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를 판매 순위에서 밀어내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대부분의 세그먼트에서 현대자동차의 모델들이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와 K7의 판매량은 2020년 7월 기준 무려 7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져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중형 세그먼트의 경쟁은 조금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국산 대표 중형 세단인 쏘나타를 기아자동차의 K5가 판매량에서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12월에 출시된 3세대 K5가 출시된 2019년 12월부터2020년 7월까지 단 한차례도 쏘나타에게 1위의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현재 3세대 K5의 국산 브랜드 중형 세단의 점유율은 무려 42%에 달한다.

Joseph Park 수습기자

신형 K5와 쏘나타에는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3세대 신형 플랫폼이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하지만 K5가 길이 4905mm, 휠베이스 2850mm로 쏘나타의 4900mm, 2840mm 보다 조금 더 길다. 쏘나타 센슈어스와 3세대 K5는 출시일이 9개월 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옵션 사양에서 큰 차이는 없다. 가격 또한 큰 차이가 없어 단순히 디자인 경쟁에서 K5가 쏘나타를 이겼다고 볼 수 있다.

10년 동안 이어져온
K5 vs 쏘나타 더비매치

K5가 쏘나타를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혁신을 일궈낸 1세대 K5 또한 쏘나타를 누른 전적이 있다. 출시 당시 르노삼성의 SM5를 견제하는 수준에 그칠 줄 알았던 1세대 K5는 쏘나타까지 제치며 2010년 6~8월 중형 세단 부문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당시 조급해진 쏘나타는 9월 1% 초저금리 할부 이벤트를 열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 당시에도 두 모델의 상품성이 크게 차이가 없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1세대 K5의 혁신적인 디자인이 큰 역할을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3세대 K5 디자인 또한 1세대 디자인처럼 많은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반짝하는 신차효과가 아닌 꾸준히 1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볼 때 3세대 K5의 스포티한 디자인이 주 고객층의 마음을 완벽히 매료시킨 것이다.

3세대 K5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2세대 모델 대비 변화의 폭이 컸다. 전 세대 보다 유리 크롬 몰딩을 기존보다 두껍게 하고 트렁크 리드까지 연결해 랩 어라운드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프로파일에서도 날렵한 형태의 패스트 백 이미지를 구현하였으며 전면부 디자인은 미국의 머슬카가 떠오른다.

이러한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형태의 디자인은 특히 젊은 고객층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물론 “스포츠카 같은 전면부 디자인 대비 측면 프로파일에서 트렁크 볼륨이 너무 커 보여 부조화스럽다”, “과한 디자인”,이라는 평 또한 있지만 외관 디자인 공개 후 대부분의 커뮤니티 및 여론이 호평한 것은 사실이며 쏘나타의 ‘메기’스러운 디자인보다는 낫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사람들은 그렇다면 왜 쏘나타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쏘나타 DN8은 이전 모델 대비 스포티한 이미지가 강조된 모델이다. 3박스 형태의 전형적인 세단 형태가 점점 인기를 잃어감에 따라 최근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자사 세단 모델에 스포츠성을 부여한다. 현대자동차도 이에 합류하여 쏘나타 DN8을 역대 가장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그려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DN8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매우 낮게 그리고 크게 디자인되었다. 휀더 볼륨 또한 강조되었으며 루프라인은 5도어 모델처럼 날렵하게 디자인되었다. ‘르 필 루즈’ 콘셉트카와 동시에 진행된 쏘나타 DN8인 만큼 콘셉트 모델의 여러 디자인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적용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 패밀리카 이미지를 덜어내고 날렵한 쿠페 스타일의 스포티한 외모로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려고 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메기를 닮았다고 조롱한다. “YF 때는 곤충이더니 이제는 물고기로 가는 것이냐”라는 댓글도 꾸준히 확인할 수 있다.


적응하기 힘든 요소들이
너무 많아

쏘나타 DN8의 외관 디자인에서 가장 많이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그라데이션 히든 라이팅’이다. 이는 6세대 YF에서부터 적용되오던 크롬 벨트라인의 연장선이다. DN8의 크롬 벨트라인은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연장되어 주간주행등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그라데이션 히든 라이팅은 쏘나타 DN8만의 아이덴티티이며 현대차의 라이트 아키텍처를 구현한 것이라고 한다. 더불어 무수히 많은 작은 구멍을 세밀하게 타공하여 타공한 크롬 윗면으로 LED 불빛이 고르게 스며들도록 설계한 까다로운 작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라데이션 히든 라이팅의 디자인이 “메기의 수염을 닮았다”, “기술력 과시에만 신경 쓴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센슈어스가 아닌 쏘나타 DN8은 프레임 리스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지고 있다.

프레임 리스 라디에이터 그릴은 에스턴마틴을 따라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한 양 끝으로 완만하게 치켜올려진 헤드라이트, 입체감이 강조된 후면부 디자인과 와이드 한 리어램프까지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요소들이다.

해외
반응은?

기존 중형차의 디자인과 파격적인 차별화를 이루어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파격적인 변화라는 것은 그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출시 이후 쏘나타 DN8의 디자인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불호 쪽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해외에서도 비슷하다.

“SUV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4도어 쿠페를 지향하는 건 합리적인 판단”, 후면이 조금 아쉽지만 변화의 폭이 커 차별화를 이루어 냈다”, “파격적인 후드 크롬라인이 멋지다” 라는 좋은 평도 있지만 “쏘나타의 새로운 디자인은 끔찍하다”. “고래상어가 디자인한 거야?”, “아테온에서 봤던 컬러” 라는 비난 섞인 댓글들이 대부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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