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With프로젝트 “제발 시키는 일 좀 하세요” 잘나가는 신차 위탁생산 결정되자 기아노조 파업 예고

“제발 시키는 일 좀 하세요” 잘나가는 신차 위탁생산 결정되자 기아노조 파업 예고

0

급속도로 성장한 SUV 시장
애매한 포지션의 스토닉
해외 시장에서는 활약 지속

쌍용 티볼리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한 소형 SUV 시장은, 사회초년생이나 여성 운전자 등 SUV 입문자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후 차박 유행 등 SUV 판매량이 늘자 자연스럽게 제조사들의 필수 공략 시장으로 등극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코나, 베뉴, 셀토스 등 인기 모델을 줄줄이 내놓게 되었는데, 그중 비인기 차종으로 분류되어 이른 판매 중지를 맞이한 모델이 있었으니 바로 기아 스토닉이다.

2017년 코나와 형제차로 출시된 스토닉은 무난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동급보다 저렴한 1,800만 원대의 가격 덕분에 관심을 받는 듯했으나, 실적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 결국 셀토스의 흥행과 함께 스토닉은 조용히 국내시장에서 종적을 감췄는데, 해외 시장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현일 기자

네가 알던 내가 아냐
유럽서 잘 나가는 스토닉

2020년 9월부로 내수용 스토닉은 생산이 중단되었지만, 수출용 생산 라인은 아직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차량 중 하나인 스토닉은 실용적이면서도 작은 차를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는 윗급인 셀토스와 코나가 인기를 끌었다면, 반대로 유럽에서는 오히려 크기가 작은 것이 매력 포인트가 된 것이다.

지난해 스토닉은 총 75,654대가 수출길에 오르며 국산 전체 모델 중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유럽 시장에서는 누적 15만 대 판매를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스페인에서 지난달 1,130대를, 비유럽권인 호주에서도 꾸준히 네 자릿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얼떨결에 수출 주력 모델이 된 스토닉의 생산 방식을 두고 갈등 양상이 빚어진 모양새다.

스토닉 위탁 생산 검토하자
기아 노조 즉각 반발했다

이코노미스트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스토닉 생산 방식을 두고 기아 노사가 마찰음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스토닉은 수출용 모델인 프라이드와 함께 오토랜드 광명 2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기아는 해당 공장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아는 현재 모닝, 레이 등 경차와 니로 플러스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동희오토’에 스토닉을 추가로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차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아 위탁생산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노조는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노사 합의 필요한 차종 이관
미래차 협의는 없던 일?

스토닉 위탁생산 소식에 기아 노조는 사측에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르면 노사 간 합의된 동희오토 위탁생산은 경차에 한하기 때문에 노조는 스토닉의 위탁생산을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생산 계획에 있어 고용에 영향을 끼친다면 노사 간 심의 및 의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올해 기아 임단협에서 노사는 “국내 공장이 PBV 등 미래차 신사업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도록 공동 노력한다”라는 내용의 합의서가 채택되었다. 해당 합의에 따르면 노조 역시 미래 변화에 함께 발을 맞춰야 하기에 막무가내식 반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IRA와 전동화 인원 감축
전기차 전환 대위기 맞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함께 업계에는 현지 생산 시설 활성화를 두고 노사 간의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당시 현대차그룹 노조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국내 고용 안정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생산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노동력이 40% 정도 덜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 자동차 노동조합에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현지 생산 확대와 더불어 자국 우선주의가 심해진다면 국내 일자리 감소 역시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사진 출처 = “뉴시스”

신차 할인 제도로 시끌
기가팩토리 유치는 뜬구름

올해 기아 임단협의 최대 쟁점은 ‘퇴직자 신차 할인 제도’였다. 장기근속 퇴직자에 대해 기존 평생 30% 할인해주던 혜택을 만 75세로 축소하고, 할인 폭과 구매 주기를 조정하자는 사측의 요청에 노조는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로 반대한 바 있다. 결국 최종 합의안에 해당 조항은 그대로 담겼지만, 2025년부터 협의에 따라 전기차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추가되기도 했다.

신차 할인을 두고 벌어진 노사 간의 갈등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노조를 비판하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세태를 반영한 일부 혜택 축소에 대해 너무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이번 스토닉 위탁생산 사안 역시 이해심이 많다고 보긴 힘들다. 윤석열 대통령은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와 관련 “강성노조 문화는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래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