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전기차 보급
아직 진입 장벽은 높아
앞으로 얼마나 저렴해질까?
각국 정부와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 추진에 따라 전기차 보급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2020년 4만 6,909대를 기록했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10만 1,112대, 2022년 16만 2,987대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점유율 역시 2021년 5.13%, 2022년 8.93%로 전기차의 존재감이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비싼 가격으로 인해 유럽연합이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할 2035년까지 전동화 전환이 가능할지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가격 안정과 인프라 구축 등의 과제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글 이정현 기자
아직 20% 비싼 전기차
하지만 가격 역전될 듯
외신 뉴욕타임스(NYT)는 “정부가 전기차에 지급하는 인센티브 규모가 커지고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했을 뿐만 아니라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원자재 가격도 하락해 전기차가 눈에 띄게 저렴해졌다”라고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비싼 배터리 가격으로 인해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가격대가 높다. 작년 말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평균 가격은 약 7,969만 원으로 내연기관 차량 평균 가격 6,416만 보다 20% 이상 높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가을 출시될 쉐보레 이쿼녹스 전기차는 3만 달러(약 3,888만 원)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이쿼녹스 내연기관 모델보다 440만 원 더 높은 가격이지만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한 최종 구매가는 오히려 전기차가 저렴해진다.
배터리 생산 비용 급락
코발트는 1년 만에 반값
상기한 전기차 가격 하락 원인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건 배터리의 생산 비용 절감이다. 남미 광산이 개발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재료인 리튬의 가격이 안정되기 시작했으며 미국 내에 건설된 배터리 공장의 대량 생산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리튬 가격은 최고점에서 20%나 떨어졌으며 코발트는 작년 5월 이후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그마 리튬’ 사 CEO 아나 카브랄 가드너는 “시그마 리튬은 이르면 올 4월부터 브라질 공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로 원자재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남미 최초의 리튬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해진다
가격 하락 주도하는 제조사들
뉴욕타임스는 향후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해지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포드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 생산 업체와 배터리 공급 업체가 신규 공장을 확장하고 대량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극대화되어 평균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여기에 전기차 후발주자인 폭스바겐, 닛산, 현대차 등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경쟁 구도도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달 모델 Y와 모델 3 가격을 수천 달러 인하하는 초강수를 두며 전기차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포드도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인하했으며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도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해 전기차 가격 안정화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