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반대했던 포르쉐 모델들
이제는 스테디 모델로 인정받아
오히려 도전적인 모델이 잘 팔려
포르쉐는 전통적으로 스포츠카를 제조하던 회사였다. 하지만 지금의 포르쉐는 SUV, 4도어 세단 그리고 전기차까지 생산하고 있으며, 포르쉐의 주요 판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포르쉐 모델 중 1위와 2위가 스포츠카가 아닌 카이엔과 파나메라가 차지하게 되었다.
과거 많은 매체들은 포르쉐가 내놓았던 SUV와 세단 모델에 대해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혹평에 소비자들은 동요하고 판매량이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파나메라와 카이엔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알아보자.
글 유재희 기자
징그럽게 생긴
포르쉐 SUV
“런던 멍청이들이 타고 다닐 자동차” 이건 포르쉐 카이엔이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 톱기어에서 했던 말이다. 2000년대 초반 포르쉐는 911과 같은 스포츠카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지만, 포르쉐 내부에서는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포르쉐는 확실한 수익성을 내기 위해 내놓은 것이 바로 스포츠카가 아닌 ‘고성능 SUV’였다. 하지만 출시 당시 업계 관계자들의 혹평이 이어졌지만, SUV의 호황기가 이어져 카이엔의 판매량은 크게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당시 포르쉐 스포츠카를 구매하고 싶지만, 패밀리카로 적합하지 않았다. 포르쉐 SUV 모델이 등장하면서 넉넉한 공간과 고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카이엔이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벤츠 CLS가 부러워서
만든 파나메라
파나메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1,317대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는 포르쉐 대표 모델이다. 파나메라의 첫 등장은 2009년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 벤츠가 쿠페형 세단 CLS로 큰 성공을 거둬들여 내놓게 된 것이었다. 포르쉐는 카이엔으로 어느 정도 판매량이 확보되긴 했지만, 확실한 캐시카우가 필요했던 상황이다.
결국 포르쉐는 911과 유사한 디자인의 4도어 모델인 파나메라 모델을 내놓게 되었고, 당시 여론은 카이엔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파나메라는 초기에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와 애스턴 마틴 라피드와 비교될 정도로 퍼포먼스 측면에선 호평받아왔지만, 변함없는 외관 디자인과 복합한 실내 인테리어로 혹평받았다. 파나메라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장점은 강조되고 단점은 보완되었고,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표 모델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눈물을 흘리는 타이칸
조롱당해도 잘 팔린 전기차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전기차는 ‘배신자’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고성능 자동차를 생산하는 제조사에서 만든 전기차들은 더 혹평받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우렁찬 엔진 배기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또 한 번 소비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엔진이 아닌 전기모터를 장착한 차량을 내놓았는데, 그 차량이 바로 타이칸이다. 타이칸은 파나메라의 하위 모델로 제작되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타이칸은 순수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로 제작될 것”이라는 예측과 다르게 완전한 전기차 모델로 출시되었고, 자동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형 고성능 전기차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타이칸은 그래도 파나메라와 카이엔의 혹평보단 덜했지만, 최근 포르쉐가 718도 전기차로 제작하려는 소문이 돌자 또다시 업계 관계자들은 포르쉐의 전통성을 헤친다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