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 주차장이나 갓길 주차 시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자리는 어디일까? 수입차나 대형 차량 옆자리도 물론 기피하는 자리이겠지만, 하수구 뚜껑이 지나는 자리는 모든 차주들이 주차를 꺼리는 자리이다. 차량을 주차해 놓은 동안 하수구에서 올라온 악취가 차량을 가득 채워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맘 먹고 구입한 신차에서 어느 날부터 원인 불명의 악취가 진동한다면? 아마 차주는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 북미 시장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 팰리세이드를 구입한 차주들을 중심으로 악취 제보가 속출한 것이다. 원인 불명의 악취였지만, 마늘 냄새, 걸레 빤 냄새 등 차주들이 묘사한 악취는 동일했다. 결국 미국에선 팰리세이드 차량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악취로 인한 팰리세이드의 첫 레몬법 교환 사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현대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등장
2018년 12윌,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멧돼지를 연상케 하는 터프한 외관과 둔중한 차체는 대형 SUV의 강력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이를 뒷받침할 강력한 주행 성능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시장을 휩쓸었다.

당시 엄청난 인기로 대기 물량만 3만 5천 대에 달했으며, 출고 대기 기간은 6개월을 넘기기 일쑤였다. 팰리세이드 등장 이후 국내 대형 SUV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으며, 이는 SUV 차량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 증가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국내의 성공세를
북미 시장에서까지 이어갔다
국내에서 성공을 기록한 이후, 팰리세이드는 이듬해 여름에 미국 시장에도 본격적인 발을 디뎠다. 미국 LA 오토쇼에서 팰리세이드를 공개할 당시에도 그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회장이 G90 발표회에 불참하고 팰리세이드 공개 행사에 참석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해당 결정에 대해선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북미 시장의 특성 상, 팰리세이드의 성공 여부가 중요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팰리세이드는 뒤이어 미국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나름대로의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이 사건 이전까지는 말이다.

신차에서 악취를 호소하는
차주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8월 경이다. 북미 시장에서 팰리세이드를 구입한 차주들을 중심으로 원인 불명의 악취가 일어난다는 피해 제보가 속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악취가 발생했을 당시의 환경은 모두 달랐지만, 그들이 묘사한 악취는 하나같이 동일했다.

여름철 덜 마른 빨래에서 나는 쉰 내나 빨다 만 걸레 냄새라는 것이다. 심지어 마늘 썩은 냄새가 연상된다던 차주도 있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팰리세이드 차주들 사이에선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조성되기도 했다.

침묵으로 일관하다
논란이 커지자
대응에 나선 현대차 북미법인
해당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현대차 북미 법인은 차주들의 피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악취를 호소하는 차주들의 불만 건수가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 전체 팰리세이드의 차량 대수에 비해 현저히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게 되면서 공론화가 이뤄지게 되자, 현대차는 관련 입장을 내놓고 원인 분석을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행태에 국내에선 “나라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태”라며 강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제조 공정상의 문제로 인해
헤드레스트에서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차의 자체 조사 결과, 해당 문제는 제조 공정상의 잘못된 공정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차량 헤드레스트 부분에 사용되는 인조 가죽 처리가 잘못 이뤄졌고, 이로 인해 걸레나 마늘 썩은 냄새를 연상케 하는 악취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원인이 밝혀진 이후 현대차 북미법인은 피해 차주들을 대상으로 중화제 등을 사용해 냄새를 제거해 주는 무상 수리를 진행했다. 그리고 무상수리 조치 이후에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은 차주들에 한해 헤드레스트를 무상으로 교체해 주는 조치를 시행했다.

외신 매체에 의해
팰리세이드의 레몬법
교환 소식이 전해졌다
이렇게 팰리세이드 악취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외신에 따르면 현지에서 팰리세이드의 악취로 인해 레몬법 교환이 이뤄진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미 중고 매매 사이트에 레몬법을 통해 교환받은 차량이라 표기된 팰리세이드가 매물로 올라왔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내용을 전한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더드라이브는 “레몬법 사유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누구나 팰리세이드에서 발생한 악취로 인해 교환받은 차량임을 짐작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만약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북미 시장에서의 팰리세이드 악취 논란이 재조명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국이었으면 어땠을까?”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
한편, 해당 소식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소비자의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빈틈없이 짜인 미국 시장에 대한 칭찬을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안전과 직결된 하자라도 절대 바꿔주는 일이 없는데, 미국은 역시 다르다”, “한국이었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결함의 원인을 종종 사용자의 운전 습관이나 관리 소홀로 치부해버리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이었으면 고객님 방구 냄새라고 했을 것이다”, “급발진도 운전자 탓이라는 마당에 과연 한국에서도 같은 결함이 발생했으면 어떻게 말했을지 궁금하다” 등의 비판을 찾아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좋은 소식만
전해지길 기원해 본다
현대차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이며, 국내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거대한 글로벌 기업이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변방의 작은 나라로 치부되던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릴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은 분명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름을 알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이름이 알려지는지 일 것이다. 현대차가 철저한 대처를 통해 이번 악취 논란을 종식시키고, 더 이상 악취 차량이 아닌 성공적인 대형 SUV로 팰리세이드의 이름을 널리 알리길 기대해 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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