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비싼 가격과 연이은 결함 소식에도 꾸준히 판매량을 올리는 브랜드가 있다. 대부분의 독자가 눈치챘을 것 같다. 오늘의 주인공은 제네시스다.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서인지, 제네시스는 대체로 수입차의 경쟁 브랜드로 일컬어지곤 한다.

특히 최근에는 제네시스가 국내 수입차 1위를 놓치지 않는 벤츠의 대항마가 됐다고 해 화제다. 실제로 특정 매체에서는 통계 결과까지 선보이며 이를 입증하려 한다. 그런데 네티즌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이런 홍보는 이제 오글거린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어떻게 제네시스가 벤츠급이 될 수 있던 걸까? 그리고 왜 소비자는 통계 결과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걸까? 오늘은 제네시스와 벤츠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벤츠 VS BMW가 아닌
벤츠 VS 제네시스?
제네시스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은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꽤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최근 한 매체에서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 전문 업체가 2016년, 2018년, 2020년에 한 정기 조사에 관한 통계 자료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프리미엄 경쟁 역학 구도에 제네시스의 입지가 단단히 굳어졌다고 한다.

심지어 이들은 “제네시스는 아우디를 확실하게 밀어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BMW 자리를 넘보며 벤츠와 맞짱을 뜨려는 기세”라고까지 표현하며 이 상황을 강조했다. 업체에 따르면, 그간 벤츠를 구매하는 사람은 BMW를, BMW를 구매하는 사람은 벤츠를 최종 구매 결정 순간까지 가장 많이 저울질해왔다. 때문에 두 브랜드의 양강 구도에는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양상은 달라졌다. 정확히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이 전문 업체에 따르면, 2016년만 해도 제네시스 구매자는 ‘제네시스를 살까, BMW를 살까’를 1순위로 고민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는 BMW를 2순위로 제쳐놓고 ‘제네시스냐, 벤츠냐’를 우선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이는 다시 말해, 최강 프리미엄 브랜드로 일컬어지는 벤츠에 제네시스가 BMW와 대등한 경쟁 위치를 확보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는 이러한 소식에 오히려 반감을 드러내는 눈치다. 심지어 몇몇 소비자는“오글거려서 못 듣겠다”라는 말까지 더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오기 시작한 것일까? 소비자 반응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자.

“제네시스는 벤츠급이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소비자는 제네시스와 벤츠를 고민하는 구매자가 많다는 소식에 “이게 무슨 소리냐?”라며 의문을 드러냈다. 일부 네티즌은 “사람들한테 수입차 인식이 세금이나 보험료 많이 내고 서비스 오래 기다려야 된다고 박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라며 애써 그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몇몇 소비자는 “임원들 차량이 전부 제네시스로 넘어간 덕분이지 독일 3사랑 제네시스는 경쟁 상대가 못 된다”라며 독일 3사와 제네시스의 경쟁 구도는 법인 차량 덕분이라는 의견을 더했다. 여기에 “상품성과 브랜드 네임밸류를 따져보면 제네실수가 벤츠랑 BMW와 비교 대상이 아니지 않나?”라며 불만을 드러내는 소비자도 많았다.

네티즌들 반응의 이유
제네시스 품질 이슈
제네시스가 벤츠 급이라는 말에 네티즌이 분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다 담아내기도 힘든 만큼 다양한 결함 이슈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GV80만 살펴봐도, 기어를 D에 놓았음에도 차량이 후진하는 치명적인 변속기 결함이 발생했고,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한 디젤 모델에선 극심한 엔진 떨림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ECU 결함, 계기판 결함, 인젝터 결함, 주차 통합 제어기 결함, 주행 가능 거리 표시 장치 결함, 전자 제어장치 결함, 고압 펌프 관련 결함 등 국토부가 정식 리콜 조치를 진행한 건만 해도 7건에 달한다.

더 심한 문제는
서비스센터다
결함도 결함이지만, 더 심한 문제는 이런 결함에 서비스센터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부 서비스 센터는 결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센터를 찾은 차주에게 “레몬법대로 하시라”, “인터넷 찾아보면 나오니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등 무책임한 대처를 일삼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 전국 현대기아차 서비스센터에는 부품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수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다. 와이퍼, 사이드미러나 범퍼 같은 외장 부품뿐만 아니라 연료필터나 전장 관련 핵심 부품들이 모두 공급이 부족 상황이라 세 달 넘게 부품을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통계 결과는 왜 저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나?
1. 정보의 격차
자동차를 사려고 할 때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를 찾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다. 하지만 평소에 자동차에 관심이 있던 사람과 관심이 없던 사람이 자동차를 살 때만 정보를 찾아보는 건 그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자동차에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기능이 많고 용어도 복잡하고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항상 자동차에 관심 있던 사람이 아니면, 단기간에 익숙해지기 어려울 만한 정보가 많다는 뜻이다. 그렇다 보니, 도로 위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국산차, 그중에서도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차에 눈길이 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통계에도 이런 현상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2. 대기업 임원들의
법인 차 구매 비율
대기업 임원, 또는 월급쟁이형 부자들은 주로 수입차보다 에쿠스, 제네시스 같은 세단들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 국내 3대 대기업 임원들이 타는 법인 차만 살펴봐도 10대 중 9대가 국산 차일 정도로 압도적인 비율을 자랑한다.

부사장 이상은 과거엔 에쿠스를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엔 제네시스 G90을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제네시스 G90은 법인 출고 비율이 72%로, 제네시스는 법인 수요가 엄청나다. 따라서 이 현상이 통계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벤츠에 대항하는 제네시스, 이에 대한 통계 자료 이야기와 네티즌 반응까지 두루 살펴봤다. 더불어 통계 자료의 기저에 있던 진실을 살펴봤고 정보의 격차와 법인 차량 구매 비율 그리고 그 외의 여러 상황으로 인해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높아진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통계 자료가 사실이더라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분노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각종 품질 이슈와 이를 대하는 제조사의 태도다. 자동차는 어쩔 수 없는 복잡한 ‘기계’이기 때문에 각종 부품에 고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제조사의 태도는 옹호하기 힘든 수준이다.

최근 벤츠 S클래스는 국내에서 레몬법 1호 적용 차량이 됐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국산차는 여전히 법의 울타리 밖에 있는 듯한 상황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국산차 제조사는 뭐하고 있냐”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네시스가 정말 벤츠의 대항마가 되고 싶다면,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의견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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