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안타까운 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 한때 ‘SUV 명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브랜드인 만큼 쌍용자동차의 부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도 안쓰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어져온 부진에 이제는 브랜드의 존폐 위기 상태에 놓여버린 쌍용차는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가 단 한 대도 없는 상황이다. 1년 내내 신차가 출시되지 않는다니 그렇다면 판매량이 회복될 기미 역시 보이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현재 쌍용차가 개발 중인 신차는 딱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먼저 출시될 하나를 살펴보자.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잊혀진 국산 프레임 SUV 렉스턴 페이스리프트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브랜드 존페 위기에
놓인 쌍용자동차
요즘 시대에 어렵지 않은 브랜드가 어디있겠냐만은 국산 자동차 브랜드 중에선 쌍용차만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수입차로 전환을 선언한 한국지엠 쉐보레는 작년부터 신차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으며 오랜 기간 부진해 왔던 르노삼성 자동차는 최근 ‘XM3’를 통해 흥행을 이어가며 새 바람을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올해 별다른 신차 소식이 없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어떠한 무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판매 중인 모델들의 판매량 역시 그렇게 신통치 못하기 때문에 쌍용차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연구개발을 진행하기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잘나가던 티볼리 신화
어떻게 무너지게 되었나
쌍용차는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하며 국내 소형 SUV 시장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당시 ‘트랙스’와 ‘QM3’ 정도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국내 소형 SUV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티볼리는 수많은 인기를 얻으며 쌍용차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좋은 나날들을 보내왔다.
티볼리가 성공하면서 현대기아차는 코나와 셀토스를 출시했으며 현재는 소형 SUV 시장에 매우 다양한 선택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출시된 지 오래 지난 티볼리는 경쟁에서 한참 뒤처진 상황이다. 한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지만 기본적인 뼈대는 2015년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모델의 수명이 거의 다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형 SUV는 브랜드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품성 개선을 위해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여야 하지만 쌍용차는 현재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티볼리 후속을 개발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티볼리는 가성비와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지만 이제는 상품성과 기본기 측면에서 라이벌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경쟁을 위해선 큰 폭의 개선이 필요하다.
티볼리가 많이 팔렸음에도 쌍용차의 재정상태가 나아지지 못한 이유가 있다. 소형 SUV는 판매가 이어져도 마진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티볼리의 성공이 쌍용차에게 이익적인 측면에선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익을 내려면 G4 렉스턴 같은 비싼 차들이 많이 팔려야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뷰티풀 코란도의 실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쌍용차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작년에 출시한 뷰티풀 코란도의 실패 때문이다. 쌍용차는 3천억 원이 넘는 개발비를 들여 신형 코란도를 개발하였으나 티볼리 패밀리룩 디자인을 적용한 코란도는 티볼리 중자에 불과했으며 라이벌 SUV들 대비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점을 찾기 어려운 평범한 SUV였다.
코란도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터프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는 사라지고 티볼리와 비슷한 도심형 SUV가 탄생했으니 소비자들은 코란도에 관심을 크게 가질 수 없었다. 결국 야심 차게 출시한 코란도가 실패하면서 쌍용차 입장에선 더욱 어려운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티볼리 에어 단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일각에선 코란도 때문에 희생된 ‘티볼리 에어’ 단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꽤 많았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롱보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를 출시하며 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었다. 패밀리카로 활용이 가능한 도심형 SUV였던 만큼 매월 꾸준한 판매가 이루어졌지만 코란도가 출시되며 쌍용차는 소비층이 겹친다는 이유로 티볼리 에어를 단종시키고 말았다.
잘 팔리고 있던 차를 과감하게 단종하는 것은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다. 애초에 포지셔닝이 겹치게 코란도를 출시한 것 역시 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 에어의 영역을 그대로 남겨두고 코란도는 조금 더 코란도의 상징성에 걸맞는 SUV로 출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떠나질 않는다.
2017년 공개된
2세대 G4 렉스턴
2017년 출시된 2세대 Y400 G4 렉스턴은 쌍용차가 내놓은 야심작이었다. 모하비 말고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국산 프레임 보디 SUV시장이었던 만큼 렉스턴은 출시 초반 꽤 괜찮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하지만 6기통 디젤의 부재로 모하비와 직접적인 경쟁은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있었고 가격은 당시 맥스크루즈와 비슷하게 책정이 되어있어 경쟁상대가 애매해져 버렸다.
이제는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만큼 상품성 개선을 위해 부분변경이 아닌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되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F/L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지적받아왔던 파워트레인의 개선과 편의 사양이 대거 추가된다면 어느 정도 경쟁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외관 디자인의 변화
스타일이 어느 정도로 바뀔까
최근 G4 렉스턴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테스트카가 포착되었다. 전, 후면부에 두터운 위장막을 두르고 있는 테스트카의 모습을 통해 디자인의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으며 안개등이 번호판 주변부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현재 가솔린 2.0T 엔진의 추가 가능성에 대해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새 엔진이 추가된다면 이 역시 환영받을 수 있는 소식이 되겠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전히 6기통 디젤엔진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풀 컬러 디지털 계기판
반자율 주행 시스템도 탑재된다
현행 렉스턴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았던 반자율 주행과 관련된 시스템들도 탑재될 전망이다. 스파이샷의 전면부 범퍼 하단 중앙 부분을 보면 레이더로 추정되는 물체를 확인할 수 있다. 코란도에서 먼저 선보인 IACC가 적용될 것이며 2.5 레벨의 반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되어 상품성을 개선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압식이었던 스티어링 휠 역시 전자식으로 변동될 것이며 차급에 맞게 풀 LCD 디지털 계기판 역시 적용될 전망이다. 최근 신형 아반떼에도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된 것을 보면 이제는 더 이상 디지털 계기판의 고급차에만 적용되는 전유물이라고 보기도 어렵겠다.
기존 스텝게이트식이 아닌
전자식 기어봉이 적용된다
최근엔 실내 사진이 포착되었는데 G4 렉스턴에도 전자식 기어봉이 장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 오랫동안 고집해왔던 투박한 스텝게이트식 기어가 사라지면서 훨씬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기어 레버의 뒤쪽으론 드라이브 모드와 각종 기능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버튼들이 존재하며 기어노브의 오른쪽엔 컵홀더가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미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동급 국산 SUV 들에서 이미 볼 수 있었던 것이거나 진작에 적용되었어야 할 부분들이기 때문에 시기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그래도 적용해 준다고 하니 다행이다.
당시 렉스턴은
고급차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약 10년 전 이야기가 되었다. 대한민국 1%를 위한 자동차라며 국산 고급 SUV의 기준점을 세웠던 렉스턴 2의 시절을 생각해 보면 현재 렉스턴의 이미지는 안타까운 수준이다. 당시 렉스턴은 분명 ‘고급 SUV’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모하비가 등장하기 전까진 ‘나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쌍용차가 과연 과거 렉스턴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소한 변화에 그친다면 쉽지 않을 것이며 현재 쌍용의 기술력은 다른 브랜드들을 압도할만한 특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떠한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불안한 쌍용차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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