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팔 거에요” 사전계약 중단 사태에도 결국 다시 팔기 시작한다는 쏘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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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배드림 ‘하이넷’님)

기아 신형 쏘렌토 담당자들은 어딘가로 숨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야심 차게 사전계약 첫날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바로 다음날 하이브리드 인증 이슈 건으로 계약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국산 중형 SUV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쏘렌토를 출시하였으나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전계약을 실시한 소비자들의 불만들이 이어졌다. 이에 기아차는 사전계약자들에게 따로 보상안을 마련할 계획을 밝혔는데 문제는 이차를 그대로 팔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대로 판매를 감행한다면 문제는 없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계약 이슈와 기아차의 향후 대처방안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연비 기준 미달로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한 이유는 이제 다들 아실듯하다. 현행법상 1,600cc 미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복합연비가 15.8km/L 이상이 되어야 친환경차로 인증받을 수 있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3km/L로 0.5km/L가 모자라 인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기아차는 친환경차 세제혜택이 적용되는 사전계약 가격표를 제시했고 많은 소비자들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디젤엔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져 계약자 60%가 하이브리드로 몰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친환경차로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은 자동차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개별소비세 100만 원, 교육세 30만 원, 부가세 13만 원 총 143만 원과 취등록세 90만 원으로 다 합치면 233만 원가량을 지원받을 수 있다.

뿔난 소비자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쏘렌토는 결국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고 이런 세제혜택들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쏘렌토가 2.0 자연흡기 엔진에 전기모터가 결합되었었다면 1,600cc 이상이기 때문에 15.3km/L로도 인증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1.6 터보 엔진의 배기량은 1,598cc이기 때문에 15.8km/L 기준을 적용받았다.

다운사이징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제대로 기준을 체크하지 않고 출시를 감행한 기아차가 전적으로 잘못했지만 상식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다. 자동차가 출시되기 전 인증과 관련된 기준조차 맞지 않는 것을 제조사가 캐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
“쏘렌토는 친환경차
등록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문제는 더욱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가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하는데 쏘렌토는 아직 어떠한 등록 신청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애초에 인증을 받지 않은 채로 사전계약을 실시한 것이었다.

대기업에서 이러한 인증조차 받지 않고 그대로 계약을 감행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는 기존에 하이브리드를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2.0이 아닌 1.6 하이브리드를 사용하는 니로도 있기 때문에 기아차가 친환경차 인증 기준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전계약 고객들에게만
300억이 넘는 금액을 보상해야 한다
기아차는 이번 일에 대해 “담당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라고 발표하여 계약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대부분 사전계약자들은 “친환경 인증을 못 받는 하이브리드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라며 기아차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다.

현재 기아차는 사전계약자들에 대한 마땅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였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보상이 이루어질지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기존 가격표의 개별소비세 100만 원, 교육세 30만 원, 부가세 13만 원을 합친 143만 원과 취등록세 90만 원 총 233만 원을 지원해 줘야 할 것이다. 하이브리드 사전계약자 13,849명에게 이렇게 보상을 해준다면 기아차는 300억이 넘는 금액을 물어줘야 한다.

(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재인증 VS 그대로 판매
어떻게 해야 할까
쏘렌토 하이브리드 인증 이슈는 사전계약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출시일이 늦춰지더라도 친환경차 인증을 다시 받아 문제가 없는 차를 출시해야 한다는 의견과 계약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지급하고 출시를 감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현재 기아차는 재인증을 받지 않고 판매를 그대로 감행할 전망이기 때문에 약 337억 원의 보상책을 마련할 전망이다. 별도의 친환경차 인증 없이 단순 보상으로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전계약으로만 올해 생산량의 90%가 확보되었으니 급한 불을 끄고 우선은 생산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공해 2종 혜택은
적용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친환경차 세제혜택은 받을 수 없지만 저공해 자동차 2종은 확정되어 저공해 자동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다. 쏘렌토는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한 연비가 문제인 거지 배출가스는 저공해자동차 인증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하이브리드가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선 총 3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HEV 시스템’, ‘기준치 이상의 연비’,’저공해 차량 인증’이 필요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이중 ‘기준치 이상의 연비’를 충족시키지 못하여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환경부 주관의 저공해 차량 혜택은 받을 수 있다고 전해졌다. 사전계약자의 입장에선 세제혜택을 받는 금액을 보상받으면 출고 후 저공해자동차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구매 시 적용받는 세제혜택은
추후 중고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 내부 자료에 의하면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생산을 24일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24일 워밍업으로 20대를 생산하고 26일부턴 40대가 생산되며 3월 2일부터는 일 90대 수준의 물량이 꾸준히 생산될 전망이다. 생산을 시작한다는 것은 재인증을 받지 않고 그대로 판매하겠다는 이야기와도 같으며 기아차는 우선 사전계약 물량을 털어내고 내년 부분변경을 통해 재인증을 받아 판매할 전망이다.

자동차 구매 시 친환경차 인증을 통해 받는 세제혜택은 후일에 중고차로 구매할 때도 그대로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출고되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추후 중고차로 구매한다면 세제혜택은 받을 수 없게 된다. 연식변경 때 친환경 인증을 받은 모델이 등장한다면 초기 출고분은 중고차 값에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팔고 해치우자 식 마인드는
매우 위험하다
많은 소비자들은 기아차가 빠르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기아차가 보상안과 향후 대처에 대한 입장을 빠르게 발표하지 않으니 소비자들은 답답하고 여러 기사들과 루머가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를 취합해보면 기아차는 재인증을 받지 않고 사전계약자들에게 보상을 진행 후 그대로 판매를 감행할 전망인데 ‘팔고 해치우자’ 식의 운영이 된다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와 기아차의 이미지에는 그리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기아차의 현명한 판단과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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