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 초호황
토종 업체 강세 뚜렷한데
테슬라는 가격 인하 감행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은 528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BYD 등 토종업체들의 강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던 테슬라 역시 수요 둔화 조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책으로 지난달,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의 중국 가격을 각각 5%와 8.8%씩 인하했는데, 이를 본 하랄드 빌헬름 벤츠 CFO는 “우리는 럭셔리 세그먼트를 지향한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글 김현일 기자
벤츠도 덩달아 가격 인하
EQS는 최대 4,400만 원까지
가격 변동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였던 벤츠는 지난 15일, 중국 웹사이트를 통해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대상이 된 차종은 대형 전기 세단 라인인 EQE와 EQS로, EQE는 기본 트림 기준 528,000위안(한화 약 9,924만 원)에서 478,000위안(한화 약 8,981만 원)으로 가격을 약 1천만 원 내렸다.
가격이 더 비싼 EQS는 그 인하 폭이 더 컸는데, EQS 럭셔리 에디션의 경우 기존 1,190,000위안(한화 약 2억 2,368만 원)에서 956,000위안(한화 약 1억 7,969만 원)으로 차이가 무려 4천 4백만 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벤츠는, 근래에 계약을 진행한 고객에게도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딜러사를 통한 차액 환급 절차까지 진행하고 있다.
중국서 저조한 벤츠 전기차
전략 조정 단계라는 입장
메르세데스-벤츠는 성명을 통해 “중국에서 특정 EQ 제품을 조정하고 있다”라며,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피드백을 수렴하여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실제로 벤츠는 올해 7월까지 중국에서 약 8,8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고, 시장 선두인 BYD는 10월에만 22만 대의 실적을 올렸다.
한때 EQS는 100대 남짓한 월간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소식통을 인용한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벤츠 측은 저조한 성적에 실망했고, 일부 딜러들은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가격 인하가 실적 상승을 불러올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EQS의 낮은 헤드룸이 현지 고소득층 선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저래도 남는다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77%가 자국 기업의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 그래도 자국 이익 우선주의가 확산하는 요즘,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중국 토종 기업들 사이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어떤 방법을 채택할지 지켜보도록 하자.
한편, 벤츠가 EQE와 EQS의 중국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국도 인하하면 바로 산다”, “우리는 웃돈 주고 사는데”, “한국은 올려야 더 잘 팔린다”, “SUV 버전은 더 잘 팔리지 않을까”, “저만큼 깎아도 남는 건 있나 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