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인데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자동차가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는 국산차 브랜드의 모델 중 하나인데, 국내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아 슈퍼카만큼 보기 힘들다. 현대차가 첫 번째 고성능 모델로 내놓은 ‘i30 N’ 이야기다.
국내 출시와 관련하여 이렇다 할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 i30 N이 탁송되어 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는 “국내 출시 해달라”라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출시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i30 N’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2017년 7월 첫 공개
핫 해치 전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가 ‘핫 해치’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7년 7월부터다. 현대차가 고성능 서브 브랜드 ‘N’을 론칭한 뒤, 이 배지를 단 최초의 양산 모델로서 ‘i30 N’이 등장했다. 현대차의 준중형 해치백 i30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2014년부터 출전한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노하우가 담겼다고 공개 당시 현ㄴ대차는 설명했다.
‘i30 N’은 2.0리터 4기통 터보 엔진에서 250마력, 36kg.m 토크를 낸다. ‘폭스바겐 골프 GTi’처럼 퍼포먼스 패키지도 있는데, 이를 선택하면 250마력에서 275마력으로 출력이 상승한다. 최고 속도는 250km/h에 제한되어 있다. 제로백은 기본 모델에서 6.4초, 퍼포먼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6.1초로 0.3초 단축된다.
라이벌 모델들처럼 i30 N에도 잠재된 성능을 끌어올려 주는 몇 가지 퍼포먼스 기어가 장착되어 있다. 론치 컨트롤과 더불어 레브 매칭 버튼, 커스텀 모드를 포함한 총 다섯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퍼포먼스 패키지는 여기에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 차세 강성 보강, 강력한 브레이크, 가변 밸브 배기 시스템, 피렐리 P 제로 타이어를 장착한 19인치 휠 등이 추가된다.
기본 장착되는 것은 18인치 휠이다. 변속기는 6단 변속기가 장착되고, 변속 시점은 페라리처럼 LED로 알려준다. 기존 i30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지만, 살짝 더 스포티한 느낌이 드는 내부에는 주행 모드 버튼이 달린 스포츠 스티어링 휠, 스포츠 시트, 골프 공처럼 둥근 변속기 손잡이, 푸른 스티치 장식 등이 적용되었다.
해외에서 호평받는다
강조한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2018년 12월 ‘i30 N’이 해외에서 호평받는다는 것을 크게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i30 N은 독일 ‘아우토빌트 올해의 스포츠카 2018’에 선정된 바 있다. 준중형 및 소형차 부문에서 선정되었는데,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우토빌트 올해의 스포츠카는 독자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하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호주에서도 ‘2018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해 6월에 호주 자동차 연합이 주관하는 호주 베스트카 어워드에서 ‘5만 호주달러 미만 최우수 스포츠카’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되었다. 이어 호주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드라이브’에서 주관하는 ‘2018 호주 올해의 차’에서 ‘6만 호주달러 미만 최고의 고성능차’로 선정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문가들도 칭찬한 바 있다. 영국 자동차 저널리스트 제레미 클락슨은 “N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 ‘어떤 차를 샀냐’라고 물었을 때 ‘현대차를 샀다’라고 말해야 하는 것 때문이다”라며, “골프 GTi 에겐 옵션인 것을 i30 N은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 차는 몇 년간 BMW M 모델을 총괄했던 사람에 의해 15개월 만에 개발되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모터 트렌드의 안구스 매켄지는 “정말 좋다. 혼다의 화려한 시빅 R 만큼의 정밀함은 아니지만 포드 포커스 RS가 다소 조잡하고 엉성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신속하면서도 침착한 자동차다”라며, “나쁜 소식은 아우디의 성능을 가진 현대차가 미국에서는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8년 10월에는
i30 N 패스트백도 공개
현대차는 2018년 10월, ‘i30 N’, ‘벨로스터 N’에 이어 N 브랜드의 세 번째 양산 모델 ‘I30 N 패스트백’을 공개한다. i30의 5도어 쿠페 버전인 i30 패스트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고성능 주행 성능과 차별화된 스타일이 돋보이는 차다.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 외관 디자인은 기존 i30 N보다 길이가 120mm 늘어나고, 높이는 28mm 낮춰 날렵한 패스트백 형태의 실루엣을 갖췄다. 뒷모습은 루프로부터 날렵하게 떨어지는 테일게이트 끝부분에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된 것이 특징이다.
i30 패스트백 N은 서스펜션, 브레이크 성능 등을 패스트백 차체에 맞게 최적화하였다. 현대차는 ‘N’이 추구하는 고유의 민첩한 움직임과 역동적 주행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파워 트레인은 i30 N과 동일하게 구성된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되고, 엔진은 퍼포먼스 패키지 기준으로 275마력, 36kg.m 토크를 낸다. 노멀, 스포츠, 에코, N, N 커스텀 등 다섯 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여 일상적 주행부터 고성능 주행까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차량을 설정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구동 바퀴에 상황별로 엔진 동력을 조절하여 전달하는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 노면 상태와 운전 조건에 따라 감쇄력을 제어하여 주행 안전성과 승차감을 확보한 ‘전자 제어 서스펜션’,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엔진 회전수를 조정하여 변속을 부드럽게 해주는 레브 매칭, 론치 컨트롤, 오버부스트 등의 기능이 적용된다.
i30 패스트백은 기본 모델도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아이오닉 등과 상품성이 겹친다는 이유와 뒤에서 살펴볼 이유 몇 가지로 인해 출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i30 패스트백 N은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 달에 120대 꼴로 판매
확실하지 못한 수요
현대차는 아직 수요에 민감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크게 보면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인터넷 여론이 현실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i30는 2019년 한 해 동안 1,427대가 판매되었다. 한 달에 120대 꼴이며, 현대차 내에서 판매량 23위다. 고성능이 아닌 기본 모델임에도 한국은 해치백 수요가 매우 낮다.
인터넷 여론은 i30 N을 간절히 원하지만, 막상 그 수요는 적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모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도입하기가 힘든 것이다. 그리고, 현대차는 아직 고객 수요와 매출에 민감하다는 것도 한몫한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를 위해 모인 집단이다. 위험과 모험을 가장 많이 피해야 하는 것이 이론적이지만, 자동차 기업은 예외다. 고성능 모델, 슈퍼카 등을 통해 기술력 과시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쌓아올리는 것이 자동차 기업이다.
이러한 이상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현대차가 i30 N을 비롯한 모든 고성능 모델을 국내에도 출시하는 것이 맞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쿠페도 선뜻 부활을 못 시키고 있고,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임원들 사이에서 고성능 모델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노조의 독소 조항
해외 생산 모델이라
국내 도입이 어렵다는 점
두 번째는 노조와의 합의 문제다. 그간 이와 관련된 내용에서 여러 번 언급되었듯 해외에서 생산되는 현대차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노조와의 합의가 필요하다. 노조의 합의가 없으면 해외에서 생산되는 현대기아차를 국내에 수입 판매할 수 없다.
사실 이 문제도 꽤 큰 편이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수요 관련 문제만 있었다면, 실제 구매로 상당수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텔루라이드’는 진작에 들여왔어야 한다. 그러나 텔루라이드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국내에 도입하려면 노조와의 합의를 거쳐야 한다.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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