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원대 수입차 타이틀을 가진 제타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란을 일으킨 폭스바겐이 또 다른 신차를 출시한다. 최근 폭스바겐 코리아는 이번 달 중순 중형 세단인 파사트 GT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제타의 흥행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타로 저렴하면서도 상품성이 좋은 수입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폭스바겐인 만큼 파사트 GT 역시 착한 가격으로 출시될 것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에 출시될 파사트의 사양 일부가 공개되자 소비자들은 “이거 해외에서 안 팔리는 거 국내에 떨이하려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곧 국내 시장에 출시될 폭스바겐 파사트 GT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제타 완판한 폭스바겐
파사트 GT 출시 예정
2천만 원대 수입차 제타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폭스바겐 코리아가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이르면 이번 달 중순, 제타보다 큰 중형 세단 파사트 GT를 국내시장에 선보일 것임을 밝혔다. 올해 계약을 마무리 지은 소비자들은 내년 초부터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파사트 GT는 지난번 제타와는 다르게, 한정수량 판매가 아닌 일반 판매로 이어질 계획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많이 몰리더라도 차가 없어서 구매하지 못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겠다.

한국 시장에 출시되는 파사트 GT는 2014년에 공개된 8세대 B4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기존 모델과 디자인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전면부 범퍼 주변과 헤드램프 디자인에 소폭 변화를 맞이했다. 추세에 맞춰 LED 헤드 램프는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었으며, 옵션 사양으로는 매트릭스 헤드 램프도 적용된다.

후면부 역시 큰 변화는 없으며 범퍼 주변부 디자인이 소폭 변화되고 등화류가 조금 더 깔끔한 느낌으로 탈바꿈하는 정도에 그쳤다. 모던한 스타일을 갖추고 있던 파사트였기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쳐도 전형적인 세단의 실루엣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풍부한 편의 사양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구성이다
폭스바겐 파사트는 중형 세단의 표본과도 같은 자동차다. 여유로운 실내공간과 풍부한 편의 장비, 거기에 독일차 특유의 탄탄한 주행 기본기가 갖춰져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기에 충분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파사트는 디자인이 바뀐 신규 스티어링 휠과 디지털 계기판, 3세대 신형 MIB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었으며, 최근 폭스바겐과 아우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송풍구가 길게 연장되는듯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가진 모습이다.

완판 성공한 제타,
이에 따라 또 착한가격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 많은 상황
신형 파사트 GT가 국내에 출시된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은 “기대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선언한 폭스바겐이 제타를 통해 가성비 트렌드를 이끄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제타를 공개할 당시, “제타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될 신차들 역시 공격적인 가격으로 출시하여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렇기에 많은 소비자들은 파사트 GT 역시 제타처럼 착한 가격으로 등장할 거 같다는 기대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중형 세단도 한번 국산차 씹어먹어보자”, “쏘나타 살바에 검증된 파사트 사는 게 낫다”, “3천만 원대 초중반이면 무조건 산다”, “2년 전 유럽형 파사트인 GT는 4천만 원대였는데 이번엔 얼마에 나올지 기대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쏘나타와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되면 승산은 충분하다
일각에선 “그래도 파사트는 인기가 별로 없는 차라 저렴하게 나와도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예측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나와봐야 아는 법이다.

제타 역시 국내에선 그렇게 인기가 많지 않았던 자동차임에도 아반떼 가격으로 출시되자 폭발적인 수요를 기록한 만큼, 파사트 GT 역시 국산 중형 세단들과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많은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럽에선 안 팔리는 디젤을
한국에 재고떨이용으로 판매한다”
라는 반응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파사트 GT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반응은 제타 때와는 다른 분위기라 주목받았다. 문제가 된 건 출시 예정인 파사트 GT의 파워트레인이 2.0 디젤 사양이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 인증받은 파사트 GT는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자랑하며 7단 DSG 변속기가 장착되어 복합연비 14.9km/L를 자랑한다.

그러나 “유럽 시장에선 디젤의 인기가 줄어들고 팔 곳이 없으니 한국에 떨이용으로 가져온 게 아니냐”라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제타 때도 미국에서 안 팔리는 차 조용히 가져오더니 이번엔 유럽에서 안 팔리는 파사트 디젤을 한국에 떨이하려는 거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장 흐름과는 반대인
디젤차를 출시하는 것이기에
예상됐던 반응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이런 냉담한 반응은, 파사트 GT의 디젤 모델이 들여온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최근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제조사들마저 시장의 흐름에 따라 디젤차 판매를 점점 줄여가고 있으며,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신차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솔린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과 디젤 모델을 병행하여 판매해 선택권이라도 만들어 주었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 및 미국시장에서는 인기가 없는 디젤 모델만을 들여와서 펀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에 앞으로도 재고처리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에선 디젤 게이트 이후
하이브리드에게 역전당한
디젤 파사트 판매량
현재 폭스바겐 파사트는 미국형과 유럽형 두 종류로 구분되어 판매된다. 유럽형인 파사트 GT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1.4 TSI, 1.8 TSI, 2.0 TSI 세 종류로 판매되며, 디젤 엔진은 1.6 TDI와 국내에 들여오는 2.0 TDI가 존재한다.

그런데 유럽 시장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파사트 디젤 모델 판매량이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디젤이 강세를 띄던 유럽시장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엔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등장으로 파사트 GTE가 등장하면서 디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미국에선 단종 선언
안팔리는 남은 재고를 저렴하게 풀면
떨이라고 볼 수밖에
미국에선 파사트 자체가 단종된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판매량의 50%를 전기차로 채울 것임을 발표하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종시키고 이를 대체할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엔 아테온과 함께 미국형 파사트 자체를 단종시킨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유럽형 파사트는 후속 모델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업계에선 곧 등장할 유럽형 파사트 후속 역시 디젤 모델은 보기 어려울 것이며, 전동화 파워트레인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저렴하면 잘 팔린다는
한국 시장의 특성을 잘 이용한 것
결국 미국에서는 이미 단종됐으며, 본고장인 유럽에서조차 찬밥 신세인 파사트 디젤 모델을 국내에 판매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정황상 재고 처리를 위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그래도 저렴하다고 서로 사려고 난리니 제조사가 이를 잘 이용한 것”이라며 “제타도 저렴해서 잘 팔렸으니 파사트도 저렴하면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실제로 제타가 완판 대란에 합류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저렴한 가격이었던 만큼, 폭스바겐 코리아는 결국 저렴하면 잘 팔린다는 한국 시장의 특성을 잘 이용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수요가 있으니
제조사는 판매할 뿐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
그러나 이를 두고 제조사를 향해 잘잘못을 따지며 비판할 필요는 없다. 떨이와는 관계없이 제조사는 수요가 존재하니 차를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제타를 구매한 소비자들 역시 제타의 가격 대비 상품성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차를 구매했을 것이다.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치를 얻어내었으니 이 차가 재고 떨이었는지 아닌지는 사실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겐 크게 중요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제타로 만들어낸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파사트도 흥행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제타처럼 파사트가 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면 제2의 제타 대란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차가 디젤이던, 가솔린이던, 하이브리드던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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