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국산차는 그랜저와 쏘렌토일 것이다. 두 차량은 사전계약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고 지금까지 놀라운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을 보면 그랜저가 1위, 쏘렌토가 2위를 달리고 있다. 즉, 현대차의 1위 차량이 그랜저, 기아차의 1위 차량이 쏘렌토인 것이다.

그러나 판매량만 1위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결함도 1위인 듯하다. 두 차량은 출시 초기부터 크고 작은 결함들로 인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최근 두 차량이 나란히 무상수리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그랜저와 쏘렌토의 결함 논란과 그럼에도 이들이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에디터

더 뉴 그랜저의 놀라운 성과
지금까지 11만 대 이상 판매

더 뉴 그랜저는 이전 모델에 비해 거주성과 상품성 측면에서 모두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사전계약 당시 2주 만에 3만 2,000대가 팔리며 새 역사를 썼다. 이후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 1위로 올라서더니 3월부터는 한 달에 1만 대씩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출시 후 지난 8월까지 총 판매량은 무려 11만 2,292대다. 작년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포터2의 연간 판매량이 9만 8,525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성과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이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 1위로 올라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그랜저가 몰고 온 파란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쏘렌토 MQ4
기아차 역대급 판매량

쏘렌토도 좋은 디자인과 신규 파워 트레인의 적용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 8,941대가 계약되며 먼저 출시된 그랜저보다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후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이 돌연 중단되면서 논란이 되었지만 좋은 판매량에는 변함이 없었다.

출시 후 지난 8월까지의 총 판매량은 4만 8,078대다. 이전 세대 쏘렌토가 작년 한 해 동안 기록한 5만 2,325대의 판매량을 벌써부터 따라잡은 것이다. 사전계약이 돌연 중단되는 참사를 겪었음에도 좋은 판매량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달에는 가솔린 터보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라 판매량 상승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랜저는 엔진 오일 문제와
크래시 패드 강성 부족 문제

최근 국토교통부는 “그랜저와 쏘렌토에서 각종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되어 무상수리를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그랜저에 대한 무상수리 내용은 총 2건이다. 먼저 크래시 패드가 강성 부족으로 인해 내려앉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크래시 패드에 복원용 패드가 삽입된다.

엔진 오일 감소 현상에 대한 조치도 이뤄진다. 엔진 오일 주입량 및 게이지의 정합성 평가 미흡으로 엔진 오일이 과도하게 소모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진 오일 게이지 교환 및 봉인 작업이 진행되며 이후 특정 경고등이 점등되면 쇼트 엔진이 교환된다. 크래시 패드 관련 무상수리 대상은 2,881대이며 엔진 오일 관련 무상수리 대상은 5만 5,163대다.

쏘렌토는 소프트웨어 문제
“설정값과 로직에 문제가 있다”

쏘렌토에 대한 무상수리 내용도 총 2건으로 모두 소프트웨어 문제로 확인되었다. 먼저 원터치 방향지시등의 설정값이 유지되지 않고 초기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소프트웨어 설정값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또한, 보디 제어 컨트롤 유닛(IBU)에서는 배터리가 방전되는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차량 통신 대기 상태 진입 로직 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그랜저의 수많은 결함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할 정도

그랜저의 결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엔진 오일 감소 현상과 크래시 패드 강성 문제와 더불어 조립 불량으로 인한 단차와 도장 불량으로 논란이 되었던 바 있다. 또한, C-MDPS 조향 장치에서 소음이 발생하고 자석화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결함에 대해 많은 차주들이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현대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그랜저 결함에 관련된 내용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했으며 2,919명의 동의를 받았다. 비록 동의 인원을 충족하지 못한 채로 종료되었지만 차주들의 답답함을 대변해 주기에는 충분했다.

‘고쳐 쓰는 쏘렌토?’
벌써 무상수리만 다섯 번

쏘렌토의 결함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심지어 지금까지 무려 다섯 번의 무상수리가 진행되었다. 출시 한 달 만에 변속기 전자제어 장치와 엔진 냉각수 혼합 비율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두 번의 무상수리를 진행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 관련 결함은 계속해서 발생하여 지난 5월과 7월에 또 한 번씩 무상수리가 진행되었다.

이번 무상수리까지 더한다면 출시 후 5개월 동안 다섯 번의 무상수리를 진행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무상수리가 진행된다”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공회전 제한 장치(ISG) 결함까지 논란이 되면서 ‘고쳐 쓰는 쏘렌토’라는 별명까지 등장했다. 무상수리만 다섯 번이니 알려지지 않은 결함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대안을 찾기 힘들다
다른 차에서도 결함은 나온다

그랜저와 쏘렌토가 끊임없는 결함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뛰어난 판매량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도대체 결함 있는 차를 왜 자꾸 사주는 거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 차주들은 “마땅한 대안이 없지 않냐”라고 응수하고 있다. 몇몇 차주들은 “다른 차에서도 결함은 나오고 있지 않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로 결함만 없었다면 그랜저와 쏘렌토는 상당히 많은 장점을 가졌다. 전보다 넓어진 실내 공간과 각종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은 소비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다”라는 평가가 많다 보니 사실 대안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결국 “결함은 어느 차에나 있으니 그나마 상품성이 좋은 차를 사자”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내 차는 안 그러겠지”라는
생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다수

사실 모델이 같더라도 모든 차량에서 똑같은 결함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조립 불량과 같은 결함은 특정 차량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보니 “내 차는 안 그러겠지”라고 생각하여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꽤 많다.

결함이 발견되더라도 굳이 문제 삼지 않는 차주들도 많고 아예 결함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기 힘든 구조로 이뤄져 있어 어찌 보면 이런 일이 당연하기도 하다. 정보가 많지 않고 이를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도 많지 않으니 결함이 있는 차일지라도 계속 잘 팔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차 구매는 신뢰의 증표
이제는 보답할 때도 되지 않았나

많은 결함이 계속 터져 나오는데도 판매량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기아차를 믿은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와 제조사의 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믿고 구매한 차량에서 각종 결함이 나오면서 “믿고 샀는데 배신감을 느낀다”라고 말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70% 정도다. 쉽게 말하자면 자동차를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 100명 중 70명이 현대기아차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기아차를 믿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이제는 그들이 소비자들에게 보답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