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수입차
레트로풍 물씬 풍겨
알고 보니 일본 수제차
‘이차 뭘까요 처음 보는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남차카페 게시물을 확인해 보니 평소 보기 힘든 차 한 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레트로 향이 짙게 묻어있는 이 차는 한국에 극소수만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모르는 게 당연하다. 먼저 정답을 공개하자면, 이 자동차는 일본 미쯔오카에서 만든 ‘가류 컨버터블’이다.
제조사 이름부터 생소한 독자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 오늘은 쉽게 보기 어려운 이 자동차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미쯔오카는 어떤 브랜드이며, 가류는 어떤 차일까? 참고로 정말 놀랍게도, 미쯔오카는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있는 브랜드다.
글 박준영 편집장
“머스탱 닮았네!”
미쯔오카 가류 컨버터블 포착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차는 일본의 ‘미쯔오카’에서 만든 가류 컨버터블이다. 미쯔오카는 일본의 레트로풍 자동차 제조사로, 1968년부터 명을 이어온 나름 전통 있는 회사다. 일본 내에서도 규모는 작은 편이라 자체 개발한 자동차를 출시한 것이 아닌, 다른 양산차를 기반으로 본인들이 바디킷 개념으로 입혀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일부는 “짝퉁 차랑 뭐가 다르냐”라며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이 자동차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전면부는 옛 롤스로이스 비스름하게 흉내 낸 거 같은 느낌도 나고, 측면 부나 루프라인은 언뜻 포드 머스탱이 스쳐가기도 한다. 각진 후면 부는 ‘캐딜락’이 떠오른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실제로 이 차는 5세대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을 베이스로 만든 자동차다. 이러니 짝퉁 차라고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클래식한 외관은 인정
내실은 제대로 다졌을까?
머스탱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면, 우렁찬 사운드를 뿜어내는 5.0 리터 V8 엔진이 탑재되었을까? 그렇진 않다. 이 차엔 3.7리터 V6 엔진이 탑재되었고, 2013년 출시 당시 가격은 무려 1억 1,200만 원이었다. 이런 자동차를 1억이 넘는 가격을 주고 산다는 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영역인데,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의 시선에서 보면 상당히 멋있는 클래식카로 보일 수 있어 나름의 가치는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론 크게 감흥이 없지만 말이다.
전, 후면부 디자인을 미쯔오카 스타일로 다듬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차를 너무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실내는 베이스가 된 양산차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수준이라 외관의 클래식한 멋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치명적인 약점도 존재한다. 그러니깐 조금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껍데기만 잘 씌워놓은 자동차라는 뜻이다.
한국에 정식 수입도 됐었다
현재 소수 매물 남아있어
놀랍게도, 2010년대 초반 미쯔오카가 한국 시장에 소량 정식 수입이 됐었다. 그러나 당연히 1억이 넘는 가격에 이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소리 소문 없이 자리를 뜨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끔 중고차 사이트에 매물이 하나 둘 올라오긴 하는데, 정식 판매된 차량과 직수입된 차량이 섞여있기 때문에 혹시 관심이 있다면 잘 살펴보자.
위 사진은 보배드림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왔던 2세대 직수입 모델이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생산된 모델로, Y34형 닛산 세드릭을 기반으로 만든 자동차다. 그래서 엔진룸을 열어보면 닛산 인피니티가 주로 애용하던 오래된 V8 4.5L 엔진이 숨을 쉬고 있다. 많이 내려온 중고차 시세를 감안하여 저렴한 가격에 한 번쯤은 타볼 만한 차인 거 같지만, 크게 소장 가치가 있거나 대단한 차는 아니기 때문에 이를 찾는 사람들은 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