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애초에 판매가를 낮추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독일차인 폭스바겐과 아우디다. 대부분 수입차 판매사들은 신차를 출시하고 난 뒤 1년 정도가 지나거나 연식 변경을 앞두고 있을 때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언급된 두 브랜드는 꾸준히 높은 금액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폭스바겐은 신형 투아렉을 출시하였는데 신차임에도 출시하자마자 1,500만 원가량 할인을 해준다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GV80 살바에 투아렉 사겠다”라는 말이 계속해서 들려오는데 1,500만 원 할인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3세대 투아렉
이제야 한국 땅을 밟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폭스바겐 투아렉은 그렇게 낯선 SUV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전 세대 모델을 국내에서 꾸준히 판매했었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글로벌 시장에 정식으로 공개된 신형 투아렉은 인증이 늦어져 이제야 한국땅을 밟게 되었다. 신형 투아렉은 2010년에 처음으로 출시된 2세대 투아렉의 후속 모델로 MLB Evo 플랫폼으로 개발되었다.
폭스바겐에선 플래그십 SUV를 담당하고 있지만 차량의 덩치로는 미드 사이즈에 해당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GLE나 BMW X5, 아우디 Q7과 같은 프리미엄 SUV들을 겨냥하여 개발되었기 때문에 차체는 기존보다 더 커졌고 실내에는 프리미엄 감성을 듬뿍 담아내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이전 모델 대비
확실한 발전을 이루었다
MLB Evo 플랫폼은 폭스바겐 그룹의 SUV 들인 벤틀리 벤테이가,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과 람보르기니 우루스까지 두루 사용하는 것으로 투아렉은 이전 모델보다 길이가 77mm, 너비는 44mm 넓어졌다. 이에 따라 실내공간도 더 쾌적해졌으며 적재공간 역시 기존 687리터에서 810리터로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바디의 48%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52% 범위에 하이 테크 스틸을 사용한 경량 차체를 구현하여 몸무게는 이전보다 106kg 줄어들었다. 이전 모델 대비 확실한 변화와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어 냈다고 볼 수 있겠다.
국내엔 V6 3.0 디젤엔진을
먼저 판매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투아렉의 트림은 총 3가지로 모두 같은 3.0리터 V6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추후에 V8 디젤 모델도 출시가 될 예정이다. V6 3.0 디젤엔진은 4륜 구동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루며 다섯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여 언제 어디서나 뛰어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소비자들에게 먼저 인도되는 V6 3.0 디젤은 최대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kg.m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6.1초가 소요된다. 공인연비는 10.3km/L다. 차후 추가될 V8 모델은 4.0리터 V8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 421마력과 최대토크 91.8kg.m을 발휘해 어마 무시한 성능을 발휘한다.
플래그십 SUV 다운 실내
호화로운 옵션
‘수입차는 국산차 대비 옵션이 떨어진다’라는 편견은 투아렉이 말끔히 해결하였다. 신형 폭스바겐 투아렉은 이전 모델 대비 확실한 고급화를 이루어 냈으며 실내에 탑승하면 가장 먼저 ‘이노비전 콕핏’이 눈에 들어온다.
15인치 대형 TFT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이어져 있어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운전자는 터치 또는 제스처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컨트롤할 수 있으며 고급차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나 에르고 콤포트 시트 같은 사양들이 대거 탑재되었다.
GV80에 뒤떨어지지 않는
편의&안전사양들
현재 투아렉은 제네시스 GV80과 여러모로 비교가 되고 있는데 할인이 적용되면 GV80을 7~8천만 원 대로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가격대가 된다. ‘수입차는 옵션이 떨어진다’라는 투아렉이 깰 수 있을 전망이다.
안전을 책임지는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 제동 프론트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트래픽 잼 어시스트, 후방 트래픽 경고 어시스트, 파크어시스트, 전후방 센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ISOFIX 등 안전 편의 사양도 모두 기본으로 적용된다. 여기에 GV80에는 적용되지 않은 사양들까지 더 추가된다.
