어가고 있는데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은 이를 새로운 스타일링으로 돌파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1.5 박스 형태의 미니밴 디자인은 지루할 수밖에 없다. 공간 활용이 최우선시 되는 세그먼트이다 보니 A 필러의 위치 또한 쉽게 바꿀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짧아진 보닛과 높은 전고가 지루한 형태를 만들기 딱 좋은 조건이다. 이로 인해 세계 여러 자동차 브랜드는 측면을 주로 활용하여 자사의 개성을 나타내려고 하였다.

기존 3세대 카니발에서는 기아차의 컨셉카 KV7에 기반하여 측면이 좁아지며 D 필러를 감추려는 등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 된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는 4세대 카니발 외관 디자인에서 더욱 대담해진 형태를 띠고 있다. 필러가 강조될수록 답답한 느낌이 드는 1.5박스 차량의 특성을 해결하기 위해 A, D 필러의 두께감을 최소화하려고 하였다. 필러를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과 윈드 실드를 통해 시각적으로 감추며 SUV의 느낌이 물씬 강해졌다.

특히 슬라이딩 레일 부분을 측면 캐릭터 라인과 일치시켜 도어 레일의 흉한 자국을 감추려 하였고 C 필러에는 실내에서도 볼 수 있는 독특한 입체 패턴의 크롬 가니쉬를 적용하여 시그니처 캐릭터로써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흔히 SUV 차량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상인데 카니발은 이러한 요소들을 미니밴 세그먼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둔하거나 답답한 형태의 미니밴이 아닌 역동적인 모습을 그려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소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후면부 디자인이다. 첫 번째로 와이드 타입의 리어램프가 너무 두껍다. 그에 비해 LED 그래픽바는 너무 얇게 디자인되어 상대적으로 공간이 많이 남아 보인다. 전면부와 측면부에서 만들어진 탄탄한 긴장감을 후면부까지 제대로 잇지 못하는 느낌이다. 물론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오딧세이의 날서있는 디자인과 시에나의 근육질 프로파일 사이에서 카니발은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브랜드의 미니밴은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그만큼 미국인들의 취향이 듬뿍 담겨있다. 하지만 카니발은 다르다. 카니발 또한 미국 차량을 벤치마킹하여 태어났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매번 담겨있었다. 북미시장 전략형 모델이었지만 한국인들을 위한 디자인을 꾸준히 보여주었던 카니발이었다.

이번 4세대 카니발도 한국인들의 취향을 듬뿍 담아 디자인되었다. 구상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형적인 미국식 미니밴의 한국적 해석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만큼 한국적인 차량이다. 이점이 대한민국 대표 장수 모델 중 하나인 카니발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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