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의 연말과 사뭇 다른 느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 독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례적인 한 해였던 작년에 TV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던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연말 시상식이다. 연기대상, 가요대상 등 각종 시상식이 끊이지 않고, 연말 시상식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있다. 새해만 되면 등장하는 타이틀, “올해의 자동차”를 선정하는 행사다. 올해에는 기아자동차가 영광의 1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모델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왠지 차갑다. 일각에선 “‘한국 올해의 자동차’는 믿고 걸러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올해의 자동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자동차 5종
한 자동차 전문 매체는 12월 중순부터 보름간 홈페이지에서 ‘독자들이 선택한 올해의 국산 신차’를 주제로 독자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총 2,424명이 참여했으며, 2020년 한 해 동안 활약한 주요 신차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차를 선정했다.

순위를 살펴보자. 먼저 5위는 217명이 선택한 현대차 아반떼, 4위는 242명이 선택한 제네시스 GV80, 3위는 한 표차로 아쉽게 밀려난 제네시스 G80이다. G80은 314명의 선택을 받아 13.0% 득표율을 기록했다. 2위는 제네시스 GV70으로, 공개된 지 1달여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315명의 선택을 받아 2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1위는 어떤 자동차가 차지했을까?

영광의 1위는
기아차 쏘렌토
영광의 주인공은 기아차 쏘렌토였다. 쏘렌토는 533표를 받으며 자그마치 2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정제된 강렬함’을 기반으로 한 세련된 디자인”을 인기의 주요인으로 짐작했다. 실제로 쏘렌토는 현대차 싼타페를 압도하고 국산 SUV 부문 판매량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각종 혜택을 못 받았던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배기량 대신 차급으로 분류하기로 하며 다시 친환경차 혜택을 받게 된 만큼 2021년에도 높은 판매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 출시한 지 고작 한 달
직접 모는 소비자는 없다?
그런데 왜 ‘올해의 차’를 믿고 거르라는 얘기가 나온 것일까?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말할 수 있다. 먼저 2위를 기록한 GV70을 예로 들어보자. GV70은 제네시스의 2번째 SUV 이자, 첫 중형 SUV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외장 디자인, 제네시스 고유의 여백의 미를 살린 운전자 중심의 내장 디자인, 안정적인 주행 감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동력 성능을 고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GV70은 2020년도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만 보면 2위로 충분히 뽑힐 수 있다. 하지만, 출시 시기가 문제였다. GV70은 작년 12월 초, 약 한 달 전에 온라인으로 글로벌 공개를 했고 사전 계약을 시작한 지는 고작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뭇 네티즌은 “공개된 지 고작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차가 어떤 기준으로 2위에 오른 것이냐”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2. 품질 문제는 여전
쏘렌토 녹 발생
1위로 뽑힌 쏘렌토를 두고도 뭇 소비자는 의문과 불만을 제기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품질 이슈 때문이다. 동호회 카페를 통해 쏘렌토 차주들이 녹 발생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는 작년 11월에 출고한 차에도 녹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네티즌은 “기본적인 품질 관리에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기술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정작 중요한 건 품질 아닌가? 품질은 왜 퇴보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더불어 몇몇 소비자는 “출고한 지 2 달여 된 차에 녹이 생기는 건 너무하지 않냐?”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어떻게 품질 이슈가 있는 차가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차 1위를 수상할 수 있냐? 이상하다”라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3. 객관적이기보단
주관적인 의견에 가깝다
“올해의 차가 너무 많아서 결과가 객관적이지 않은 것 같다”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오늘 소개한 ‘소비자들이 뽑은 올해의 차’ 말고도 올해의 차가 많다. 한 예로, 한국 자동차 기자 협회에서는 매년 국내에 출시된 모델 중 300대 이상 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전반기 및 후반기, 최종 심사 등 3차수에 걸친 실차 테스트를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자동차를 선정한다. 그런데, 한국 자동차 기자 협회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모델은 쏘렌토가 아닌, 기아자동차의 K5였다.

소비자들이 뽑은 1위와 자동차 기자들이 뽑은 1위가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결과가 주관적이라는 뜻이다. 한국 자동차 기자 협회는 관리 및 유지 보수, 디자인, 품질 및 기능, 조작 편의성, 구매가격, 리세일 밸류, 브랜드 가치, 가성비, 재구매 의향 등 9가지의 평가 항목을 두고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대부분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주관적인 항목이 아니냐?”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만큼 인기 있는 거겠지”
“의미 없는 상 같다”
올해도 역시 새해가 밝음과 동시에 2020년의 자동차가 소개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부분은 “올해의 차 선정은 믿고 거른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선 “그래도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1위로 선정된 것 아닐까?”라며 일부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은 “의미 없는 상 같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더했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GV70을 두고 “실물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차가 2위라니”, “쏘렌토 녹 발생으로 품질 문제가 심한데, 1위라고?”라며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해외에서 올해의 차를
다루는 모습은 어떨까?
해외 일부 전문 매거진에서는 랩타임과 더불어 차량에 대한 세부적인 코멘트 등을 함께 발표한다. 특히 랩타임은 매체가 수상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선보이는 대표적인 객관적 지표다. 일부 네티즌은 이를 보고 “서킷을 빌리고, 레이서를 섭외하고, 모든 차량의 랩타임을 재는 수고가 더해지는데, 객관성에 열정을 쏟아붓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점수 정도만 발표할 뿐 세부적인 코멘트는 찾아볼 수 없다. 결론적으로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각종 매체에서 뽑은 올해의 차가 뒤섞이게 되면서 소비자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
개인마다 필요한 사양과 선호하는 디자인이 모두 다르므로 어느 정도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평가 기준에 안전성과 같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성이 필요하다. 특히나 안전성 관련 항목은 품질과 결함 문제로 예민해져 있는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필수 항목일 것이다.

“실사구시”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에 입각해 정확한 판단과 해답을 얻고자 하는 것”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실사구시의 태도로 올해의 자동차를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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