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차도 있었나요?” 저조한 판매량 때문에 팔았는지도 몰랐던 국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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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현기’님)

어느 기업이 그렇듯, 자동차 제조사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자동차 판매량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는 그랜저, 싼타페, 카니발, 아반떼, 쏘나타 등이 있으며, 많이 팔리다 보니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잘 팔린 차가 있다면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차도 있기 마련이다. 월 판매량이 한~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국산차가 의외로 많다. 판매량이 매우 적다 보니 차가 출시되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비운의 국산차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기아 K3 쿱
FF 스포츠 루킹 카
포르테 쿱의 후속 모델로 등장한 K3 쿱은 세단 모델인 K3를 바탕으로 만든 2도어 쿠페 모델이다. 스포티한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세단과 다른 디자인을 채택했다. 엔진은 1.6 가솔린과 1.6 가솔린 터보 두 가지가 있었으며, 출력은 벨로스터와 동일하다.

터보 엔진과 더불어 섀시와 서스펜션을 보강해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옵션의 선택지가 비교적 다양한 편이라도 한다. 수동변속기 풀옵션을 선택 가능해 수동변속기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현기’님)

또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도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스포츠카로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입문용으로는 충분했으며, 튜닝을 통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2014년부터는 K3 쿱 챌린지 레이스가 개최되기도 했다.

전작인 포르테 쿱과 마찬가지로 여러 장점을 갖춘 훌륭한 모델이었지만 판매 실적은 매우 저조했다. 당초 연간 7천 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지만 실제로는 2년 동안 1,100대 정도가 판매되었다. 이후로도 판매량은 점차 감소해 2017년 조용히 단종되었다.

현대 아반떼 쿠페
세단과 차이점이 없었다
아반떼 쿠페는 위에 설명한 K3 쿱과 마찬가지로 세단 모델인 아반떼 MD를 바탕으로 만든 2도어 쿠페 모델이다. 쿠페임에도 불구하고 세단과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더 높은 배기량을 가진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었다. 또한 32비트 MDPS를 적용해 주행감각에서 차별화를 두려 노력했다.

디자인을 차별화한 K3 쿱과는 달리 아반떼 쿠페는 디테일한 부분을 제외하면 세단과 큰 차이점이 없었으며, 쿠페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프레임리스 도어를 채택하지 않아 ‘세단에서 문 두 개만 때낸 차’라는 말이 많았다. 결국 벨로스터와 위에 언급한 K3 쿱보다도 판매량이 더욱 낮았고, 출시 2년 만에 단종되었다.

현대 마르샤
고급 중형차를 표방하다
마르샤는 고급 중형 세단을 콘셉트로 잡았으며,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의 라인업을 메워 줄 목적으로 출시했다. 쏘나타 2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엔진은 2.0과 2.5두 가지가 있었다. 내장 디자인은 쏘나타 2를 베이스로 하되, 오디오와 공조장치, 에어백, ECS 등 그랜저에 적용되는 편의 사양이 탑재되었다.

특히 2.5리터 엔진을 탑재한 마르샤의 경우, 공차중량 대비 구동 성능이 매우 뛰어나 당시 고속도로에서 웬만한 국산차들을 모두 이길 정도의 성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마르샤는 그랜저와 쏘나타 양쪽으로 치여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게 되었다. 플랫폼이나 차체가 쏘나타 2와 동일했기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급 중형차가 아닌 비싼 쏘나타로 인식했다.

더군다나 그랜저의 넓은 차체에 쏘나타의 2.0 엔진을 얹은 뉴 그랜저 Executive 모델이 가격 측면에서 상당히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마르샤를 살 돈에 좀 더 보태 뉴 그랜저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국 마르샤는 출시 3년 만인 1998년, 현대자동차의 차량 감축 정책으로 인해 단종되고 말았다.

현대 라비타
유럽형 MPV
라비타는 출시 당시 페라리를 디자인한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아반떼 XD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은 지붕과 큰 차체로 공간이 넓어 활용성이 매우 높은 것이 장점이었다. 디자인만 박스형이 아닐 뿐이지 박스카가 가지고 있었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라비타의 판매량은 매우 처참했다. 2006년에는 월 한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경쟁 모델이었던 레조와 카렌스의 경우 유지비가 적은 LPG 엔진과 7인승 모델을 주력으로 밀었던 데에 반해, 라비타는 가솔린 엔진과 5인승 모델만 출시해 유지비가 많이 나왔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다. 다행히 해외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고, 후속 모델을 출시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대 아슬란
애매한 포지션
다이너스티를 시작으로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출시로 인해 그랜저가 대상으로 하는 연령층이 옛날에 비해 낮아졌다. 많이 젊어진 그랜저로는 더 이상 중, 장년층에게 어필하기 힘들게 되자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를 메꿔주기 위해 아슬란을 출시하게 된다.

그랜저 HG의 플랫폼을 이용해 고급화한 모델이다. 엔진은 3.0과 3.3두 가지가 있었다. 이중 차음 글라스를 비롯한 NVH 보강에 신경 썼으며, HUD 등 제네시스에 적용되는 고급 옵션을 적용했다. 에쿠스와 제네시스 DH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독립함에 따라 플래그십 역할도 맡게 되었다.

자동차 자체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애매한 포지션과 가격이 발목을 잡았는데, 그랜저 바로 위로 제네시스가 있는 상태에서 아슬란은 어중간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슬란과 제네시스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슬란을 살 돈에 좀 더 보태 제네시스를 구입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었다. 2016년에 그랜저의 풀체인지 모델인 IG가 출시되었는데, 아슬란은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구형 플랫폼과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아슬란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결국 출시 3년 2개월 만에 단종되었다. 현대자동차 양산차 역사상 가장 빨리 단종된 비운의 자동차로 기록되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MTKim’님)

대우 G2X
누적 판매량 109대
G2X는 수입 모델이지만 GM대우가 판매했기에 여기에 포함했다. 2007년 GM대우는 새턴 스카이의 브랜드와 이름만 바꿔서 국내에 시판했다. 당시 국내에서 보기 드문 2인승 로드스터였으며, 264마력을 발휘하는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출시 초기 가격은 4,390만 원이었으며, 이후 4,460만 원으로 인상되었다.

G2X는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편의 사양은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은 플라스틱의 느낌이 강하며, 시트 열선과 사이드미러 열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이드미러는 너무 작아 사각지대가 넓어 차로 변경이 어려우며, ECM 룸미러가 아닌 일반 룸미러를 채택했다. 당초 판매 목표를 400대로 잡았지만 4분의 1 수준인 109대만 팔고 1년 만에 단종되었다.

기아 파크타운
기아차 직원도 잘 모르는 차
기아 파크타운은 당시 판매되던 중형 세단인 크레도스의 왜건형으로 출시되었는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옛날부터 왜건에 대해 거부감이 강했다. 특히 중형 왜건은 더욱 인기가 없었다.

기아자동차 직원들조차 이 차에 대해 잘 몰랐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으며, 6개월 남짓한 판매 기간 동안 870대밖에 팔지 못했다고 한다. 파크타운의 실패로 인해 기아자동차는 한동안 중형 왜건을 만들지 않았다가 2016년, 옵티마 스테이션 왜건을 출시했다. 왜건이 인기가 많은 유럽에서만 판매하고 국내에서는 팔지 않는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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