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에 장벽 세웠다는 중국
바로 ‘탄소 포인트’ 제도 때문
거둘 수도, 버릴 수도 없어졌다
최근 들어 국산 완성차 업체들이 보여준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 그 자체였다. 특히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의 브랜드로 구성된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며 전 세계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구축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국산차들이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해외 시장이 한 곳 있다. 바로 전기차 최강국이라 불리는 시장, 중국 시장이다. 한때 중국 시장 내에서 10%대의 점유율을 유지했던 현대자동차그룹. 그러나 현재는 1%대 점유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떨어진 점유율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하니, 그것은 바로 중국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전기차 정책 때문이다.
글 조용혁 기자
중국 시장에 존재한다는
탄소 포인트 제도란 뭘까?
여러분들은 중국 정부의 탄소 포인트 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이들은 그간 자국의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차 의무 비율을 연이어 강화해왔다. 이를 위해 존재하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탄소 포인트 제도다.
해당 제도는 이런 방식으로 운용된다. A라는 전기차 업체가 중국 정부가 지정한 친환경차 의무 판매 비율을 넘겨 전기차를 판매할 경우, 1대 당 그에 준하는 포인트를 중국 정부로부터 지급받게 된다. 반면 당국의 의무 판매 비율을 넘기지 못한다면, 거꾸로 중국 정부에 부족한 포인트를 역으로 지급해야 한다.
탄소 포인트 제도로 인해
손실만 보고 있는 국산차
현재 중국 정부가 지정한 친환경차 판매 비율은 18%이다. 즉 10대의 차량 중 2대를 친환경 차량으로 팔지 못하면 당국에 탄소 포인트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 문제는 해당 포인트에 책정된 가격이다. 2021년 기준 중국 정부의 포인트 책정 가격은 1개당 40만 원에 육박했다. 즉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해당 포인트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역으로 추가 손실만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로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는 브랜드는 단연 BYD와 테슬라다. 2021년 기준, 두 브랜드는 차량 1대당 찻값과 별개로 200만 원을 중국 정부로부터 지급을 받았는데, 이때 올린 수익이 무려 4천억 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반면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이 낮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어떨까? 정확한 액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족한 포인트 지급에 상당한 금액을 지불했을 것이다.
거둘 수도, 버릴 수도 없다
입장 난감해진 현대차그룹
중국 정부는 앞으로 친환경차 판매 의무 비율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산차들에 있어 명실상부한 악재다. 점유율은 고작 1% 대인 상황에 주력 판매 차량을 그대로 유지하기엔 중국 정부에 탄소 포인트를 지급해야 할 것이 뻔하며, 전기차로 싹 바꾸기엔 막대한 투자금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국산차들에 있어 현재 중국 시장은 현상 유지에는 막대한 손실이, 현상 변화엔 커다란 리스크가 존재하는 시장인 것이다. 그렇다고 시원하게 포기하기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는 중국 시장이 갖는 메리트가 너무나도 크다. 과연 국산차 업체들은 이러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어떠한 수단을 강구하고 나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