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우리는 하루에 몇 개의 광고를 보게 될까? 아마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새에 몇십 개의 광고를 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광고는 한정적이다.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은 물론, 시대의 흐름 역시 사로잡아야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 이 광고 문구는 그랜저가 곧 성공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의 반응은 어쩐지 시큰둥하다.

“요즘 시대에 무슨 그랜저가 성공의 상징이냐”, “길거리에만 나가도 10초마다 한 번씩 그랜저를 본다”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실제로 판매량만 보더라도 이제 국민차의 자리는 그랜저가 차지했다고 해도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랜저를 사게 될 때 실제 견적은 어떨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 그랜저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역대급이라는 말도 지겹다
그랜저 판매량을 살펴봤다
4년 연속 국내 판매 1위의 주인공, 바로 더 뉴 그랜저다. 더 뉴 그랜저는 역대 국산차 중 단일 모델을 기준으로, 최단 기간에 최다 판매 신기록도 세운 바 있다. 이미 작년 8월에 10만 대 판매를 돌파했던 것은 물론,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판매량이 무려 14만 4,188대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해 현대자동차 1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1년 6개월 만으로, 현대차 입장에선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한 순조로운 출발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뉴 그랜저는 이중에서 판매량 8,081대를 기록하며 올해에도 여전히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고객층이 확대됐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향상된 성능 덕분
그렇다면 그랜저가 압도적인 1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트렌디한 디자인이 고객층 확대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많다. 더 뉴 그랜저는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 주간주행등을 일체형으로 구성하며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구현했다. 그 결과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젊은 세대, 즉 30, 40대의 구매 비중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전 모델은 구매자 절반 이상이 50, 60대였지만, 더 뉴 그랜저는 30, 40대의 구매 비중이 50·60대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휠베이스를 기존보다 40mm, 너비를 10mm 늘리며 실내 공간을 확보한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최고급 트림인 ‘캘리그래피’를 신설하며 고급 감성을 더했고 19인치 알로이 휠과 반광 크롬 범퍼 그릴과 몰딩, 퀼팅 나파가죽 시트를 적용하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큰 차 사랑
세단도 큰 게 대세다
SUV가 대세임에 따라,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 풍조도 영향을 끼쳤다. 요즘 소비자들은 소형 혹은 중형차보단 중형 또는 준대형 차량을 선호한다. 특히 더 뉴 그랜저는 중형 SUV 가격에 뛰어난 첨단 사양을 갖춘 준대형 세단으로 평가받으며 입지가 더욱 굳건해졌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 역시 “소비자들의 큰 차 선호가 강해지며 중형급 이하 세단의 입지가 좁아졌다. 큰 차를 원하지만 SUV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그랜저가 가장 먼저 제시되는 선택지”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랜저 VS 無
필적할 경쟁 차종이 없다
그랜저에 필적할만한 경쟁 차종이 없다는 것도 그랜저 성행의 이유 중 하나가 되겠다. 실제로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봐도 “막상 다른 차를 선택하려고 하면, 그랜저와 비슷한 크기에 가격까지 경쟁력을 갖춘 차를 찾기가 쉽지 않다”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그랜저 기본 판매 가격은 3,000만 원 초반부터 4,000만 원 중반까지로 구성됐다. 국산차 중에선 기아차 K7, 수입차 중에선 도요타 캠리 정도가 그랜저의 경쟁 모델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캠리의 경우는 최근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이다.

현직 딜러 왈,
“저 같아도 그랜저 삽니다”
그렇다면, 남은 모델은 그랜저와 K7이다. 하지만 실제로 기아차 영업사원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구하자, “K7과 그랜저 중에 고르자면, 그래도 그랜저 사겠다”라고 말했다. 같은 그룹 내에서 비슷한 가격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들인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역설적이지만 그 이유는 바로 그랜저라는 모델이 갖고 있는 명성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 그랜저를 성공의 상징으로 부르기에는 좀 애매한 감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적어도 K7보다는 그랜저가 이름값이 있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1.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
월 64만 원~103만 원
얼마나 그리고 어째서 잘 팔리는지는 알았으니, 이제 실구매 가격을 정리해보자. 가장 잘 팔리는 모델 세 종과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옵션 3가지를 더한 가격을 기준으로 36개월, 60개월 할부 가격을 알아봤다.

가장 먼저 알아볼 모델은 20%의 소비자가 선택한 가솔린 2.4 하이브리드의 익스클루시브 트림이다. 기본가격 4,155만 원에 옵션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 플래티넘, 현대 스마트 센스를 더하면 269만 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혜택 143만 원을 제하고 취득세 등을 고려하면, 실구매가 4,547만 원의 가격이 책정된다.

초기 비용 1,000만 원을 선지급하고 60개월 할부로 그랜저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3.4% 금리를 적용하면 월 64만 원으로 이 모델을 살 수 있다. 동일한 초기 비용을 지불하고 36개월 할부로 그랜저를 구매한다면, 3.0% 금리를 적용해 월 103만 원에 본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

2. 가솔린 2.5 익스클루시브
월 58만 원~93만 원
두 번째로 알아볼 모델은 14%의 소비자가 선택한 가솔린 2.5의 익스클루시브 트림이다. 기본가격 3,681만 원에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플래티넘, 현대 스마트 센스 등 세 가지 옵션을 더하면 245만 원의 값이 더해진다. 취득세 등을 고려한 실 구매가는 4,216만 원이다.

마찬가지로 초기 비용 1,000만 원을 선지급한 후, 60개월 할부와 36개월 할부로 그랜저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60개월 할부의 경우, 3.4%의 금리를 적용했을 시 약 58만 원에, 그리고 36개월 할부의 경우, 3.0%의 금리를 적용했을 시 약 93만 원에 본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

3. 가솔린 2.5 프리미엄 초이스
월 52만 원~83만 원
마지막으로 알아볼 모델은 13%의 소비자가 선택한 가솔린 2.5의 프리미엄 초이스 트림이다. 기본가격 3,368만 원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플래티넘, 18인치 알로이 휠 & 미쉐린 타이어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옵션을 더하면 235만 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취득세 등을 고려한 실 구매가는 3,870만 원이다.

앞서 소개한 모델들과 똑같이 초기 비용 1,000만 원을 선지급한 후 60개월 할부와 36개월 할부로 그랜저를 구매한다고 생각해보자. 60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3.4%의 금리를 적용하면 약 52만 원에, 그리고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3.0%의 금리를 적용하면 약 83만 원에 본 모델의 그랜저를 살 수 있다.

루이비통에서 나온 한 가방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일명 3초 백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그만큼 흔해졌다는 뜻도 되지만, 한편으론 3초마다 보일 정도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두루 받고 있다는 말도 될 수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1986년 첫 모델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6세대에 걸쳐 국내 시장에서 총 200만 573대가 판매됐다. 앞서 살펴봤듯이, 그중에서도 최근 출시된 더 뉴 그랜저의 성행은 가히 놀랄만하다. 도로 위에서 그랜저는 마치 3초 백처럼 그 존재감을 자랑한다. 어쩌면, 머지않아 그랜저 역시 “10초 카”라는 별명을 얻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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