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운 독일 수입차 업체
실제로는 중국 자본에 영향
중국 생산에 대한 다양한 반응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수입차들이다. 주로 벤츠, BMW, 아우디 등 여러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수입차 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요즘 수입차들은 전부 중국 자본에 잠식된 상태다”라면서 “이제는 독일차가 아닌 중국차다”라고 하는데, 실제로 많은 제조사들이 중국 업체들과 합작사를 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로 제조사들이 중국 자본에 먹힌 것인지 알아보자.
글 유재희 기자
“중국에 먹혀서 그래”
벤츠는 정말 중국차?
벤츠는 실제로 중국 자본이 들어간 제조사이긴 하다. 하지만 실제로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의 최대 주주는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인 베이징자동차 그룹이 10%로 알려져 있고, 2대 주주는 중국 기업 지리자동차가 9.69%를 가지고 있다. 즉 다임러의 20%는 중국 기업이 가지고 있지만, 다임러는 기관 투자자 지분이 58.6%에 이르기 때문에 중국기업이 경영권에 참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라는 지분을 이용해 중국 시장 입맛에 맞게 벤츠 운영에 간섭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벤츠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하기 위해 반드시 장악해야 하는 시장이다. 최근 벤츠는 부진한 전기차 실적을 채우기 위해,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할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플래그십 모델 EQS가 거의 4,000만 원가량 할인되었는데, 이는 벤츠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가격 정책이다. 중국 시장에 목매는 모습이지만, 사실상 벤츠는 58%가 독일, 20%가 중국으로 지분 비율에선 중국차라고 보기 어렵다.
진짜 중국에 먹힌
볼보의 상황
벤츠와 다르게 진짜 중국차라고 불릴 수 있는 제조사가 있다. 모기업 자체가 중국 회사로 있는 볼보는 중국 지주회사 산하 자동차 제조사이다. 볼보는 2010년 포드가 지리홀딩그룹에 매각한 뒤, 지금의 볼보와 폴스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 공장이 3개나 설립되어 생산 중에 있고, 그중 일부 물량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볼보 차량에 대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중국산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기존 볼보의 안전성에 못 미치는 성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볼보는 “생산국이 어딘지에 따라 제조하는 과정이 다르지 않으며, 동일한 안전 내구도 테스트를 거쳐 판매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리는 볼보를 인수만 했을 뿐 경영과 내부 브랜드에 대한 간섭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MW는 중국 회사와
합작으로 운영
중국 시장에서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 합작투자를 원칙으로 중국 내 현지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다. 또한 합작사 설립 시 외국계 기업의 지분은 50%로 제한되었지만, 2018년부터 지분 제한을 75%까지 늘리게 되었다. 그 결과 BMW는 화전자동차와 현지법인으로 5:5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75%의 지분 비율을 늘리고 2022년까지 100%의 지분을 가져올 전망이다.
BMW가 이런 경영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합작 경영 시 과도한 간섭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BMW는 이런 독자적인 경영 방식과 더불어 중국 내에서 세 번째 공장을 설립했는데, 이는 BMW가 중국에서의 생산을 늘려 전 세계에 판매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BMW는 신규 공장에 22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만 생산할 계획을 밝혔고, 더 나아가 “2025년까지 중국에서 생산되는 25%의 차량은 전기차일 것”이라고 말했다.
왜 중국에서 장사하려면
꼭 합작을 해야 하나?
과거 중국은 자국 시장 보호 및 기술 개발을 이유로 외국계 자동차 업체가 중국 시장 내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지 합작 업체를 설립해야 했다. 게다가 2018년까지 외국계 기업 50%, 중국 기업 50%로 지분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2018년 테슬라가 중국 내 공장을 설립하면서 업계 최초로 100%의 지분을 가지고 중국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중국 기업이 내수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변동이 너무 큰
중국의 상황
BMW와 테슬라처럼 중국 기업에 지분을 뺏기는 것을 거부하는 곳들이 많다. 그 이유는 바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시장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생산, 운송 등 여러 분야의 사업이 제한되었으며, 전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도 했다. 아무래도 민주 국가가 아닌 공산 국가의 특징적인 문제들로 인해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들이 자주 반복되고 있다.
사실상 최근 중국의 정책들은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행보를 보이며, 공장을 가지고 있던 업체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많은 공장과 인력이 투입된 시기에 사업을 철수하기엔 너무 먼 길을 왔고, 전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 국가로 사실상 중국 시장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