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BMW 코리아는 한 달 동안 7,252대를 판매하며 6,030대를 판매한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BMW 화재 사태 이후 잠깐 나락으로 떨어졌던 BMW 판매량이었지만, 지속적인 신차 출시와 홍보효과를 거듭하며 BMW는 결국 부동의 1위인 벤츠까지 꺾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최근 BMW는 미국에서 전시용 차를 판매된 것으로 속여 판매 실적을 부풀렸다 이것이 적발되어 과징금으로 210억 원을 물게 되었다. 과거 국내에선 전시차를 새 차로 속여 판매했던 사건도 있었는데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잘 포장된 문제 있는 기업”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BMW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2018년 화재사건 이후
잠깐 판매량이 주춤했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브랜드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다.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며 경쟁해온 두 브랜드는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둘 중 어떤 브랜드의 어떤 차가 더 나은 지로 언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 3년간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BMW는 2018년 화재 사태 이후 판매량이 주춤해 실적이 크게 떨어졌었다. 2018년 5만 524대를 판매했던 BMW는 2019년 4만 4,191대를 판매해 퍼센티지로 따지자면 약 12.5%가 하락한 수치다.

국내 재투자율 1위 브랜드
민심 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BMW 코리아는 곧바로 화재 사태 수습에 나섰고 문제가 있는 차량들의 전량 리콜을 실시하고 꾸준한 신차 출시 및 사회 공헌을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이미지 개선에 힘썼다. 이것이 시장에 제대로 먹혀든 걸까. BMW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2만 9,24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간 대비 34.6%가 증가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같은 기간 4만 1,583대를 판매한 메르세데스 벤츠를 다시 뒤쫓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8월엔 BMW가 벤츠 판매량을 추월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는 배출가스 조작 사태에 연루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BMW 에겐 좋은 기회라고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존재했다.

북미에서 전시차를
판매 완료된 차로 속여
실적을 부풀린 것이 적발됐다
국내에선 좋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BMW가 최근 미국에선 자동차 소매 판매량을 임의로 부풀렸다가 1,800만 달러 과징금을 물게 되었다. 한화로 약 21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25일 외신에 따르면 BMW는 미국 현지시각 24일 기준, 각 지역 딜러사 내 판매량을 부풀려 허위 정보를 공개한 혐의로 채권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사실에 과징금 1,8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국내처럼 미국 역시 자동차 판매량이 매월 집계되고 있으며, 이는 실적으로 발표가 되는데 각 지역 딜러들은 전시장 내에 전시된 차량이나 시승차를 일반 고객에게 판매된 차처럼 집계하여 판매 수치를 조작하고, 월별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데 이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 주관으로 조사한 결과, BMW 미국 현지 딜러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4년 동안 소매점 판매량을 부풀린 것으로 확인했으며, 이는 BMW가 경쟁 브랜드에 비해 판매량 우위를 점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조작이었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항이 공론화되자 BMW 북미 현지 법인은 “법인 차원에서 판매량을 고의적으로 조작하거나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나 증거는 없었다”라며 “각 딜러사 차원에서 발생한 문제로 판매 수치의 정확성을 재검증하여 철저한 판매 보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현지 법인은 잘못한 게 없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성명을 낸 것이다. 소비자들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한국 시장에선 이보다 더 심각한
전시차를 새 차로 속여
판매했던 사건들도 즐비했다
한국 시장에서 사회 공헌도 많이 하고 국내 시장 재투자율도 1위인 BMW이지만 그들에게도 어두운 민낯은 존재했다. 국내에선 판매 실적을 속인 게 아니라 그보다 조금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전시차를 신차로 속여 소비자에게 판매한 사건이었다.

지난 2016년 BMW 6시리즈 그란 쿠페 신차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차량 일부에 흠집이 있는 것을 확인하며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확인해보니 해당 차량은 2015년 생산된 차량이며, 딜러사에 전시차로 활용되던 차를 받은 것이었다. 소비자는 차량 교환과 정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BMW 딜러사 측은 초기에 전시차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다 결국 차주에게 사과를 했다. 그러나 차량 교환이 어렵다는 답변만을 전달하며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사진=YTN 뉴스)

비슷한 시기에 다른 한 소비자는 3시리즈를 신차로 구입했는데 이 역시 전시차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차 수령 당시 보조키에 전시차라는 문구가 버젓이 붙어있었음에도 딜러 측에선 “전시하려 하다 하지 않은 신차다”라며 말을 얼버무릴 뿐이었다.

당시 고객은 차를 인수하자마자 발견한 이러한 황당한 사안에 곧바로 거세게 항의를 했고 이에 딜러사 측은 결국 새 차로 교환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 명백한 사기다”
강력한 처벌을 주장한 소비자들
해당 사건이 공론화되며 네티즌들은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전시차를 신차로 속여판 건 엄연한 위법 행위다”, “이런 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이거는 명백한 사기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BMW 이미지 좋아지려다 망했다”, “어떤 브랜드던 한국에만 오면 현지화가 된다”, “수입 3사 돌아가면서 난리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BMW 코리아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전시차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시 사전 고지 의무는 존재하지만, 규정 위반 시 처벌 방법은 사실상 없어 방법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 수입차 판매 업체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차량이 입고되면 매장에 전시후 판매를 해야 하니 암암리에 판매되는 전시차가 꽤 많다”라는 주장을 더했다.

제조사는 이를 책임질
의무가 없으므로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소비자는 신차를 구매했으나, 전시차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추후 차를 타고 다니다가 해당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별다른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전시차나 반품된 재고차인 것으로 밝혀졌더라도 판매 업체에선 책임질 의무가 없다는 일관된 주장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딜러사 뿐만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슷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여 소비자들 눈밖에 벗어난다면 한번 뒤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허술한 법적 제도를 탓할 수밖에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불합리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딜러사는 별다른 처벌이나 과징금을 물지 않고 넘어가다 보니 소비자의 입장에선 허술한 법적 제도를 탓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지고 보면 이번에 미국에서 발생한 전시차를 판매된 차량처럼 속여 판 것보다, 실제로 전시차를 고객에게 신차로 속여 판매한 한국의 사례가 더 큰 문제지만 이는 사건도 조용히 묻히고 별다른 처벌도 없이 그대로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근본적으로는 전시차를 고객에게 속여서 판매한 제조사 딜러 측이 잘못했지만 소비자들이 이러한 상황을 겪었을 때 마땅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허술한 법적 제도도 잘못되었음을 지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전시차를 신차로 속여서 판매할 시 과징금 200억 원 수준을 물린다면 과연 같은 일들이 재발할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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