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와 동시에 1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GV80’에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초기엔 배터리 방전 문제가 있었으며 이후 조립 불량과 2열 전동시트가 사람이 앉아있음에도 접혀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꾸준한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소프트웨어 문제로 변속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D 기어에 놓았음에도 차가 뒤로 가는 일까지 발생했다.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일들을 자동차의 ‘결함’이라고 불러왔다. 현대차는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빠르게 수정하고 있지만 출시 후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연이어 결함 문제가 터지고 있어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네시스 GV80 결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팰리세이드의 인기
GV80이 바통터치 받았다
시작 가격이 6천만 원 중반대이며 최고 사양 실구매가는 9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자동차임에도 GV80의 인기는 대단한 수준이다. 그간 국산차 중 ‘대기 기간’ 하면 바로 떠오르던 차는 팰리세이드였는데 이제는 GV80이 그 타이틀을 이어받게 되었다.
현재 GV80을 계약하면 대기 기간만 최소 10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전해졌다. GV80의 월 생산 가능량은 2천 대 수준인데 이미 2만 대 넘게 계약이 진행되었으니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최소 10개월 이상은 소요된다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이다.
문제는 출시된 직후
여러 결함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잘 팔리는 동안 연이어 여러 가지 결함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단순 조립이 잘못된 것부터 시작해서 주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속기 문제, 심지어 차량이 방전되는 문제와 탑승객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존재했다.
현대차는 문제가 제보되는 대로 빠르게 개선을 하려는 액션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프리미엄을 내세운 GV80에서 연이어 문제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은 점점 이 차의 구매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출고가 약 2개월 정도 지난 현시점에 그동안 공개되었던 GV80의 문제점들을 쭉 정리해본다.
제품에 이상이 있는 것을
결함이라고 부른다
가끔 GV80의 문제점들이 올라올 때 “이걸 결함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라고 이야기하는 네티즌들도 볼 수 있다. 결함이라는 것은 제품에 이상이 있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정상적인 차량과 다른 부분이 있거나 차량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는 결함으로 보는 것이 맞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자동차는 결함이 존재할 수 있다. 사람이 만드는 자동차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결함이 발견되고 나서 제조사가 취하는 액션이다. 발 빠르게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조치를 시행하여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브랜드들도 존재한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방법에 따라 소비자들의 마음은 움직일 수밖에 없다.
1. “하루 세워놨더니
방전되어 버렸어요”
가장 처음 문제로 지적되었던 것은 바로 차량 방전이었다. GV80을 출고한 동호회 회원들의 차량에서 하루 차를 세워놨더니 방전이 되어버렸다는 사례들이 줄지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GV80의 테스트카 시절부터 꾸준히 들려오던 방전 문제가 실제 양산차에서도 그대로 발생한 것이다.
이에 카페 회원들은 “문제 해결을 못하고 그대로 출시한 게 아니냐”,”방전되면 어떻게 조치를 해야 하나”,”하루 만에 방전되면 불안해서 어떻게 탈 수 있겠냐”라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다만 이에 대한 현대차의 공식 입장은 없었으며 방전이 된 차량들은 대부분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를 교환해 주는 정도에 그쳤다고 전해졌다.
2. “이걸 주문한 게 아닌데…
당황스러운 조립 불량”
두 번째는 출고 전 검수가 잘못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조립 불량’ 문제다. 이 역시 출시 초기에 발생한 문제로 GV80 전시차에 적용된 블랙 인테리어 소재가 조수석 쪽만 브라운으로 적용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카페 회원이 이를 제보하였다.
애초에 조립이 잘못된 것이 문제였지만 신차 출고 전 QC 과정에서 이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만약 전시차가 아닌 고객에게 인도가 되는 차량이었다면 문제가 더 커졌을 것이다. 이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이게 와이파이의 결과인가 봅니다”,”유튜브 보면서 조립하니 저렇게 나오지”,”역시 제네시스=현대차’라며 프리미엄과 품질경영을 선언한 현대차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최근엔 GV80의 근황이라며 신차를 출고했는데 앞, 뒤 휠 사이즈가 다르게 조립되어 출고되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앞엔 20인치, 뒤는 22인치 휠이 적용된 모습이었는데 휠이 이렇게 다르게 조립되어 출고된 GV80은 처음이었다.
실제로 휠이 다르게 출고된 것인지 아니면 글쓴이가 악의적으로 다른 휠을 장착하여 올린 것인지 진위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이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역시나 날이 선 비판들을 이어갔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프리미엄 자동차에 QC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소비자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다.
3. “D는 후진 R은 전진”
변속 오류 문제
세 번째는 주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된 결함으로 변속기를 D 레인지에 두었음에도 차가 뒤로 가는 변속 오류가 발생하는 증상이었다. 한 동호회 회원은 변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GV80의 영상을 촬영하여 업로드하였으며 기어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D에서 후진을 하고 R에서 전진을 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현대차는 스톱 앤 고 장치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변속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해당 부분 리콜을 실시하였다. 전자식 기어를 적용하면서 소프트웨어 문제가 생긴 것인데 다행히 빠른 리콜이 이루어져 해당 문제는 해결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1. 사람이 앉아있어도
접혀버리는 2열 전동시트
이것은 결함이라고 하기보단 설계 단계부터 그렇게 설정이 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탑승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 꼭 개선이 되어야 할 부분들이다. 첫 번째는 사람이 탑승하고 있어도 그대로 접혀버리는 2열 전동시트다.
230만 원짜리 ‘2열 컴포트 패키지’ 옵션을 추가하게 되면 얻을 수 있는 2열 전동시트는 버튼 하나로 3열 승하차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2열 시트 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문제는 2열에 사람이 탑승하고 있더라도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그대로 접히게 되어있어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GV80은 2열에 앉아있더라도 트렁크 쪽에서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자동으로 앞으로 밀리며 실제로 성인 남성이 탑승하고 있어도 시트는 그대로 접혀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안전을 위해 사람이 타고 있다면 이를 감지하여 기능이 작동하지 않거나 멈추도록 작동 로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GV80뿐만 아니라 현대 팰리세이드에서도 동일하게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2열 전동시트 기능을 제공하는 현대차의 모든 SUV에 안전기능을 추가할 필요가 있겠다. 만약 2열에 어린아이가 탑승하고 있을 때 시트가 접혀버린다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2. 온도만 조절 가능한
반쪽짜리 2열 독립 공조 시스템
또한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반쪽짜리 2열 독립 공조 시스템’도 개선이 되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2열 전동시트와 함께 230만 원짜리 2열 컴포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얻을 수 있는 GV80의 2열 공조기는 온도와 풍량을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이 모두 존재하지만 2열은 온도만 독립적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2열에서 풍량을 조절하게 되면 1열도 같이 연동이 되어 조절되기 때문에 완전한 독립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현대 팰리세이드나 모하비에서는 풍량과 온도를 포함한 완전한 독립 공조가 되는데 프리미엄을 표방한 GV80에서 제대로 작동하질 않으니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2열 독립 공조는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현대 베라크루즈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던 기능이다.
프리미엄을 추구하기 전에
기본기와 품질부터 갖춰야 한다
이제 출시한지 두 달 정도 지난 차에서 여러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초기 품질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속기 문제나 2열 시트 문제 등은 하루빨리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야 되는 중요한 문제다.
제네시스는 GV80을 출시하며 새로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기존과는 다른 한 차원 더 높아진 품질과 상품성을 선사할 것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그간 현대차가 보여왔던 품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을 하려면 무엇보다 기본기와 품질부터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한번 등이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테니 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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