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현대차보다도 더 인정을 받았던 대우자동차, 하지만 대우그룹이 부도나고, GM대우가 쉐보레 브랜드 도입 후 10년가량이 지난 현재는 쌍용차보다도 판매량이 적을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군산공장이 문을 닫고 정부와 GM 본사로부터 조 단위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여전히 전망이 좋지 않다.

한국GM이 2018년 이후 또다시 위기를 겪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 바로 노조다. 상황이 어려운 데에도 사 측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갈등이 커지자 파업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노조 때문에 실패한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한국GM 노조의 파업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사진=연합뉴스)

무려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쉐보레는 지난 7월 22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4개월간 무려 24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 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TC 수당 500% 인상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 측은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 1월에 성과급 170만 원을 주는 안을 제시했으며,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8월에는 200만 원을 지급하고 올해 흑자 전환을 하면 내년 8월에 100만 원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노사관계 불안정성 해소와 생산, 판매 집중 등을 위해 매년 하던 임금협상을 2년 주기로 할 것을 제안했다. 그 외에도 부품 물류센터 통합이나 생산 계획 등 여러 가지 안건이 노사 간에 논의되었다. 하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10월 23일, 잔업과 특근 거부를 시작으로 10월 30일, 부분파업 돌입, 11월 16일에는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사진=조선일보)

한국GM은 신속하게 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위해 수차례 수정안을 제시했다. 지난 13일에 열린 본교섭에서 사 측은 2020년 기본급 동결, 2020~2021년 일시급 800만 원 지급, 임직원 차량 구입 특별 할인, TC 수당 1만 원, 노사 공동 해외 벤치마킹 활동 등이 담긴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가 부평 2공장 신차 배정, 창원공장 내 엔진 자체 생산, 지역 물류센터 폐쇄 재논의 등을 고수하면서 결국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2018년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가 정부와 GM 본사로부터 조 단위 자금을 지원받은 한국GM이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회사 상황이 어려운데
무리한 요구를 하는 노조
가장 큰 문제는 한국GM이 매우 어려운 상황임에도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GM은 이미 지난 2019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2.9% 줄어들었고 지난 상반기 동안 6만 대 규모의 생산 손실을 겪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극심한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폐쇄된 군산공장 비정규직 직고용 명령 등 각종 노동 소송에 휘말리며 배상금 명목으로 법원에 납부해야 하는 현금 공탁금만 2천억 원에 달한다.

(사진=한국경제)

따라서 한국GM은 하반기에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수출해 손실을 메워야 했지만 임금협상 갈등으로 더 큰 손실만 보고 있다. 한국GM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약 한 달간 노조의 잔업 및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로 인해 누적 손실 규모는 2만 대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상반기 손실분의 3분의 1에 달하는 물량이 단 한 달 만에 발생했다. 이는 올해 한국GM 월평균 생산량의 6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는 1인당 2천만 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 등 총 1조 원에 달하는 협상안을 사 측에 요구한 것이다. 현재까지 쌓인 누적 적자가 3조 원가량 되는데, 여기에서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를 제시한 것이다. 무리한 요구가 될 수밖에 없다.

(사진=조선일보)

매출 상승을 위한
증산에도 거부했다
지난 7월, 소형 SUV인 트랙스와 그 형제 모델인 앙코르의 해외 수출이 증가하자, 한국GM은 이를 기회로 삼아 매출을 늘리기 위해 부평 2공장 직원들에게 시간당 생산 대수를 28대에서 32대로 늘리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히려 2일간 공장 가동을 멈춰버렸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생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11~12월 주말 특근 8시간과 잔업 1시간을 집중 실시하려 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에서 호평을 받으며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아직 다 출고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손실 규모만 2만 대 늘어났다.

