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에 5 적용된 아이오닉에 5 적용된 “지난해 자동차세 얼마 냈어?”라는 동료와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그는 “나는 80만 원 냈는데 내 차보다 두 배 비싼 테슬라는 10만 원 냈더라”며 “이거 뭔가 잘못된 거 같지 않냐”라는 볼멘소리를 냈다. 몇 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내 차보다 두 배 더 비싼 수입차가 자동차세는 더 저렴하더라는 말을 다들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동차세를 매기는 현행 지방세법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를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제도”라고 지적하며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대한민국 자동차세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야 하는 자동차세
대한민국에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동차세를 내야 한다. 자동차세는 소유에 대한 세금이기 때문에 차를 운전하지 않고 주차장에 1년 내내 세워놓기만 하더라도 똑같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개인이라면 개인이 가진 자동차에 대한 세금을 지불해야 하며, 법인차를 운용하는 법인 역시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 자동차세는 보통 매년 6월과 12월에 부과하는 데 이를 연납하여 한 번에 지불하면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경차는 예외적으로 6월에 한 번만 낸다. 세액이 10만 원 미만일 경우엔 6월에 1년 치를 전부 부과하기 때문이다.

정부에 납세하는 국세가 아닌
지방세인 점이 특징이다
자동차세라고 하니 정부에 납세하는 국세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자동차세는 국세가 아닌 지방세인 점이 특징이다. 정확하게는 광역자치단체가 아닌 기초 자치단체에 납부하게 된다. 또한 자동차의 연식이 쌓여갈 때마다 자동차세는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신차 출고 이후 등록 연도부터 3년 이후엔 5% 할인이 시작되고 50%까지 할인이 되고 나면 그 이상은 감액되지 않는다. 노후 자동차일수록 세금이 저렴해지는 것이다.

일반적인 승용차는
배기량에 비례하여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적인 승용차는 자동차의 배기량에 비례하여 세금을 지불하는 게 보통이다.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 세액 부과 기준이 달라지게 되지만 오늘은 일반적인 승용차 기준으로만 살펴보자.

여러분들이 구매할 일반적인 승용차는 배기량 X 세금 기준액 형태로 세금이 결정된다. 세액 기준은 3단계로 구분되며, 자가용 승합차와 화물차는 연간 6만 5,000원만 지불하면 된다. 렉스턴 스포츠나 카니발 11인승 같은 모델들의 자동차세가 저렴한 이유다.

세금이 차 값에 비례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그런데 꽤 오래전부터, 대한민국 자동차세는 세금이 차값에 비례하지 않아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다.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차와 국산차의 자동차세가 동일하거나, 오히려 수입차가 더 저렴한 세금을 내는 경우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 이후 다운사이징 열풍이 불며 빠르게 배기량을 낮춘 터보 엔진을 장착한 독일차들은 동급 세그먼트 국산차보다 세금이 저렴해지는 일들도 비일비재했다. 그렇다 보니 배기량별 과세 방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차값은 아반떼의 10배, 세금은 비슷”
BMW I8 사례도 존재한다
몇 가지 대표적인 예시를 들어보자면 콘셉트카를 그대로 양산해놓은듯한 디자인으로 놀라움을 선사했던 BMW I8이다. 차 값만 1억 원이 넘었던 BMW I8은 1.5리터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이유로 연간 세금이 27만 원에 불과했다. 배기량이 1.6인 현대 아반떼보다도 자동차세가 저렴했던 것이다. 차값은 아반떼의 10배 수준이지만 말이다.

조금 더 비슷한 기준으로 비교해보자면 배기량이 1,998cc인 BMW 520i는 배기량이 1,999cc인 현대 쏘나타보다 가격이 3배 정도 비싸지만 자동차세는 거의 동일하다. 여기에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배기량이 존재하지 않아 모두 일괄적으로 차값에 상관없이 연간 13만 원의 세금만 납부하면 된다.

“집은 평수로 세금 내면서 차는 왜…”
불만을 쏟아내는 소비자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세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파트는 평수로 세금 내는데 차는 왜 가격으로 안 따지냐”, “부동산은 10억 넘어도 세금 얼마 안 되는데 중소형 차 세금 50만 원이 말이 되냐”, “집값 보유세보다 자동차세가 더 비싸네”, “당연히 차값으로 과세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일각에선 “차사면 취득세 내고 해마다 자동차세 꼬박꼬박 내는데 기름값에 세금 또 붙고 도로 보수공사는 제대로 하지도 않고 최악이다”, “친환경 정책 때문에 전기차나 수소차로 넘어가라는 뜻이다”, “이런 똥 같은 과세 기준이 있나”라는 반응들을 보이기도 했다.

이중과세 논란으로 흐지부지된
자동차세 개정안
꽤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자동차세는 정부 차원에서 이를 개정하기 위한 시도를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2015년 10월 5일 발표됐던 일부 개정안을 살펴보면 배기량별 과세방법이 형평성에 어긋남을 지적하며 차량 가액별 산정 방식으로 과세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수입장벽이라며 이중과세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비싼 차량은 이미 차를 구입하면서 그만큼 많은 세금을 내기 때문에 자동차세를 더 올려버리면 이중과세가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해당 개정안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렇다 보니 자동차 관련 시민단체를 중심으론 자동차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복병
한미 FTA와도 엮여있는 자동차세
시간이 흐르고 흘러 2021년 현재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배기량이 아닌 차별로 과세하는 현행 자동차세 정책이 구시대적 유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실적으로 법안을 개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중과세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복병 중 하나로,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와도 연관이 되어있다.

한미 FTA 제2.12조 제3항을 살펴보면 ‘한국은 차종 간 세율 차이를 확대하기 위해 배기량에 기초한 새로운 조세를 채택하거나 기존의 조세를 수정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배기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차에 불리한 정책을 마음대로 펼치지 못하게 만들려는 미국의 의도였다. 당시 한국의 세액은 5단계로 나눠져 있었지만 미국의 항의로 세율을 3단계로 조정한 바 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2021년 현재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배기량이 아닌 차값으로 세금을 매긴다면 오히려 미국차들은 국내 진출이 유리해질 것이다. 저렴한 차값으로 대배기량 자동차들을 마음껏 들여올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러나저러나 개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인 자동차세 이야기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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