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수입차 대 전성시대’다. 작년 한해 대한민국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26만 대가량이었으며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16.7%를 넘어 20%시대에 가까워져가고 있다. 작년에 판매된 수많은 수입차들 중 베스트셀러는 35,534대를 판매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였다.

E클래스의 판매 비율을 보면 디젤 모델인 220d가 꽤 많이 판매되었다. 총 8,969대가 판매되어 비율로 보면 약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런데 도로에서 자주 보이는 E클래스는 대부분 ‘E300’이며, ‘E220d’는 자주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꽤 많이 팔렸다던 벤츠 E220d가 도로에서 잘 보이지 않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수입차 판매 1위 E클래스
얼마나 팔렸을까
올해도 여전히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벤츠 E클래스’는 과연 얼마나 많이 팔린 것일까. 작년 한해 총 35,534대를 판매한 E클래스 판매량을 분석해 보자. 가솔린 모델은 ‘E200’과 ‘E300’, 그리고 ‘E400’과 고성능 ‘E43 AMG’, ‘E63 AMG’가 있다.

E클래스의 엔트리 모델로 저렴한 가격에 많이 팔린 ‘E200’은 7,195대가 판매되었고, 가장 많이 팔린 ‘E300’은 무려 25,062대가 판매되었다. 같은 기간 BMW 5시리즈 가솔린 모델 ‘520I’와 ‘530I’가 10,909대 판매된 것과 비교해보면 2배를 넘는 수치다.


현실은 주변에서
E220d를 보기 어렵다
오늘의 주제인 디젤 모델 판매량을 살펴보면 ‘E220d’가 총 8,969대가 판매되어 전체 판매 비율 중 약 25% 정도를 차지하였다. E300만큼 많이 팔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25%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판매된 것만 살펴보면 국내에 돌아다니는 E클래스의 4대중 1대꼴로 ‘E220d’가 보여야 하는 것인데 도로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벤츠 E클래스들은 ‘E300’ 배지를 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220d’와 더불어 ‘E200’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보배드림)
대부분 출고 때
딜러 서비스로
레터링을 교체해 준다
도로에서 E220d를 보기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많은 E220d들이 레터링을 E300으로 교체해서 다니기 때문이다. E클래스 동호회를 살펴보니 실제로 E220d를 출고할 때 대부분 딜러들은 서비스로 차주가 원할 시 레터링을 E300으로 교체해 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다.

E220d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상위등급 차량으로 레터링을 바꿔준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했다. E220d를 E300으로 바꾸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안 쓰는 카드 하나를 준비하고 조심스럽게 E220d 레터링을 떼어낸 뒤 새로운 E300 레터링을 붙이면 끝이다. 아주 쉽게 변신이 된다.


아방가르드, 익스클루시브
E300과 동일하다
사실 E220d가 레터링을 바꾸어 E300으로 돌아다닌다면 외관상으론 딱히 구분해낼 방법이 없다. 차이 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E300처럼 E220d 역시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 두 가지 라인업을 제공하며 적용되는 휠이나 외장 사양 역시 E300과 동일하다. 주행중 가까이 다가오면 알 수 있는 디젤 소리로 E220d 임을 알 수 있긴 하지만 외관적으로만 본다면 큰 차이점은 없다.


“소비자가 혹할만하다”
E220d 가격 살펴보니
현재도 판매되고 있는 E220d의 가격을 살펴보면 많은 소비자들이 혹할만하다. ‘E220d 아방가르드’는 7,870만 원, ‘E220d 익스클루시브’는 6,970만 원의 가격표를 가지고 있다. 다만 할인을 받게 되면 두 차량 모두 6천만 원 초반대로 구매가 가능하다.

7천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까지 넓게 포진된 E클래스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6천만 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이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카푸어들이나 사는 디젤 E클래스”,”5시리즈보다 훨씬 딸리는 옵션인데 이걸 사다니”,”삼각별 감성 빼면 별 볼품없는 차”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내부를 살펴보면
빠지는 옵션들이 많다
실제로 가격이 저렴한 만큼 옵션은 빠지는 부분들이 많다. 국산차 뿐만 아니라 다른 라이벌 세단들과 비교해 봐도 뒤떨어 지는 수준이다. E300 상위 등급 대비 빠지는 사양들을 정리해보면 헤드업 디스플레이, 앞좌석통풍시트, 360′ 서라운드 카메라, 와이드 콕핏 디지털 계기판, 전동트렁크 등이 있다.

이를 두고 부실한 옵션이라며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잘 팔리는 만큼 벤츠 입장에서도 이차를 더 팔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E220d’뿐만 아니라 6,350만 원에 판매되었던 ‘E300’ 가솔린 아방가르드 모델 역시 옵션들을 많이 빼고 저렴하게 판매하여 인기를 누리기도 했었다.


HG 240 -> HG 300으로
바꿔드립니다
바로 ‘현대 그랜저’ 이야기다. 과거 5세대 그랜저 HG 시절 대부분 판매되는 모델은 3.0이 아닌 2.4 모델이었다. 하지만 출고 시 딜러 재량으로 HG240 레터링을 HG300으로 교체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인 그랜저 IG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신차를 출고하면서 2.4를 구매했지만 3.0 레터링을 붙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랜저 역시 외관상으로는 레터링을 제외하면 2.4와 3.0을 구분할만한 요소가 딱히 없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생길 수 있었다.


‘5시리즈’와 ‘E클래스’ 모두 엔트리 모델이 불티나게 판매되는 것을 보고 “돈은 없는데 E클래스는 타고 싶어 구매하는 카푸어들”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되는 차주들의 의견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에 잘 구매한 것” 또는 “국산차 보다 옵션은 떨어지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성능 덕분에 만족하면서 잘 타고 다닌다”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엔트리 모델이 불티나게 많이 팔리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레터링을 바꿔가면서까지 상위 등급 차량으로 보이고 싶었던 그들의 마음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