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출고 시작
또다시 불거진 전기차 소식
정말 나올 수 있을까?
신형 그랜저의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되면서 동호회엔 출고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먼저 출고되는 차는 2.5 가솔린과 3.5 가솔린이며, 하이브리드는 내년 상반기부터 만들어져 출고 일정이 조금 늦는 편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차를 받아서 타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워낙 대중적으로 관심이 많은 차량이다 보니 후기를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은듯하다.
그런 와중에, 신형 그랜저가 전기차로도 나올 수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어 화제다. 테스트카 시절에도 전기차 관련 루머들이 떠돌았지만 결국 출시되지 않은 현 상황, 신형 그랜저는 정말 전기차로도 만나볼 수 있을까? 대체 왜 이런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것인지 함께 알아보자.
글 박준영 편집장
출고 시작한 신형 그랜저
하브는 내년부터 나온다
곧 물량 쏟아질 예정
현대차는 공식 발표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1만 대가 넘는 신형 그랜저를 출고할 것임을 약속했다. 10만 명이 넘는 계약 건수를 기록하는 초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에 차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최대한 일찍 인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겠다는 뜻이다. 다만, 2.5와 3.5 가솔린 모델이 먼저 만들어져서 출고되고, 하이브리드는 내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연말까지 1만 대 이상 출고를 약속했기 때문에 12월 한 달 동안 만대 넘게 생산한다는 뜻인데, 지난주 첫 출고 물량 400대 정도가 아산공장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제 많은 예비 오너들이 차를 인수하여 타고 다닐 것이고, 곧 도로에서 그랜저를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카 시절부터 언급
그랜저 전기차가 나온다고?
오늘의 이야기인 그랜저 전기차는 GN7 테스트카 시절부터 꾸준히 등장하던 떡밥이었다. 요즘 현대기아차가 내연기관이 아닌 전동화 파워트레인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언급하며, 그랜저 역시 전기차로 출시가 되어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차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해당 소식은 그저 누군가의 희망 사항에 불과한 루머였던 것이 출시 이후 드러났다. 그랜저 전기차는 결국 등장하지 않았고, 대다수의 예상대로 K8에 먼저 적용한 가솔린 엔진과 LPG 엔진만을 장착했다. 전기차와 함께 롱바디 출시 관련 소식도 계속해서 전해졌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또다시 불거진 전기차 출시설
관련 주식 소식 때문?
그렇게 출시 이후 전기차 관련 소식은 잠잠해지나 싶더니, 최근 그랜저 전기차가 출시된다는 증권가 소식이 또다시 전해지고 있어 화제다. 이유를 살펴보니, 축전지 사업 전문 기업인 세방전지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팩을 판매하기 시작한 세방리튬배터리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현대차 그랜저 EV에 8년간 납품할 예정이라는 투자증권사 연구원의 발언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해당 증권사는 5만 5,000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까지 제시했다. 현재 세방전지의 주가는 4만 8,000원 수준으로, 흔한 주식 관련 정보성 뉴스의 기사 단락에 등장한 그랜저 EV 때문에 출시 관련 소식이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관계자 통해 확인해 보니
“전혀 관련 계획 없어”
증권가에서 흘러나오는 소식 하나 때문에 전기차가 출시될 거라고 확정 짓는 것은 너무나 섣부른 판단이다. 그래서 업계 주요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현재 ‘그랜저 전기차와 관련된 개발 계획’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랜저는 이미 완성된 파워트레인으로 판매 계획까지 모두 잡힌 차량이며, 전동화를 진행하려면 G80 전기차처럼 차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를 완성해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증권가 소식 하나로 신차 계획을 확정 지어서 말하는 건 조금 황당하지 않냐”라며 “관련 계획 및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면 아무리 늦어도 지금은 테스트카가 돌아다니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실체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명확하게 따져보자
굳이 전기차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
계자의 말처럼, 당장 내년에 그랜저 전기차가 출시되려면 하반기 출시를 고려하더라도 지금쯤이면 전기차와 관련된 정보가 쏟아져야 한다. 적어도 어떤 배터리가 어느 정도 용량으로 장착되는지, 예상되는 스펙은 어느 정도인지에 관련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와야 하지만, 막상 현실 속의 관계자들은 “계획조차 없다”라는 말을 쏟아내고 있으니 그저 희망회로일 뿐이다.
사실 현대차 입장에선 그랜저 전기차를 굳이 개발할 필요도 없다. 신형 그랜저는 기본적으로 내수시장에만 판매하는 차량이기 때문에 내수 수요만 계산하면 되는 자동차다. 구형이 된 IG 페이스리프트는 중동에도 일부 수출이 되긴 했지만, 소량이었고 사실상 국내 수요가 전부이기 때문에 굳이 전기차를 만들 필요가 없다. 수익보다 개발비가 더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랜저 전기차
시기상 내년에 등장하긴 어렵다
만약 전기차를 개발하여 출시한다 하더라도, 이를 생산하는 것부터 문제다. 그랜저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현재 계약된 내연기관 생산을 감당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전기차까지 추가된다면 혼란의 연속일 것이다.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으로 라인 설비도 새로 해야 하니 현대차 입장에선 그랜저 전기차를 판매하기 위해 해야 하는 투자가 상당하다.
정리를 하자면 굳이 전기차를 만들지 않아도 잘 팔리고 있는 차에 과감한 투자를 할지 의문인 상황. 향후 풀체인지를 할 때쯤이 되면 완전한 전기차로 바뀔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 내년에 그랜저 전기차가 나올 것이라는 소식은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