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명실상부 국내 1위 자동차 제조사다. 매번 높은 판매량으로 신기록을 경신하다 보니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으며 이들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갈린다. 몇몇 소비자는 발전 속도 및 가성비 등을 이유로 현대차를 칭찬하고, 어떤 이들은 잦은 결함과 서비스센터의 부적절한 대응 등을 이유로 현대차를 비판한다.

그런데 현대차를 비판하는 이들마저 인정한다는 유일한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현대차의 마케팅 전략이다. 그중에서도 현대차의 광고는 숱한 광고제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대부분의 네티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어느 정도의 광고를 만들길래 이런 평가를 받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와 광고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현대차 광고
광고는 단순히 제품을 알리거나 상기시키는 기능 외에도 소비자의 태도를 우호적 변화시켜 구매 행동을 유발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이제 웬만한 광고 전략으로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안목을 만족시킬 수 없다. 영상 매체의 발달로 인해 워낙 고퀄리티의 영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TV 광고는 시청각적인 표현이 가능해 감각에 호소할 수 있고 도달 범위가 넓기 때문에 현대차가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영역일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실제로 현대차의 미래 신기술 캠페인 영상인 ‘조용한 택시’는 일명 칸 국제 광고제라 불리는 ‘2019 칸 라이언즈 인터네셔널 페스티벌 오브 크리에이티비티’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은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생활 공간으로의 변신
투싼
신형 투싼 광고 영상은 비 오는 날 만화책을 보는 남자, 영화를 보는 커플, 디제잉에 열중하는 남자, 요가를 즐기는 여자, 업무에 집중하는 직장인까지 특정 공간에서 일상적 활동을 하는 인물들을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된다. 투싼은 결정적으로 이 모든 활동이 ‘폴드&다이브’ 시트를 통해 넓게 확장된 차량 내부 공간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한다.

광고 후반에 점차 고조되는 음악과 ‘Oh, won‘t you stay’라는 중독성 높은 짧은 가사도 시청자에게 머물고 싶은 공간의 중요성을 어필한다. 트렌드를 잘 파악한 신형 투싼 광고는 뭇 소비자들에게 “코로나19 이후로 자동차가 단순 이동의 수단을 넘어 생활 공간으로 변신하는 특이점을 잘 담아냈다”라고 평가받고 있다.

편견을 부수다
아반떼
그동안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아반떼는 “젊은 층이 주로 타는 가성비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이런 기존의 편견을 깨부수는 광고를 선보여 화제였다. ‘올 뉴 아반떼 ‘세상, 달라졌다.’ – 제2의 청춘카 편’에는 고령의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몇몇 전문가는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시니어 소비자의 비중이 커졌고, 시니어 타깃을 공략하는 것의 중요도는 더욱 증가했다“라며 올 뉴 아반떼가 시니어층을 공략한 것이 지혜로운 전략이었다는 평가를 했다.

실제로 현대차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신형 아반떼를 구매한 고객의 연령층을 분석한 결과 50대가 25%로 가장 많았다. 업계에선 최근 50~60대는 자동차의 크고 웅장한 외관보다는 실용성과 운전의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을 한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아반떼는 5인이 타도 넉넉한 공간에, 웬만한 편의 기능을 다 갖췄으면서도 몸집이 작아 운전이 가볍고 주차도 편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와 귀신의 콜라보
쏘나타 n라인
쏘나타 N라인은 기존 차 광고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귀신`을 소재로 흥미로운 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광고는 여자 귀신이 남성 운전자 몰래 쏘나타 N라인 조수석에 탑승했지만 운전자가 이를 모른 채 시동을 걸고 발진하자 여자 귀신이 차 뒤쪽으로 이탈해버리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쏘나타 N라인의 `런치 컨트롤` 기술을 겨냥한 스토리로, 런치 컨트롤은 정지 상태에서 차량 출발 시 엔진 토크를 최적 수준으로 제어해 순식간에 최대 가속 성능을 나타내는 기술이다. 독창적이고 재치 있는 광고를 선보인 쏘나타 N라인은 본 모델의 기술 특징을 알기 쉽게 표현하며 젊은 층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후 6시는 또 다른 아침
쏘렌토
젊은 직장인에게 “오후 6시는 새로운 아침이 되었고 매일 저녁 우리에게 꿈꾸지 못할 삶이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쏘렌토의 광고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후 6시가 주요 키워드가 된 이유는 퇴근 후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기 발전을 위한 일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흔히 워라밸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고 알려져 있다. 광고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듯, 퇴근 후 자신의 삶을 기운차게 영위해 나가는 젊은 직장인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올해 신형 쏘렌토 사전 계약 때 3040세대의 비율이 58.6%까지 늘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밀레니얼 세대를 집중 공략한 쏘렌토의 전략이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XYZ 세대 연결
카니발
‘세대 연결’이라는 주제의 광고를 선보인 카니발도 있다. 이 광고는 X세대인 아빠, Y 세대인 엄마와의 세대 갈등을 Z세대인 자녀가 연결한다는 내용을 통해 ‘카니발은 모든 세대가 즐겨타는 패밀리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광고에서 세대 연결을 나타내는 주요 기능은 ‘후석 음성 인식’이다. 기존에는 운전자만 제어할 수 있었던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오디오 등을 뒷좌석에 앉은 사람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네티즌 사이에선 광고가 창의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으나, 한편 후석 음성 인식 기능을 XYZ 세대의 이야기로 푼 게 억지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모든 처음은 소중하다
제네시스 GV80
영화와도 같은 연출로 주목받은 광고도 있다. 제네시스 GV80이다. 흑백 화면에 우주복은 입은 사람, 모노톤에 대조되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모래바람 등을 담아낸 본 광고는 첫걸음으로 처음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예컨대, 우주에 첫 발을 들여놓던 순간, 아이가 첫 걸음마를 내딛는 순간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첫 획을 얘기하며 무용수들의 원을 그리는 동작과 자동차 내부의 버튼을 일치시킨 점도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는 모두 제네시스에서 첫 SUV가 나온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 낸 연출이다. 처음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만큼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GV80이 얼마나 좋은 인상을 줄지를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새롭게 내세운 차별화는 금방 보편화가 된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던 차별점은 곧 유사점이 되는 식이다. 하지만, 더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하는 반면, 어느 정도의 성공이 보장된 유행을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은 아니다. 이러한 딜레마가 비슷한 광고의 증폭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와중에 현대차가 걷는 길은 사뭇 본받을 만해 보인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은 “현대차가 다른 건 몰라도 광고는 진짜 잘 만들지”, “이런 광고 퀄리티만큼은 르쌍쉐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싶다”라며 현대차의 광고를 인정해 주는 분위기다. “획일화된 세상에서 차별화 전략은 소비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단비와도 같다”라는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독창적이고 진실한 광고가 소비자를 찾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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