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당신이 아우디 차주라면 주목해야 할 글이다. 거의 대부분 수입차 제조사들은 시기에 맞추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프로모션 할인을 실시한다. 그중 독일 브랜드인 아우디는 시기와는 관계없이 거의 4계절 내내 프로모션 변동률이 높은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동차를 저렴하게 할인받아 구매하는 것이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문제는 할인율이 너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먼저 산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일들이 너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우디 코리아는 매번 신차가 나올 때마다 “고무줄 할인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지만 현실은 계속 할인이 반복되었다. 아우디는 매번 왜 이러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아우디 고무줄 할인 논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이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C6 A6가 열심히 판매되던 2000년대 중반 아우디는 국내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라이벌들 대비 저렴한 가격과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데 성공했고 그 당시 아우디는 꽤 탄탄한 독일차 특유의 주행감각과 아우디 특유의 모던한 감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팬층이 꽤 두터웠었다.
당시 네임밸류 자체는 벤츠와 BMW에 조금 밀렸지만 아우디는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가고 있었다. 저 시절엔 별다른 논란도 없었기에 아우디에게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국내 시장에서
호황기를 누렸던
2010년대 중반
그 뒤로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신형 A6와 스포츠백 스타일을 가진 A7이 등장하게 되었고 국내에선 정말 많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A7은 벤츠 CLS와 함께 수입산 스포츠백 양대 산맥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C7 A6는 E클래스, 5시리즈와 함께 E세그먼트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다.
이때부터 아우디는 시기에 따라 1천만 원 이상을 할인해 주는 등 다른 경쟁사들 대비 많은 프로모션 할인을 적용해 주었기 때문에 “아우디는 할인을 많이 받고 사야 한다”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당시 A6를 구매할 때 “천만 원 이상 할인을 받지 못하면 잘못산거다” 라는 이야기가 들려왔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평택항 재고떨이 사건
A3 사건 등 여러 일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2015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같은 그룹이었던 아우디 역시 판매 중인 모든 디젤 차종에 대한 판매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사실상 브랜드에서 판매할 수 있는 차종이 아예 없어진 아우디는 더 이상 국내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중간중간 평택항에 장기간 방치되어 있던 재고 차를 판매하기도 했으나 상태에 문제가 있는 차라는 논란이 불거졌고 A3를 700만 원 이상 할인해 준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으나 구매 조건이 까다로웠고 사실상 일반인들이 구매가 불가능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안 팔리자 할인율을
두 배로 높여버린
Q7 재고떨이 사건
본격적인 문제는 작년부터 발생했다. 아우디 코리아는 다시금 판매 재개를 선언하며 먼저 재고로 남아있던 SUV Q7 2.0 가솔린 모델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정가가 7,848만 원이었던 Q7에 4~500만 원 수준의 할인을 더해준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은 Q7을 계약했으나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끝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저조한 계약률을 기록했다.
이에 아우디 코리아는 곧장 할인율을 두 배로 높인 1,200만 원 수준으로 바꾸어 먼저 계약을 진행했던 사람들은 고스란히 5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손해 보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 사전 계약자들에게 아우디 코리아는 “재고 처리를 위해 판매하는 모델로 더 이상의 추가 할인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시 받았으나 곧장 추가 할인을 진행하면서 사전계약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아우디는 먼저 사면 안 된다”
할인이 당연시되어버렸다
Q7 사건이 크게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아우디는 먼저 사면 안 된다”,”소비자를 기만한 사건”이라며 아우디 코리아를 비판했다. 사전계약을 진행했던 사람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만들었으니 당사자였다면 누구든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아우디 코리아의 답변이었다. Q7 할인 논란에 대한 아우디 코리아의 공식 답변은 “고객에게 판매하는 차량 가격과 프로모션은 각 딜러사의 재량으로 결정된다”라고 밝혔다. 차량 할인율은 딜러사의 재량이므로 코리아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새롭게 출시한 A6는
두 달 만에 판매 정지되었다
아우디 코리아는 작년 10월 신차인 A6를 국내에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사양은 옵션이 많이 빠졌으며 출시가 되고 고작 2개월이 지난 뒤 주행 중 시동 꺼짐과 국내 안전벨트 경고음 규정 미준수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랜만에 출시한 신차 판매가 바로 중단되면서 아우디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는 더욱더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A6는 출시하자마자 천만 원에 가까운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아우디 가격정책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내년 되면 더 깎아 주겠네”라며 긍정보단 부정에 가까운 반응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플래그십 세단 A8도
신차효과는 누리지 못했다
그 후 새롭게 출시된 신형 A8 역시 A6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는 이미 공개된 지 오랜 기간이 지난 모델이었기 때문에 마땅한 신차효과는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오랜만에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 코리아는 분위기 반전을 이뤄 내야 하는 상황임에도 반복되는 고무줄 할인 정책을 방관하고 있으며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듯한 태도 때문에 이미지는 오히려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판매 다시 시작합니다”
냉담한 소비자들의 반응
아우디 코리아는 1월 판매가 중단된 A6를 다시 판매한다는 소식을 최근 발표하였다. 오는 16일부터 전국의 아우디 전시장에서 계약을 받기 시작할 예정인데 정확한 가격과 할인정보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가격으로 다시 책정해서 내놓겠다”라는 분위기인 만큼 이번에는 신중하게 가격을 책정할 전망이다.
물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이제 냉담하다. A6가 다시 판매되며 이번엔 천만 원 이상의 할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러면 작년 10월에 구매한 사람들은 또 호구되겠네”,”방관하는 아우디 코리아가 문제다”,”어쩌다 아우디가 이지경이 되었나”라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여전히 아우디 코리아 관계자는 “딜러가 알아서 하는 일이니 관계없다”라고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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