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시승기 “이 조합은 못 참죠” 토요타가 재미로 만든 튜닝카에 출시 요구 빗발치는 상황

“이 조합은 못 참죠” 토요타가 재미로 만든 튜닝카에 출시 요구 빗발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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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도쿄 오토살롱
친환경 AE86 눈길
운전 재미는 그대로

토요카 AE86 레빈 전기 튜닝카 / 사진 출처 = “Motorist”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도쿄 오토살롱’은 올해도 진귀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도쿄 오토살롱은 1983년부터 매월 1월 전 세계 튜닝 업계 관계자 및 마니아들이 모이는 튜닝카 전시회로 올해에는 토요타, 닛산, 혼다, 스바루, 마쓰다 등 완성차 제조사는 물론이며 리버티 워크, HKS, 베일사이드 등 유명 튜너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번 도쿄 오토살롱에는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한 번쯤 봤을 만화 ‘이니셜 D’의 주인공 차 토요타 AE86이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탈바꿈해 화제가 됐다. 혹자는 “오리지널리티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폄하하겠지만 해당 튜닝카들이 누구의 작품인지 알게 되는 순간 깜짝 놀랄 것이다. 이들을 만든 자동차 제조사 토요타가 손수 개조했기 때문이다.

이정현 기자

토요카 AE86 레빈 전기 튜닝카 / 사진 출처 = “Motorist”
토요카 AE86 레빈 전기 튜닝카 / 사진 출처 = “Motorist”

전기 모터와 5단 수동
시트는 재활용 소재

토요타는 코롤라 파생 모델 스프린터 AE86의 스포츠 버전 트레노와 레빈 튜닝카를 출품했다. 두 모델 모두 가벼운 차체와 1.6L 직렬 4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의 조합으로 발휘하는 경쾌한 주행 감각이 특징이다. 토요타는 두 차량의 가솔린 엔진을 들어내고 각각 전기 모터와 수소 엔진으로 교체했다. 레빈에는 프리우스 PHEV 모델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툰드라 하이브리드에 탑재되는 전기 모터를 얹었다.

툰드라 하이브리드 모델의 제원상 전기 모터 스펙은 최고출력 49마력, 최대토크 25.5kg.m이며 프리우스 PHEV의 배터리 용량은 13.6kWh로 메인 파워트레인 삼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이 차의 핵심은 파워트레인 성능이 아니다. 토요타는 AE86 레빈의 운전 재미를 위해 배터리를 트렁크에, 전기 모터는 엔진룸에 넣어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유지했으며 변속기는 5단 수동에 클러치 페달까지 그대로 남겨뒀다. 지속 가능한 운전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버킷 시트와 하네스도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

토요카 AE86 트레노 수소 엔진 튜닝카 / 사진 출처 = “Motorist”
토요카 AE86 트레노 수소 엔진 튜닝카 인테리어 / 사진 출처 = “Motorist”

내연기관인데 친환경?
수소 엔진이라면 가능

이니셜 D에서 주인공이 타던 그 차, 스프린터 트레노는 내연기관을 사용한다. 그런데 어째서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불릴까? 휘발유가 아닌 수소를 태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AE86 트레노의 순정 엔진에서 연료 파이프와 인젝터, 점화 플러그 등 연료 공급 및 점화에 필요한 부품만 교체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수소 엔진으로 개조를 거쳤다.

기존의 가솔린 연료탱크 역시 들어내고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의 수소 탱크 2개를 트렁크에 탑재했다. 버킷 시트와 하네스는 레빈과 마찬가지로 재활용 소재가 적용되었으며 5단 수동변속기도 그대로 남겨둬 클러치를 밟고 기어 레버를 움직여 변속하는 재미를 유지했다.

토요타 AE86 레빈과 트레노 친환경 튜닝카 / 사진 출처 = “Motorist”
토요타 아키오 CEO / 사진 출처 = “1News”

원초적 재미 살렸다
엔진음이 최대 매력

토요타 아키오 CEO는 도쿄 오토살롱 기자회견을 통해 AE86 튜닝카의 제작 목적을 밝혔다.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에도 우리가 즐겨 타 왔던 내연기관 자동차를 계속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된 취지다.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탄소 중립을 위해 휘발유, 디젤 등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내연기관 엔진이 퇴출당하더라도 과거의 운전 재미를 지켜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소 엔진은 전기 모터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운전 재미를 제공한다. 바로 엔진음이다. 연료와 공기 대신 수소를 태울 뿐 기본적인 구조는 대부분 같은 만큼 풍부한 엔진음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처럼 인위적인 가상 사운드로 애써 위안을 얻을 필요가 없다. 수소 엔진의 단가 문제와 효율, 안전성 등 시장에 내놓을 만한 상품성만 확보한다면 미래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써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토요타 GR 야리스 H2 / 사진 출처 = “PistonHeads”
토요타 코롤라 크로스 H2 콘셉트 / 사진 출처 = “Toyota”

WRC에 투입하기도
완성형에 다가섰다

한편 토요타는 작년 2월 야마하와 함께 개발한 V8 수소 엔진을 공개하는가 하면 8월에는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 9차전에서 수소 엔진을 얹은 GR 야리스를 투입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때 드라이버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으로 알려져 신선한 충격을 더했다. 토요타가 수소 엔진 연구에 얼마나 진심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2월에는 양산형에 더욱 가까워진 수소 엔진 프로토타입을 공개해 관심을 모은다. 드라이브(Drive) 등 해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토요타는 수소 터보 엔진을 탑재한 코롤라 크로스 H2 콘셉트를 선보였다. 그동안 GR 야리스, GR 코롤라 등에 탑재해 테스트해온 1.6L 직렬 3기통 수소 터보 엔진에 수소전기차 미라이의 수소탱크 패키징 노하우를 더했다.

토요타 GR 코롤라 수소 엔진 테스트카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Toyota Times Global”

상용화는 시간문제
그래도 전기차가 대세

거듭된 연구 끝에 최고출력은 24%, 토크는 33% 개선했으며 주행가능거리는 30% 늘렸다는 게 토요타의 설명이다. 또한 수소 충전 시간이 기존 5분에서 1분 30초로 단축되어 현행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유 시간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토요타는 현재 수소 엔진의 상용화 과정이 약 40% 정도 진행되었으며 올겨울 중으로 일본 북부에서 저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토요타가 비록 전기차 시장에서 힘을 못 쓰긴 해도 친환경 파워트레인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네”, “그래도 전기차 개발도 병행하는 게 요즘 추세에 맞고 안전함“, “수소 엔진에 수동변속기라면 확실히 아쉬움이 덜하겠는데?”, “제발 양산형도 나왔으면”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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