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2021년, 새해가 밝은 지 약 3개월이 지났다. 유난히 눈이 많이 왔던 겨울이 지나고 봄의 문턱에 선 지금, 자동차 시장에선 벌써 ‘올해의 차’가 선정돼 화제다. 매년 올해의 차가 선정되면, 여러 매체에선 관련 보도를 쏟아내며 그 주인공이 누군지 알려주곤 한다. 올해의 주인공은 제네시스 G80이다.

그런데, 수상 결과가 알려지자 소비자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자고로 ‘올해의 차’로 선정될 정도면 많은 이들이 인정한 일종의 ‘국민’ 모델일 텐데, 왜 일부 소비자는 “선정 방식이 미심쩍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올해의 차, 제네시스 G80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2013년부터 시작된
‘올해의 차’ 행사
한국 자동차 전문기자 협회는 10년 이상 자동차 산업ㆍ정책 분야를 출입한 기자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본 협회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9년간 매년 한 해 최고의 신차를 선정하는 ‘올해의 차’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올해의 차로 선정된 모델은 일제히 각종 매체와 소비자의 주목을 받게 된다. 본 시상식을 통해 일종의 파격적인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차가 ‘2021 대한민국 올해의 차’라는 명성을 가져갔을까?

현대차와 기아의
독주가 돋보인다
한국 자동차 전문기자 협회가 선정한 이번 ‘올해의 차’ 시상식에선 현대차와 기아의 독주가 돋보였다. 시상한 15개 부문 중 9개의 상을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했으며, 이는 다시 말해 전체 수상 모델 중에서 60%의 비율을 차지한 셈이다.

워낙 많은 부문에서 수상한 덕분에, 현대차와 기아의 현직 임원이 6명이나 시상식에 직접 출석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 외에는 르노삼성차가 3개 부문의 타이틀을 가져가며 이들을 다소 견제한 모습을 보였다.

제네시스 G80
2021 올해의 차에 등극
특히 올해는 이들 중에서도 제네시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제네시스 G80은 만족도 부문에서 100점 만점 기준으로 83.88점을 얻어 2021 올해의 차에 올랐다. 핸들링 및 주행 감성 항목에서 10점 만점에 9.37점을 기록했고, 이 밖에도 NVH 항목에서 9.33점, 가속 성능과 가심비 항목에서 9.13점을 받는 등 전체 항목에서 골고루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올해의 차’로 꼽힌 G80은 부문상인 대형 세단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형 SUV 부문은 제네시스 GV70이, 대형 SUV 부문은 제네시스 GV80이 차지해 그 저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소비자는 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는 오히려 의문과 분노를 표하는 소비자도 있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

올해의 차 선정 기준이
도대체 뭘까?
한국 자동차 전문기자 협회에서 올해의 차를 선정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한국 자동차 전문기자 협회 소속 25명의 정회원이 각 세그먼트별 3대씩의 후보를 추천하면 이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상위 3개 차량이 선정된다.

그리고 1차 심사를 통과한 후보차들은 1차 실차 테스트를 거쳐 부문별 올해의 차에 등극한다. 그로부터 1주일 후, 부문별 올해의 차를 대상으로 2차 실차 테스트를 실시해 2021 대한민국 올해의 차를 선정하게 된다. 실차 테스트에선 차량의 디자인, 퍼포먼스, 편의 및 안전사양, 경제성, 혁신성 등 총 22개 항목의 세부평가가 진행되며, 협회는 각 항목에 대한 회원들의 평가 점수를 합산한다.

“말도 안 되는 결과다”
결함투성이, G80
하지만, G80이 영광의 ‘올해의 차’ 타이틀을 가져가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말도 안 된다”라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다름 아닌, 결함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신형 G80은 패널 단차와 조립 불량 문제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작동 불량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경고등이 점등돼 안전한 주행이 불가능한 문제, 일정 구간에서의 엔진 부조 및 떨림,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 등도 존재한다. 더하여, 빌트인 캠 주차 녹화 파일이 제대로 저장이 되지 않는 경우, 앰비언트 조명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 등 매우 다양한 결함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안전사양 및 편의 사양은
‘안전성’이 아니다
물론 지금의 선정 기준에도 안전사양 및 편의 사양이 평가 항목으로 들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관련 옵션이 있다는 뜻이지, 곧 안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평가 기준에 실질적인 ‘안전성’ 혹은 ‘결함 발생 여부’와 같은, 객관성을 더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더하여 지금은 선정된 모델의 결과적인 점수 정도만 발표할 뿐 세부적인 코멘트는 찾아볼 수 없다. 이는 결론적으로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 되겠다. 연이은 결함 소식으로 안전성에 예민해져 있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객관성을 더한 평가 기준과 이에 대한 세부적인 코멘트가 아닐까?

“제네시스 인기는 알겠는데…”
“보여주기식 시상식 아냐?”
‘2021 대한민국 올해의 차’가 발표된 후,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물론, “제네시스 인기가 확실히 좋긴 하더라”, “그래도 여러 전문기자가 선정한 건데, 선정한 이유가 있겠지”라며 결과를 옹호하는 소비자도 존재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결함 문제 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던 덕분인지, “보여주기식 시상식이 아니냐”, “지금 있는 결함들은 다 무시한 거냐?”라는 반응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더하여 “후원금을 낸 회사의 차를 선정해 준 것뿐 아닌가?”라며 선정 결과의 투명성을 의심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한편, 한국 자동차 전문기자 협회가 올해 신설한 특별상이 있다. 바로, ‘올해의 인물’ 부문이다. 첫 수상의 영광은 현대차 정의선 회장에게 돌아갔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은, 곧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앞장서서 실현해달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한국 자동차 전문기자 협회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단체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한국 자동차 전문기자 협회가 내세운 수상 모델은 국산차 모델이 대부분이었다. 제네시스 G80을 제외하고도 기아 K5,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스팅어, 르노삼성 SM6, 현대차 아반떼 등이 올해의 차로 선정된 바 있다. 수입 모델로는 2015년의 인피니티 Q50, 2014년의 S클래스, 2013년의 렉서스 ES가 전부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선 좀 더 시야를 넓혀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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