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웍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을 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현상황. 대한민국 국토부 이야기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출시한 신차에서 연이어 결함이 발생했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었으나, 누구보다 앞서 리콜 조치를 시행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야 할 국토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논란이 가중되었다.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기아차 신차에서 발생한 결함과 국토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차종을 가리지 않는다
신차에서 어김없이 발생한 문제들
2020년 현재, 현대기아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결함’일 정도로 수많은 신차에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정 차종에서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였다면 해당 차량만 콕 집을 수 있겠지만 “결함이 없는 차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는 말이 들려올 정도로 현대기아차가 올해 출시한 신차들에선 유독 품질 문제 및 결함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연말이 되기 전 일찌감치 10만 대 클럽에 입성한 현대 그랜저는 2.5 스마트스트림 엔진오일 감소 논란이 현재진행형이며,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은 대시보드 크래시패드가 눌러앉는 설계결함이 발생해 현대차는 이를 스펀지로 메꿔주는 무상수리 조치를 실시했다. 그 외에도 기아 신형 쏘렌토, K5, 현대 아반떼 등 주요 차종들에서 연이어 문제가 발생되어 무상수리 조치를 실시한 이력들이 존재한다. 제네시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올해 유독 신차 결함이 잦아 이슈가 되었는데, 사실 현대기아차 신차 결함은 올해에 급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3년간 발생했던 크고 작은 결함들을 살펴보면 이슈화가 크게 이뤄지지 못한 문제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쏘렌토, 팰리세이드 등에서 발생한 공조기 에바 가루 논란은 몇 년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져 오고 있지만 아직도 공중파를 포함한 많은 소비자들에게 이슈가 되지 않은 상태다. 그나마 몇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카니발 공명음 문제는 엔진 마운트가 개선되면서 거의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증상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간혹 존재한다.

명백한 리콜이 필요한 상황에도
무상수리 권고조치를 내린 국토부
많은 사람들은 현대기아 신차에서 다양한 결함 사례들이 화제가 될 때마다 이를 방관하고 소극적인 대처를 이어가는 제조사를 비판했지만, 최근엔 제조사가 아닌 국토부를 비판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문제가 확실한 것임이 입증되었음에도 리콜 조치는커녕 무상수리 권고로 은근슬쩍 제조사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5년 동안 국토부는 자동차 결함 관련 조사에서 리콜 판정을 받은 사례 8건에 대해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 권고를 내리는데 그친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방금 언급한 2018년 에어컨을 켜면 흰색 에바 가루가 나오는 쏘렌토 에바 가루 사건은 명백한 리콜 실시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리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에바 가루는 위해성이 의심된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동차 관련 공개 무상수리 권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토부는 제작결함심사 평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 18회 무상수리 권고를 내렸다. 그런데 이중 8건은 무상수리가 아닌 강제적인 리콜을 실시하여 상품을 회수해야 할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성이 없는 무상수리 권고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것이다.

리콜 조치를 시행한다면 자동차 제조사는 이를 모든 해당 차주들에게 알려야 하며, 정해진 기간 없이 언제든 차주는 센터를 방문하여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상수리 권고는 제작사에서 국토부에 수리 계획서를 제출하거나 차주에게 무상수리 계획을 통지할 의무조차 없다. 제조사 주관으로 알아서 해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신차들은 대부분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가 진행됐다
권고로 그친 주요 문제들을 살펴보면 에바 가루 사건뿐만 아니라 올해 발생한 쏘렌토 2만 대 무상수리, 지난 7월 발생한 신형 아반떼 5가지 무상수리, 제네시스 GV80 및 G80 엔진 떨림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매우 다양한 건수들이 존재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4일에도 기아차는 K5 5만 2,497대에 대해 무상수리를 실시했고, 쏘렌토는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밸브 보디 커버 볼트 2개가 오사양이 장착되어 이 역시 무상수리를 실시했다. 무상수리는 제조사가 임의로 수리 가능 기간을 정해놓기 때문에 차주는 이를 깜빡하고 기간을 놓쳐버린다면 이후엔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없다.

(사진=중앙일보)

1년 동안 조사해서 안 나온 결과가
단 2주 만에 발표되었다
코나 전기차 화재사건의 원인
많은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명백한 결함으로 리콜 필요성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권고 조치로 몇 년째 마무리 짓고 있으니 현토부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라며 국토부를 비판하고 있었다. 실제로 무상수리에 그쳐도 될 정도로 미비한 문제라면 받아들이는 소비자들 역시 이해할 수 있지만, 에바 가루나 안전에 치명적인 중대 결함마저도 무상수리 권고로 치부해버리는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에 국토부가 제조사를 감싸주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코나 일렉트릭 화재사건 역시 같은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 이후 국토부는 자동차 안전 연구원에 제작결함 조사를 지시했으나, 1년이 지나갈 때쯤까지도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진행 중이라는 답변만을 남겨 “사실상 제대로 조사할 의지조차 없는 것”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사진=소방청)

엇갈린 국토부와 LG화학의 발표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운 상황
최근 국회에서도 관련 내용이 언급되며 매스컴을 통해 코나 화재사건이 보도되었고 사건이 커지자 그제서야 국토부는 리콜 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제조 과정에서 배터리 셀 분리 막이 손상된 것이 화재 원인임을 밝혔다.

국토부의 발표에 따르면 코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원인은 LG화학이 제조한 배터리 셀 때문이다. 하지만 LG 화학은 이에 곧바로 반박하며 배터리 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지자 많은 코나 전기차 소비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함과 동시에 “대체 뭐가 잘못된거냐”, “누구 말이 맞는건지 모르겠다”, “이제 무서워서 차를 타지 못하겠다”라며 중고로 차를 매각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일부 차주들은 “국토부는 제조사 편이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라며 “1년 넘게 조사해도 나오지 않던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고 이슈 되자마자 2주 만에 원인이 밝혀진 게 말이 되냐”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다른 차주들 역시 “국토부 내부 비리 조사를 실시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왜 조용히 있는 것이냐” 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계속된 국토부의 현대차 감싸기가 계속되자 이제는 소비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비판하고 있는 현 상황, 앞으로의 전망이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