(사진=KBS)

GM 국내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올해도 적자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GM의 국내시장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카허 카젠 한국GM 사장이 노사 갈등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9월에 “노사 갈등이 악화되면 GM 본사는 한국 철수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M 본사도 한국GM을 주시하고 있으며, ‘생산성은 떨어지면서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곳’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한국에서 생산되는 물량 일부를 이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조선일보)

최근 스티브 키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노조 파업을 언급하면서 “단기적으로 한국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는 힘들겠지만 장기적인 미래는 의심스럽다”라고 말했으며, “연간 5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중국을 포함, 아시아에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생산물량이 인질로 잡혀있고, 이는 매우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지엠에 대한 투자나 신차 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노조의 파업은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2023년 출시 예정인 쉐보레 CUV와 관련해서 “우리는 이 모델을 성공시키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에 계속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잃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머니투데이)

협력업체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생산 손실이 커지면서 한국GM뿐만 아니라 그 협력사도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생산을 중단하면 협력사들 역시 부품 납품을 할 수 없으며, 당연히 수익이 악화된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파업의 악영향은 저번과는 비교과 되지 않을 만큼 매우 크다.

거기다가 2차, 3차 협력사로 내려갈수록 영세하기 때문에 자금난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으며, 직원들은 직장을 잃을까 걱정하고 있다. 협력사의 한 직원은 “올해 제대로 잔업과 특근까지 한 것이 9월 단 한 달뿐이다”라며 “정신이 매우 지쳐 있으며, 대출금을 갚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직원들과 휴업으로 인한 소득 감소로 아르바이트를 뛰는 동료 직원들이 상당수”라고 했다.

(사진=서울경제신문)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300개, 2,3차 협력사는 약 2,700여 개에 달한다. 직원들과 그 가족까지 모두 합친다면 약 30만 명이 노조의 파업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손실의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협력사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는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한국GM의 파업으로 예상치 못한 생산 차질도 이중으로 겪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기침을 하면 협력사는 독감에 걸린다. 제발 파업을 멈춰 달라”라고 호소했다. 협신회는 지난 19일, 오전에는 한국GM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열고 호소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사진=조선일보)

노조에 등 돌린 네티즌들
“그동안 GM 고생했다”
심지어 “쌍용차 보고 배워라…”
일반적으로 노사갈등이 발생하게 되면 네티즌들은 노조 편을 들어주는 편이다. 노조가 기업의 불합리한 대우에 대처하고 노동 3권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단체인데다, 경영진보다는 노동자의 수가 많고,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회사에서는 노동자 위치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노동자의 입장으로 노사갈등을 바라보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GM 파업 소식에는 네티즌들도 등을 돌렸다. “이건 정말 너무한 거 아니냐”, “다들 어려운데도 한국GM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이익만 찾고 있다”, “안 그래도 실업자가 많은데 노조원들 다 자르고 다 새로 뽑아라”, “회사가 있을 때 잘해라” 등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국GM 사 측을 위로하는 반응도 많이 볼 수 있다. “GM 그동안 고생 많았다” ,”한국 철수를 응원한다”, “GM이 제대로 칼을 빼들어 선례를 남겨놔야 다른 제조사 노조원들도 정신 차린다”, “어차피 수입해서 파는 차도 많은데 이참에 순수 수입차 업체로 전환해라” 등이 있다.

사실상 한국GM의 노조는 네티즌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태다. 한국GM은 조 단위의 누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을 위해 일시금 지급 등 안건을 제시했지만 노조들은 오히려 더한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생산 속도가 떨어지거나 아예 중단되어 차를 주문한 소비자들은 대기 기간이 늘어나는 등 광범위한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한국GM 노조의 파업으로 쌍용차 노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복지 중단 및 축소, 상여금 반납, 성과급 및 생산 격려금 반납에 이어 올해 4월에 임금을 동결하는 방안으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빨랐으며, 11년 연속 무분규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나왔던 말이 인상적인데, “회사의 경영 정상화와 고용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합의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범이 될 만하다. 그 외에 쌍용차는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티볼리 에어 페이스리프트와 렉스턴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쌍용차 보고 배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가 있어야
일을 할 수 있고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급여는 회사가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회사가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면 누가 급여를 주겠는가?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임금 인상에 대한 부분은 노동자도 어느정도 양보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힘을 합칠 때이며, 차를 한대라도 더 생산해 파는 것이 우선이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요구는 상황이 어느 정도 나아질 때 요구해도 늦지 않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할 때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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