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의 내수 수출 차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항상 언급되는 건 보증 관련 내용이다. 예를 들자면 “해외에선 이 정도로 보증기간을 늘려준다는데 국내 소비자들만 호구 취급하는 거 아니냐”와 같은 것들이다. 제조사는 내수 차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각 국가별로 상이한 법규에 맞춘 것”이라며 “차별이 아닌 차이”임을 강조하곤 한다. 물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최근 주변 지인에게 “미국에서 파는 현대기아차는 국내보다 보증 기간이 훨씬 길다는데 정말인가?”라는 질문을 들었고 이를 직접 확인해보니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 현대기아차의 보증기간은 국가별로 상이할까? 또 다르다면 국내와 해외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기아차 보증기간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차체 및 일반 부품은
선택형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현대차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자동차의 차체 및 일반 부품 보증기간은 선택형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주행거리가 적은 차주는 보증 연한이 긴 상품을, 반대로 연간 누적 주행거리가 높은 차주들은 주행거리 위주로 선택하면 된다.

현대차는 일반 모델들에 한해 18년 1월 1일 이후 출고분은 2년/8만 km 또는 3년/6만 km, 4년/4만 km 중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18년 이전 출시 차량은 3년/6만 km로 고정되어 있다. 다만, 에쿠스나 제네시스 프라다는 5년/12만 km다.

엔진 및 동력 전달
주요 부품은 5년/10만 km가 기본
현대차의 엔진 및 동력 전달 주요 부품은 5년/10만 km가 기본이다. 이는 그랜저나 아반떼, 쏘나타 같은 세단들과 싼타페, 팰리세이드 같은 차량들도 모두 포함된다. 다만 1톤 트럭이나 승합 라인업은 상이한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스타리아는 차체 및 일반 부품에 3년/6만 km를, 엔진 및 동력 전달 주요 부품은 5년/10만 km를 보증한다. 그랜드스타렉스와 포터 2는 각각 2년/4만 km, 3년/6만 km다. 포터 2 일렉트릭은 2년/4만 km, 3년/6만 km다.

하이브리드 부품은
10년/20만 km
전기차 전용 부품은 10년/16만 km
그랜저, 쏘나타, 아이오닉, 아반떼 하이브리드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부품은 10년/20만 km를 보증한다. 투싼, 코나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다. 또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5 같은 전기차 전용 부품은 10년/16만 km를 보증한다. 수소차 넥쏘도 10년/16만 km다.

다만 최근 화재 사고로 곤욕을 치른 2020년형 코나 일렉트릭 차주들은 고전압 배터리 특별 보증기간을 10년/20만 km로 변경했다. 이렇게 현대차는 차종별로 상이한 보증 기간을 제공한다.

기아는 차체 및
일반부품 3년/6만 km가 기본
동력 전달 부품은 5년/10만 km
현대차에 비해 기아는 보증 기간이 상대적으로 깔끔한 편이다. 승용 라인업의 차체 및 일반 부품 보증은 3년/6만 km가 기본이다. 동력 전달 부품은 현대차와 동일한 5년/10만 km를 제공한다. 다만 플래그십 세단인 K9은 차체 및 일반 부품 5년/12만 km, 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 5년/12만 km를 보증한다. 스팅어는 3.3T 모델의 경우 차체 및 일반 부품을 5년/10만 km 보증하며, 2.0T, 2.2D, 2.5T 모델은 3년/6만 km를 보증한다.

K5, K7, 쏘렌토,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차체 및 일반 부품은 3년/6만 km,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은 10년/20만 km를 보증한다. 쏘울, 니로 전기차는 차체 및 일반 부품 3년/6만 km, 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 5년/10만 km를 보증한다. 전기차 전용 부품은 10년/16만 km다.

북미 현대자동차
파워트레인 10년/16만 km
일반 보증 5년/10만 km
그렇다면, 한국보다 더 긴 보증 거리를 자랑한다는 소문이 무성한 북미 현대자동차의 보증 기간은 어느 정도였을까? 현대차 북미 법인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파워트레인 보증은 10년/10만 마일로 km로 환산하면 16만 km 정도 된다. 5년/10만 km인 국내와 비교하면 연수는 2배, 거리는 1.6배 정도다.

일반 부품 보증은 5년/10만 km 수준으로 선택형 보증의 중간 기준치인 3년/6만 km와 비교해보면 이 역시 1.5배 정도 북미가 더 길다. 전기 및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 적용 범위를 보면 2012~2019년 생산분은 배터리 평생 보증,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성 요소 부품은 10년/16만 km를 제공한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라이벌 제조사 대비
가장 긴 보증 기간을 제공한다
눈여겨볼 점은 현대차가 스스로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차의 보증기간이 미국 내 최고의 보증기간을 제공한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표시해놓았다는 것이다. 별도로 마련된 보증기간 안내 페이지를 확인해보면 토요타, 혼다, 닛산, 렉서스 같은 일본 브랜드들 대비 현대차가 더 나은 보증기간을 제공한다는 점을 어필해 놓았다.

여기엔 미국 브랜드인 쉐보레도 포함되어 있다. 그 어느 제조사도 10년/10만 마일이라는 파격적인 워런티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대부분 5년/6만 마일이 기본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아도 현대와 동일한
파워트레인 10년/16만 km
일반 보증 5년/10만 km
기아 북미 법인 역시 현대차와 동일한 보증 기간을 갖췄다. 파워 트레인은 10년/16만 km, 일반 보증은 5년/10만 km다.

국내와 비교해보면 5년/10만 km를 제공하는 파워 트레인은 2배 높은 기간과 1.6배가량 긴 주행거리를 기록하며, 차체 및 일반 부품은 3년/6만 km를 제공하는 국내 대비 약 1.5배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행보라지만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국내와 북미를 기준으로 두고 현대기아차의 보증기간을 살펴보니 실제로 북미에 판매 중인 현대기아차가 국내보다 더 긴 보증기간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북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매번 나오는 이야기지만 자국민들보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대우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말이 있는데 “항상 국내 소비자만 호구다”, “그래도 잘 사주니까 차별하는 거다”라는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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