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인기 없는 경차
일본에서는 매년 대박
점유율 차이 큰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SUV가 대세인 가운데 일본에서는 여전히 경차가 강세를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분석 기관 ‘JATO 다이내믹스’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작년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판매된 경차는 117만 대에 달한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4% 감소한 수준이지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0.7% 증가해 34.1%에 도달했다.
한편 한국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경차 판매량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경차 누적 판매량은 13만 2,911대로 전년(9만 5,267대) 대비 4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승용차 시장 내 점유율은 고작 9.2%에 불과하다. 두 나라 모두 오밀조밀한 도로 사정이 비슷함에도 경차 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 이정현 기자
한국보다 규정 엄격하지만
그 이상의 혜택 주어진다
우선 일본의 경차 규격은 전장 3,400mm, 전폭 1,480mm, 전고 2,000mm, 배기량 660cc 이하로 전장 3,600mm, 전폭 1,600mm, 전고 2,000mm, 배기량 1,000cc 이하인 우리나라보다 더욱 엄격하다. 그럼에도 경차 점유율이 압도적인 이유에는 타 세그먼트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경제적, 제도적 혜택이 있다.
일본은 차량 등록 시 차고지 증명이 의무지만 경차는 도쿄 등 일부 도심지를 제외하고 차고지 증명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싸기로 악명 높은 자동차 검사 비용도 타 세그먼트 대비 20~30만 원가량 저렴하며 겨울마다 윈터 타이어 장착이 의무인 만큼 여기서도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외에도 저렴한 세금과 통행료, 주차 요금 등의 혜택이 따라오며 한국보다 도로 폭이 좁은 환경 특성상 경차만 통행할 수 있는 길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도로 풍경은 기형적
경차 보급 늘릴 방법은?
결국 일본 소비자들이 경차를 선택하는 데에는 경차보다 큰 차량을 운행할 경우 가해지는 경제적 부담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1949년 경차 규격이 제정되어 내수시장이 경차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는 점도 한몫한다. 일본 상황에 특화된 세그먼트인 만큼 일본 경차 시장에 수입차는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일본에서 만든 경차를 정식 수출하는 경우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간혹 보이는 일본 경차들은 모두 직수입 혹은 병행수입으로 들어온 차량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정도만 다를 뿐 인구밀도가 높고 도로가 좁아 일본, 유럽처럼 경차 및 소형차가 활약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갖췄다. 하지만 차 크기가 곧 계급인 사회 풍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앞으로도 경차가 사랑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차 보급을 확대하려면 일본처럼 제도적 혜택을 확대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간 커진 한국인 체격
경차 규격을 키운다면?
일각에서는 경차 규격을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차피 소형 세단 및 해치백 시장이 전멸했고 경차 규격은 20년째 그대로니 차체를 키우고 상품성을 개선해 보급을 촉진하자는 의견이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 체격은 경차 규격이 개정된 2003년 당시보다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04년 20~69세 한국인의 평균 신장은 남성 169.4cm, 여성 156.7cm였으나 2021년에는 남성 172.5cm, 여성 159.6cm로 커졌다. 성인 남성 평균 체중 또한 2003년 68.6kg에서 2022년 72.7kg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현행 모닝의 전폭은 2004년 출시된 1세대와 동일하나 시트는 조금씩 커져 왔다. 역설적으로 양쪽 시트 사이의 공간이 좁아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만약 경차 규격에서 전폭을 10cm 완화해 1.7미터까지 허용한다면 승차 공간 확보는 물론 상품성 측면에서도 유리해진다. 실내 바닥이 평평한 전기차의 경우 아이오닉 5처럼 넉넉한 크기의 슬라이딩 콘솔을 적용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경차 전용 주차 구획, 가격 인상 등 현실적인 문제와 부딪혀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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