1. 에어 서스펜션
어떻게 보면 프리미엄 SUV라면 옵션이나 상위 등급에서라도 당연히 갖추어야 할 사양 중 하나인 에어 서스펜션이 투아렉엔 적용된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됨에 따라 주행 모드에 따른 차고 변화도 가능해졌으며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며 뛰어난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억 원 미만 미드 사이즈 SUV 중 에어 서스펜션을 누릴 수 있는 차량을 찾아보긴 어렵다. 따라서 신형 투아렉의 가성비가 자주 언급된다.
2. 셀프 레벨링과
통합 주행모드
신형 투아렉은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적용됨에 따라 셀프 레벨링 및 주행 모드에 따라 차고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오프로드나 좋지 못한 노면을 통과할 때 투아렉은 안락한 승차감과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차고 조절은 최저 40mm부터 최대 70mm까지로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센터 콘솔의 좌측에 위치한 드라이빙 셀렉션 스위치를 통해 총 7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GV80보다 조금 더 다양한데 노멀,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노우, 오프로드, 인디비주얼 이렇게 7가지가 제공된다.
3. 후륜 조향 시스템
두 번째는 후륜 조향 시스템이다. 신형 투아렉에는 옵션이 아닌 기본 사양으로 4륜 구동 시스템이 적용되며 모든 4륜 시스템에는 후륜 조향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상시 사륜구동인 4모션은 최적의 토크 배분을 위해 중앙에 설치된 디퍼렌셜을 통해 매시간마다 구동력 배분이 이루어진다. 구동 배분은 상황에 따라 전방으로 70%, 후방으로 80%까지 보낼 수 있다.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으로 불리는 폭스바겐의 후륜 조향 시스템은 37km/h 속도 이하에서 4개의 바퀴를 모두 조향해 빠른 반응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하게 된다. 낮은 속도에선 후륜이 역방향으로 회전해 회전반경을 줄여주며 고속에선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여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총 세 가지 트림
가격은 8,890만 원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신형 폭스바겐 투아렉의 초기 물량은 3.0리터 V6 디젤 모델이며 3.0 TDI 프리미엄, 3.0 TDI 프레스티지, 3.0 TDI R-LINE 총 3가지 트림으로 나누어졌다.
기본 사양인 3.0 TDI 프리미엄은 8,890만 원이며 3.0 TDI 프레스티지는 9,690만 원, 3.0 TDI R-LINE 은 1억 90만 원으로 형성되었다. 할인이 적용되지 않았을 시엔 제네시스 GV80의 풀옵션 모델과 투아렉의 기본 사양 가격이 교묘하게 겹치게 된다. 폭스바겐이 가격을 의도한 것일까.
신차임에도 바로 적용되는 할인
3.0 TDI 프리미엄이 889만 원
그런데 변수는 폭스바겐이 투아렉을 판매하자마자 프로모션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현금 구매 시 7~10%의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폭스바겐 파이낸스를 이용하면 8~11%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중고차를 회사를 통해 매각할 경우 300~500만 원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게 모든 할인을 적용하면 프로모션 금액은 1,500만 원 수준이 된다.
하지만 중고차 환매제도는 대부분 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현금 기준으로 프로모션을 받으면 3.0 TDI 프리미엄은 889만 원을 할인받아 8,001만 원, 3.0 TDI 프레스티지는 678만 원을 할인받아 9,012만 원, 3.0 TDI R-LINE은 706만 원을 할인받아 9,384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기본 사양에는
대거 빠지는 옵션들
하지만 마지막은 반전이다. 투아렉을 꽤 살만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우선 기본 트림인 3.0 TDI 프리미엄에는 핵심 사양인 에어 서스펜션, 후륜 조향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모두 빠진다.
국내 사양엔 매트릭스 LED 헤드 램프가 빠진 것도 아쉽다. 같은 집안 아우디가 신형 A6를 출시하면서 국내 사양엔 옵션을 대거 제외하고 들여온 것이 괜스레 생각나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판매정책을 이어간다면 어렵지 않을까.
구형 대비 꽤 많이
올라버린 가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기존 투아렉보다 1,000만 원 이상 올랐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독일 3사 SUV 들과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거기에 폭스바겐의 좋지 못한 최근 브랜드 이미지를 감안하면 이차를 1억 원에 가까운 가격을 주고 과감히 구매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아테온 22% 할인 사건처럼 투아렉 역시 추후에 판매량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면 분명 큰 금액의 할인이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현시점에 투아렉을 선뜻 구매하라고 추천하긴 어렵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