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테면 8개월 기다려라” 자동차 구매하기 위해 대기줄 있는 차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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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량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을 구분하여 분석하게 된다. 요즘 내수시장을 살펴보면 국산차와 수입차가 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차를 사고 싶어도 재고가 없어서 못 사는 경우가 많다.

이는 꾸준히 생산을 지속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첫 번째 상황과 물량 자체를 너무 적게 들여와 소비자들이 기다려야 하는 두 번째 상황이 존재한다. 첫 번째 상황은 주로 국산차에서, 두 번째 상황은 수입차에서 주로 발생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국산차와 수입차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이렇게 많이 팔릴 줄 몰랐다
‘대기 기간 8개월’ 팰리세이드
현대 팰리세이드 열기가 뜨겁다. 지난 4월 1일부터 생산 라인을 증산해 매달 생산량을 6,240대에서 8,640대까지 약 38% 늘렸지만 여전히 팰리세이드를 계약하면 옵션에 따라 최소 3개월에서 최대 8개월까지 대기 기간이 존재한다.

신차 출시 후 초기보다는 계약건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생산라인을 늘렸음에도 출고가 여전히 밀리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현대자동차의 수출정책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여름부터 팰리세이드 북미시장 판매를 시작한다.

북미시장에 판매될 팰리세이드를 미리 생산해 놓아야 공급에 차질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는 자동차 수출을 앞두고 미리 차량을 생산하여 재고를 비축해둔다. 아무래도 신차가 출시되는 초기엔 빠른 물량 소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차별이다
북미 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팰리세이드인 만큼 북미시장은 현대차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을 인도받는 기간이 8개월까지 늘어난 점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만이 많다.

현재 생산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한국에서 생산되는 국산차를 한국에서 먼저 계약했음에도 북미시장 고객들보다 차량을 더 늦게 인도받는 셈이 되어버린다. 북미에서 팰리세이드가 얼마나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국내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에선 물량확보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닐까.


노조와의 원활하지 못한
관계도 문제
현대차는 최근 생산량을 더 늘리기 위해 울산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하였으나 노조의 거절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팰리세이드는 울산 4공장에서만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조측은 2공장에서 추가 생산이 이루어지면 4공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잔업, 특근이 보장되지 않아 임금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생산을 거절하였다. 노조간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만하지 않은 현대차의 노사관계를 보면 팰리세이드 생산이 더 빠르게 이루어지기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게 팰리세이드를 계약한 국내 소비자들은 애가 타는 마음으로 반년 정도를 기다려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수출 물량 증가로
국내 대기는 5개월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
현대차가 판매하는 순수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재 국내에서 출고를 받으려면 약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아이오닉 동호회를 살펴보면 현재 국내에선 아이오닉 일렉트릭 계약 고객에게 예상 출고일을 3~4번이나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 출고가 자꾸 지연되고 있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현대차가 주장하는 국내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해외 수출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해 4월까지 총 유럽시장에 2,603대, 북미시장에 1,000여 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 달 판매량 450대
그러나 대기는 5개월
국내 소비자들은 한 달에 약 450대 정도밖에 판매가 되지 않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출고 대기 기간이 5개월이나 걸리는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수출 물량뿐만 아니라 LG에서 제공받는 배터리 물량이 부족하여 생산이 지연된다는 소리도 들린다.

지난해 말 현대차는 해외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출고 지연을 어느 정도 해소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계약을 진행할 때 최소 5개월은 기다려야 된다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다. 수출물량의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국내 출고분이 밀려있는 상황에선 내수시장 물량확보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장
아이오닉 출고는 더 미뤄질수도
6월에 공개될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같은 하이브리드 부품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생산 때문에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고는 더 미뤄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결과 많은 계약자들은 출고까지 5개월이 걸린다는 소식에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혼다 코리아의 효자 모델
토요타 캠리를 따돌린 어코드
혼다 어코드의 국내 판매량이 심상치 않다.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일본 차 판매량을 보면 3,550대를 판매하여 1위를 차지한 렉서스 ES 뒤를 이어 혼다 어코드가 2,355대를 판매하며 2위 자리를 차지하였다. 3위는 근소한 차이지만 2,267대를 판매한 캠리가 뒤를 이었다. 어코드가 캠리 판매량을 국내에서 추월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뛰어난 상품성으로 무장한 10세대 혼다 어코드는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주력으로 판매되는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고가 늦어지고 있다. 작년 연말에도 일시적으로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었는데 배기가스와 소음 인증이 늦어져 당분간은 출고가 미뤄질 예정이다. 일반 1.5터보와 2.0 터보 모델 역시 색상에 따라 출고가 지연되는 차량들이 존재한다. 이번달 출고분 부터는 1.5 터보 모델에도 혼다센싱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되어 상품성 강화를 한번 더 거쳤다.


어코드와 함께
출고가 지연되는
토요타 캠리
어코드의 라이벌이자 북미시장 베스트셀러인 토요타 캠리 역시 트림에 따라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2.5 가솔린 모델은 대기 기간이 없지만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모델은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이 수요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요타 캠리는 다른 독일 자동차 브랜드처럼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시하지 않고 있음에도 물량이 없어 차를 팔지 못하고 있다.

출고까지 약 3개월
대기 기간이 필요한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현재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할 시 약 3개월 정도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국내에 판매되는 캠리는 전량 일본 현지에서 생산하여 들여오는 모델이기 때문에 한번 들여올 때 약 200대 정도 본사에 주문을 하여 국내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캠리는 항상 꾸준한 계약자들이 유지되기 때문에 출고지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고 대기 10개월
볼보 XC40
볼보 자동차는 대부분 출고가 오래 걸린다. 짧게는 5개월부터 길게는 1년까지 기다려 차를 출고 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볼보 차량들이 출고가 늦어지는 이유는 국내에 판매되는 수요에 비해 물량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XC40은 동급 차량인 GLA나 X1보다 실내 공간이 더 넓기 때문에 실용적인 측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차량이다. 또한 안전을 강조하는 볼보 이미지 덕분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인식 역시 좋은 편이다.

볼보코리아는 ‘XC40은 전 세계적으로 물량 수급에 차질이 있는 상황이며 스웨덴 본사에 추가적으로 2000대를 배정해 줄 것을 요청해 놓았다’라고 말했다. 볼보 스웨덴 공장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들어오는 XC40은 현재 많은 계약자들로 인해 출고가 밀려 아무리 빨라도 기본적을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재 XC40이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은 한 달에 100대 정도. 하지만 사전 계약으로만 700대를 넘긴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물량이 한 번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XC40을 빠르게 출고 받긴 어려워 보인다.


자동차를 구매할 땐 여러 가지를 따지게 된다.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차량의 옵션, 또는 안전을 가장 중요시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다른 누군가는 가격 대비 얼마나 뛰어난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지 가성비를 중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차를 사려 하는데 출고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그 차를 사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차량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 올해도 여러 브랜드에서 뛰어난 신차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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