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친환경차 인증 사태가 벌어지면서 동호회를 포함한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많은 추측성 뉴스와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기아차가 아직 정확한 사태의 원인과 보상안, 향후 대책에 대한 발표를 정확하게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마음은 답답할 뿐이다.
그런데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관련된 자료를 확인하던 중 배터리 용량이 이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차량들보다 유독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었던 쏘렌토엔 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계약 중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
먼저 본문에 앞서 많은 소비자들이 혼란을 가지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친환경차’와 ‘저공해 자동차’ 인증 부분이다. 둘은 서로 엄연하게 다르며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산업부에서 담당하는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해 차량 구매 시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친환경차 세제혜택은 받지 못하지만 저공해자동차 인증은 가능해 저공해자동차 2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는데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받기 위한 배출가스 조건은 기아차가 아직 정식으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증이 가능한지 정확하게 알 순 없다.
친환경차 인증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친환경차 인증은 산업통상자원부 관할로 진행된다. 친환경 자동차가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친환경차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HEV 시스템’, ‘기준치 이상의 연비’,’저공해 차량 인증’ 세 가지가 필요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기준치 이상의 연비’ 조건을 달성하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기아차는 발표하였다.
저공해자동차 인증에 관한 이야기는 따로 없었지만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는 원인을 ‘기준치 이상의 연비’ 조건으로 말했으니 저공해자동차 인증은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많은 소비자들은 해석했다.
저공해 자동차 인증은
환경부 담당이다
그렇다면 저공해자동차 인증은 어떻게 받는 걸까. 이것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닌 환경부 소관으로 진행된다. 인증 관련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대기 환경보전법 제74조 1항에 따라 저공해 자동차 2종 인증을 받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산화탄소는 0.623g/km 이하,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는 0.019g/km 이하, 입자상 물질은 0.002g/km 이하가 되어야 한다.
일각에선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도 97g/km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105g/km인 쏘렌토는 이마저도 넘지 못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현재법적으로는 이산화탄소 기준은 확인되지 않고 이외에 다른 배출가스들의 기준이 존재한다. 즉,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상관없다는 이야기다.
차량 2부제
면제는 받지 못한다
저공해자동차 2종 인증을 받게 되면 여러 가지 혜택들이 주어진다. 공영주차장 50% 할인, 지하철 환승주차장 최대 80% 할인, 서울 남산터널 1,3호 혼잡통행료 면제 혜택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차량 2부제 면제는 받지 못한다. 이는 저공해자동차 인증만으론 불가능하며 산업부 주관의 친환경차 등록까지 모두 끝난 차량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편의 문화시설, 체육시설 등 정부 및 행정과 관련된 공공기관의 주차장은 차량 2부제 실시일에 주차장 이용이 불가능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연비 재인증 사례가 존재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재인증은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작년 출시된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공인연비를 재인증 받는 일이 있었다. 재인증 대상 차량은 빌트인 캠(내장형 블랙박스)이 적용된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이었는데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상 전기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빌트인 캠이 적용된 차량은 연비가 조금 더 낮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재인증 결과 빌트인 캠이 없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16인치 휠 적용사양은 복합연비가 20.1km/L, 적용된 모델은 19.8km/L가 나왔다. 17인치 휠 사양은 빌트인 캠이 적용되지 않으면 19.1km/L, 적용된다면 18.8km/L가 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5인승, 2WD, 17인치 기준이다
따라서 쏘렌토 하이브리드 역시 적용된 사양이 달라지면 연비는 현재 발표된 것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가 기준치로 제시한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15.3km/L 연비는 5인승, 2WD, 17인치 타이어를 적용했을 때의 기준이다.
옵션으로 존재하는 스타일을 선택하게 되면 휠이 19인치로 커지게 되며 여기에 6,7인승과 4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연비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7인승에 4륜 구동까지 적용한 모델은 잘 나와도 13~14km/L 정도의 연비를 보여줄 것인데 연비 인증은 사양별로 각각 받아야 한다.
따라서 현재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재인증으로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순히 가장 하위 트림인 5인승 2륜 구동 17인치 타이어 적용 모델의 연비를 15.8km/L로 올리더라도 나머지 상위 등급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니로를 포함한
다른 세단들보다도
배터리 용량이 작다
한 가지 의문점이 또 포착되었는데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배터리 용량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배터리 용량은 1.49kWh로 같은 집안의 니로 하이브리드의 1.56kWh보다도 작다. 세단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1.76kWh, K7 하이브리드 역시 1.76kWh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기아차 모든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세단과 심지어 훨씬 작은 차인 니로 하이브리드보다도 배터리 용량이 작은 것이다. 준대형 SUV라고 주장한 쏘렌토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량이다. 배터리 용량은 다른 차량들보다 작은데 차는 더 무겁고 전기 모터는 강한 것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배터리 성능 저하 및 수명 역시 더 짧을 가능성이 크다.
세단보다 큰 SUV에
가장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이유가 뭘까
현대기아차는 그간 하이브리드를 계속해서 출시하면서 배터리를 점점 키워왔다. 그랜저 역시 IG로 넘어오면서 용량을 1.76kWh으로 늘렸으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이례적으로 적은 배터리 용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쏘렌토는 세단보다 더 크고 무거운 SUV이기 때문에 전기모터 역시 출력이 강한 44.2kW 모터를 적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용량이 작아졌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기존 1.76kWh 배터리를 소렌토에도 동일하게 사용했다면 15.8km/L를 넘겼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배터리 용량을 줄인 이유는 무엇일까. 원가절감이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LG 배터리가 아닌 다른 배터리를 적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기아차는 친환경차
등록 없이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앞서 기아차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친환경차 등록조차 마치지 않은 채 사전계약을 실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애초에 친환경차 인증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대기업에서 이러한 인증조차 제대로 받지 않고 그대로 계약을 감행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엔진은 다르지만 동일한 배기량인 1.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니로 하이브리드도 있는 기아차인 만큼 친환경차 인증 기준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당연히 차량 개발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목표치(KPI)를 설정하고 차량을 만들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연비 목표 수치조차 설정하지 않고 차를 개발했을 리가 없다.
반쪽짜리 하이브리드라는
오명은 피해 갈 수 없을 전망
현재 한 쏘렌토 카페의 관계자는 “출시 전 모든 차량에 대한 인증은 마쳤으나 친환경차로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계약을 진행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기아차 관계자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전했다. 말을 어렵게 돌렸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론 친환경차 등록 절차를 제대로 마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차량 계약을 시작했다는 것은 변함없다.
기아차는 이미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생산을 24일부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의 분위기로는 사전계약자들에게 세제혜택 부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진행한 뒤 그대로 판매를 감행할 전망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반쪽짜리 하이브리드라는 오명은 피해 갈 수 없을 전망이다.
쏘렌토 사전계약 중단 사태는 결국
실수가 아닌 예견된 일에 가깝다
일각에선 “어떻게 해도 연비 기준 충족이 안되니 기아차가 이를 알고도 보상으로 때우고 판매를 하려고 한 계획적인 일이다”이라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기아차 내부에서 연비 기준과 쏘렌토의 결과를 알지 못했을 리가 없으니 이는 실수가 아닌 예견된 일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만약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추후 연식변경 때 연비 조정을 통해 친환경차 인증이 이루어진다면 초기 출고분 차량들은 중고차 값 영향도 타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친환경차 인증이 없이 판매가 이루어진다면 구매에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겠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기아차는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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