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토스에 XM3까지 등장하자 “저게 SUV냐”고 욕먹기 시작한 국산차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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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stagram ‘rovers_park’ 님)

요즘 국산 ‘소형 SUV 시장’은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오랜 기간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었던 티볼리는 이제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며 신흥 강자 기아 셀토스와 이에 대적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그리고 최근엔 가성비로 무장한 르노삼성 XM3까지 등장했다.

사회 초년생들이 점점 첫차로 아반떼 같은 세단이 아닌 소형 SUV를 많이 구매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당분간 소형 SUV의 인기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데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뒤처져 잘 언급조차 되지 않고 쓸쓸히 묻혀버린 비운의 SUV가 하나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경쟁에서 뒤처진 기아 소형 SUV 스토닉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베뉴, 아반떼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저렴한 승용차
기아 스토닉은 2017년 등장한 소형 SUV로 현대차의 베뉴, I20 액티브 같은 차량들과 짝을 이루는 소형 SUV다. 프라이드의 4세대 모델인 YB 플랫폼을 사용하여 제작하였으며 코드명 역시 YB SUV로 사실상 현재는 ‘내수용 프라이드’라고 봐도 크게 문제가 없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기 때문에 유럽에 판매되는 프라이드와 공유하는 부품들도 많으며 국내에선 시작 가격을 기준으로 베뉴, 아반떼에 이어 3번째로 저렴한 승용차에 속한다. 1,585만 원부터 2,111만 원까지로 구성된 스토닉은 출시 초기 가성비 좋은 소형 SUV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당시 라이벌이었던 현대 코나나 쌍용 티볼리보다 차가 작았기 때문에 가성비를 강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짧은 신차효과만 누리고
판매량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의 반응이 그렇게 좋진 못했다. 출시 초기엔 1.6리터 디젤 엔진에 7단 DCT를 조합한 버전과 1.4 카파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두 가지 모델로 판매가 되었지만 라이벌 SUV들 대비 저조한 판매량을 이어오며 현재는 인기가 거의 식은 상태다.

초반에 잠깐 신차효과를 누리며 월평균 1,200대 정도 판매가 되었으나 현재는 월평균 300대 수준으로 소형 SUV중 가장 저조하다. 분명 가격만 보면 저렴하여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스토닉보다 조금 더 크고 비싼 티볼리나 코나 같은 경쟁 차종들을 선택했다. 현재는 1.0 가솔린 터보와 1.4 가솔린 자연흡기 모델만 판매가 되고 있다.

새로운 강자 셀토스와
더 저렴한 베뉴의 등장
스토닉 판매량이 출시 초기처럼 좋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바로 스토닉보다 인기가 많은 강력한 신차들이 연이어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토닉도 출시 초반엔 가성비가 좋은 소형 SUV로 월평균 천대가 넘는 안정적인 판매량을 보였으나 작년 기아 셀토스와 현대 베뉴가 출시되면서 판매량은 급감하였다.

특히 셀토스는 소형 SUV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티볼리와 여타 라이벌들을 모두 압살하고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게 되었고 현대 베뉴는 국산 SUV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며 스토닉을 구매할 생각이 있었던 수요층들을 뺏어가 버렸다. 스토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이 두 차량에 몰리면서 스토닉은 자연스레 잊혀질 수밖에 없었다.

가성비는 좋았으나
큰 메리트는 없었다
두 번째 문제는 바로 가성비로만 놓고 보면 꽤 훌륭했으나 굳이 스토닉을 선택할만한 특별한 매력은 없었다는 것이다. 가격 부분에서도 현재 1.0 리터 터보 엔진에 상위 트림을 선택하고 옵션을 몇 개 추가하면 2천만 원대 중반까지 올라가게 되어 다른 소형 SUV 들에 자연스레 눈길이 가게 되는 구조다.

현대 베뉴를 제외하곤 라이벌들 중 스토닉보다 작은 사이즈를 가진 소형 SUV가 없기 때문에 크기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또한 차급을 나누기 위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LKAS 기능은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게 만들어놓은 점 역시 스토닉에겐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니로와의 판매 간섭
친환경 파워트레인의 부재
가성비가 좋은 소형 SUV인만큼 연료 소비 효율이 좋은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면 또 다른 수요층을 노렸을 수도 있지만 스토닉은 가솔린과 디젤 외에 별다른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같은 집안의 니로와 포지션이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결국 스토닉의 상품성과 파워트레인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사실상 준중형과 소형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등급으로 판매가 되었던 기아 프라이드의 포지션을 스토닉이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겠다. 그래서 어쩌면 판매량이 많이 나올 수가 없는 차량이라고 보는 것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기아차 입장에서 스토닉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SUV는 아니기 때문이다.

가성비와 틈새시장 공략에
제대로 성공한 르노삼성 XM3
현재 기아 스토닉은 부분변경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등장할 전망이다. 디자인에 소소한 변화를 주고 편의 사양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순한 업그레이드 수준으로는 현재처럼 저조한 판매량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다.

확실한 가성비를 추구하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를 잘한 좋은 예로 르노삼성 XM3를 들 수 있겠다. XM3는 그간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선 볼 수 없었던 쿠페형 스타일 SUV 디자인을 내세웠으며 동급에서 가장 저렴한 시작가격을 통해 가성비로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사전계약은 이미 5,500대를 넘어서 르노삼성 최대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트림, 옵션을 재정비해
제대로 된 가성비를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스토닉은 월평균 200여 대가 판매되고 있으며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현행 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시된다면 판매량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소비자에게 이미 스토닉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소형 SUV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가격이 정말 저렴하거나 스토닉만의 특장점이 존재한다거나 둘 중 하나는 어필할 수 있어야 국내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썬 당장 디자인을 큰 폭으로 바꾸는 것은 어려워 보이고 옵션과 트림을 재정비해 가성비 측면을 강조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과연 스토닉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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