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코너 몰린 벤츠
리비안과 밴 합작 시도
리비안 상황 악화로 무산
벤츠가 전기차 시장에서 성능, 디자인 측면에서 상당한 약세를 보이고 있음은 이미 오토포스트를 구독하는 독자들이라면 알고 있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벤츠는 오랜 시간 치열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아 승리해왔던 브랜드이며, 따라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벤츠가 준비했던 카드 중 하나였던 순수전기 픽업 및 SUV 브랜드인 미국의 리비안과의 합작 회사 설립 계획이 최근 무산되었다. 이로써 벤츠의 위기는 더욱더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어떤 계획이었으며, 이 계획이 무산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벤츠의 위기는 과연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글 오대준 기자
산하 브랜드 EQ 정리
바야흐로 사면초가에 빠진 벤츠
벤츠가 처한 위기, 그리고 벤츠가 자신이 현재 이러한 위기에 처해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공개된 벤츠의 산하 순수전기차 브랜드인 EQ의 폐지에서 알 수 있다. 비록 명분은 이후 내연기관 라인업의 전동화에서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여러 모델을 준비 중인 라인업 자체를 없앤다는 결정도 결코 시원스럽지는 않다.
즉 벤츠 역시 BMW처럼 기존 내연기관 라인업의 전동화라는 안전책을 채택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언제나 시장에서 선두를 지켜왔던 벤츠의 행보라고 보기에는 분명 우려스러운 일이다. EQ 브랜드가 출시와 폐지 간격이 2016년에서 2023년으로, 7년 만이라는 점은 벤츠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음을 방증한다. 그렇기에 리비안과의 협업을 고려한 것 역시 어느 정도 참작이 가능하다.
전기 상용차 전문인 리비안
마찬가지로 상황 좋지 않아
리비안은 미국의 전기차 브랜드로 출범 초기에 포드와 테슬라 등으로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받으면서 세계 자동차 제조회사 시가 총액 순위 3위까지 달성했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성장했던 완성차 업체이다. 전기 픽업트럭인 R1T와 전기 대형 SUV R1S,그리고 벤츠의 협업 목표였던 전기 벤 EDV와 같은 전기 상용차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이다.
하지만 지난 2022년 9월에 체결된 밴 공동 생산에 대한 양해각서를 통해 벤츠가 전기 밴 전용 공장 신설을 추진했으나 리비안이 최근 투자를 철회했다고 한다. 이는 2022년 1~3분기 리비안의 누적 순손실이 5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벤츠와의 공동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대외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이 이번 사업 백지화의 원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벤츠 전기차 미래 불확실
네티즌 ‘이젠 안쓰러울 따름’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시장에서 이어지는 벤츠의 부진은 이것이 우리가 알던 그 세계 굴지의 벤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점점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다. 벤츠의 다양한 시도와 실패는 곧 벤츠로 대표되는, 내연기관 시대에 강세였던 브랜드들의 전기차 시대에 적응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네티즌은 이러한 벤츠의 행보에 측은함마저 느끼고 있는 듯하다. 한 네티즌은 ‘그래도 세계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나인데 너무 헤매는 거 아니냐’라는 댓글을 달았으며, ‘이 정도 되면 안쓰러울 정도다’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