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안산ll엠즈 개러지’님 제보)

‘진퇴양난’.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궁지에 빠진 상태를 뜻하는 사자성어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진퇴양난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딜레마에 빠진 주인공이 자동차 기업이 아닌 정부라는 것이 오늘의 핵심이다.

쌍용차가 기업 회생을 거치며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독자가 알 성싶다. 뭇 소비자는 “더 이상 힘 빼지 말자.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라고 말하지만, 정작 쌍용차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정부는 쉽사리 결단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쌍용차와 정부의 이해관계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사진=조선일보)

기업회생 절차 중에 벌어진
부품 수급 차질과 생산 중단
쌍용차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중단까지 겹치며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 및 합병을 통해 신규 투자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거래소의 개선 기간 내에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한다는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운명의 열쇠를 쥔 법원이 회생이 아닌 ‘청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쌍용차에겐 큰 문제일 것이다. 향후 구조조정 등도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총 고용’을 강조하는 노조와의 갈등도 예고된 상태다.

(사진=뉴데일리)

쌍용차 노조의 입장
“구조조정은 안돼”
최근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10년 만의 법정관리 재돌입에 유감을 표하며 매각 절차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생 절차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 측은 “노동조합의 총 고용 정책은 변함이 없다“라며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기업의 구성원인 노동자의 공헌도를 인정하고,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부합한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라며 “노동자를 살리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를 향해 쌍용차에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는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쌍용차 존속 가치?
청산가치보다 낮을 가능성 농후
기업회생 절차 관리인에는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이 선임됐고, 조사 위원에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정됐다. 조사 위원은 기업 실사 등을 통해 쌍용차의 채무 등 재산 상황과 회생 가능성 등을 평가해 존속 가치와 청산가치를 따지게 된다.

쌍용차의 경우 매년 영업적자를 이어왔고,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기에 존속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압도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왜 법원은 쉽사리 쌍용차를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부터는 그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사진=서울신문)

법원이 망설이는 이유
지역 경제에 타격이 극심할 것
법원이 망설이는 이유는 지역 경제에 가해질 심각한 타격에 있다. 노조 측은 “쌍용자동차는 평택과 창원 생산공장을 비롯해 1차, 2차 부품 협력사 약 2,020개 업체, 판매 대리점 205개, 서비스 네트워크 275개, 부품대리점 207개 등 고용 인원이 20만 명 이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평택은 쌍용차의 본사가 있는 곳이니 그 타격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쌍용차가 파산할 경우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들의 가족도 영향력의 범주 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쌍용차 공장이 있는 평택에서는 쌍용차 살리기 캠페인 등이 진행되고 있다. 법원이 쉽사리 쌍용차의 파산을 결정할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가
인질로 잡힌 격
노조는 “쌍용차는 지역 경제 및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라며 “쌍용자동차가 조기에 회생되어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고용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쌍용자동차가 회생하는 방안이 고용 대란을 막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요구된다”라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평택 시민의 입장에선 법원이 쌍용차의 손을 놓는다면, 정부가 평택을 버린 격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이해관계가 복잡하니 법원과 정부 입장에선 쉽게 회사를 무너지게만 둘 수 없는 노릇이다. 마치 지역 경제가 인질로 잡힌 셈이다.

(사진=쌍용차)

최악의 상황
기업이 ‘먹튀’하게 된다면?
하지만 이런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법원과 정부가 쌍용차에 손을 내밀어 줘서 간신히 부도를 면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기업이 도움을 받았음에도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회사가 또다시 주저앉는다면? 이런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만 한다.

괜히 하는 걱정이 아니다. 실제로 이 방법은 주로 글로벌 기업이 자신들의 손해를 덜기 위한 수법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먹튀’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GM이다. GM은 경영 위기 때마다 정부에 손을 벌려왔으나 이익을 위해 공장을 폐쇄하고 고용 축소를 강행해왔다.

쌍용의 경우, 현재 주인이 인도의 마힌드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위와 같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판다고 해도 외국 회사에 넘어갈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혈세가 외국에 그대로 넘어가게 되는 답답하고 비참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할 만큼은 다 했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은 어땠을까? 일부 소비자는 “정부나 법원도 고민이 많긴 하겠다”라며 딜레마에 빠진 정부와 법원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몇몇 네티즌은 “절박한 마음은 알겠지만 그래도 쌍용차에 할 만큼은 다 한 것 같다”, “애초에 이 상황까지 오도록 내버려 둔 건 기업 아니냐”라며 더 이상의 호의는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더불어 “만약 살아난다면, 한 3년 동안은 임원직부터 직원까지 최저 임금 받고 일하는 게 답인 것 같다”, “회사가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데 직원은 고임금 받고 국민 세금 투입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흑자 대신 적자, 천문학적인 빚,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산 차질까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의 미래는 객관적으로 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앞서 살펴본 일명 먹튀 논란 때문에, 만약 쌍용차를 도와주게 된다고 해도 국민의 반감이 큰 상황이다. 만약 정부가 쌍용차를 살리는 방향으로 결정을 한다면,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명 먹튀를 당하지 않도록 그 대책을 확실히 세워야 할 것이다.

사실상 어떤 선택을 하든 손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법원은 조금이라도 위험 요소가 덜한 쪽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고 이를 확실히 검토하고 계산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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