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출시된 현대기아차의 신차들 중 가장 논란이 많았던 차는 신형 쏘렌토였다. 출시 전부터 하이브리드 인증 논란이 불거졌으며 출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시점에도 다양한 결함들이 발견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중형 SUV를 구매할 의사가 있으나 신형 쏘렌토를 계약하지 않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5월경 출시될 현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간의 선례를 생각해보면 후일에 출시되는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상품성이 떨어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려오는 몇 가지 소식에 싼타페를 기다리던 예비 오너들이 당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라 불리던 신형 싼타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기자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
차체부터 파워트레인까지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현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는 그간 페이스리프트이지만 풀체인지에 가까운 많은 변화를 거칠 것임을 예고하여 예비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휠베이스가 기존보다 70mm가 늘어나 2,835mm가 되어 신형 쏘렌토보다도 더 큰 차체 사이즈와 넉넉한 실내공간을 가질 것임을 암시했다.
거기에 새로운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되며 쏘렌토를 통해 먼저 선보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신형 싼타페에도 적용이 되어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 모두 변화를 맞이하는 풀체인지급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이었다.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를 맞이한다는 신형 싼타페 소식을 접한 싼타페 예비 차주들은 환호했다. 한때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결국 쏘렌토와 동일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 적용되며 차체 사이즈는 쏘렌토보다도 더 커질 것이라고 하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런 소식에 기존 싼타페 차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산지 얼마 되었다고 이렇게 차를 큰 폭으로 바꿔버리면 기존 오너들만 호구되는 것”,”인스퍼레이션으로 뒤통수치더니 싼타페 오너들은 또 당했다”라며 날이 선 비판을 이어갔다.
신형 쏘렌토 카페의 반응도 비슷했다. 당초 쏘렌토보다 더 큰 사이즈로 출시된다는 소식에 쏘렌토를 계약하지 않고 싼타페를 기다렸던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싼타페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싼타페의 상품성이 더 좋게 나올 것이라는 소식에 “쏘렌토는 역시 베타테스터였다”라며 “당장 차가 필요한 게 아니라면 싼타페를 우선 기다려 보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쏘렌토를 출고한 차주들 역시 싼타페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마음 한편엔 “조금 더 기다렸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남아있는듯했다.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
사실이 아니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최근 들려온 소식을 종합해보면 그간 알려진 싼타페 페이스리프트의 변화 포인트들은 사실이 아니었다. 제원을 살펴보니 70mm가 늘어난다던 휠베이스는 기존 TM과 동일했으며, 쏘렌토 MQ4 대비 길이는 15mm 짧고 너비는 10mm 좁으며, 휠베이스는 50mm가 짧았다.
쏘렌토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소식에 기대했던 많은 소비자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결국 팰리세이드와의 판매 간섭을 의식한 것인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는 쏘렌토보다 커지지 않으며 기존처럼 현대기아 SUV 크기는 싼타페 < 쏘렌토 < 팰리세이드 순서를 이어갈 전망이다.
여기에 파워트레인 역시 쏘렌토와는 조금 다른 구성을 가지게 된다. 현재 신형 쏘렌토는 ‘2.2 디젤’과 ‘1.6 하이브리드’가 출시되었으며 차후 ‘2.5 가솔린 터보’가 출시될 예정이다. 싼타페도 당연히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신형 싼타페는 기존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인 ‘2.0 디젤’과 ‘2.2 디젤’, 그리고 ‘2.0 가솔린 터보’ 모델이 먼저 출시된다.
차후 6월부터 쏘렌토와 동일한 2.2 디젤에 DCT 변속기가 적용된 모델이 생산되며 초기 생산분은 모두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차량들이다. 쏘렌토에는 곧 적용되어 출시된다는 2.5 가솔린 터보 엔진은 싼타페에겐 아직 적용된다는 소식이 없다.
현재 예비 소비자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1.6 가솔린 하이브리드’ 역시 7월까지 생산계획이 잡힌 물량이 전혀 없다. 8월에서야 소량 생산계획이 잡혀있으나 이는 전량 내수가 아닌 수출형으로 결국 현대차는 친환경차 인증을 받을 수 없는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곧바로 내수시장에 출시하지 않을 전망이다.
싼타페를 기다리고 있던 소비자들은 대부분 쏘렌토 하이브리드 계약을 놓치고 싼타페를 기다리는 경우였기 때문에 이들에겐 아쉬운 소식일 수밖에 없겠다. 이렇게 되면 결국 싼타페와 쏘렌토는 또 이전 모델들처럼 미묘하게 급차이까진 아니지만 크기와 상품성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동호회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반전되어버렸다
새롭게 들려온 신형 싼타페 소식에 쏘렌토와 싼타페 카페 분위기는 바로 반전되었다. 쏘렌토 카페는 대부분 “이 정도 변화면 그냥 쏘렌토나 사야겠다”,”괜히 싼타페를 기다린 거 같네요”라며 두 차종을 고민하던 사람들은 쏘렌토를 계약하려는 움직임이 속출했다.
반면 싼타페 카페 분위기는 당황스러움이 역력했다. “이거 뭔가 제대로 한방 맞은 느낌이다”,”이러면 쏘렌토보다 나을게 전혀 없어 보인다”,”그냥 지금 쏘렌토를 사는 게 나을까”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으며 “그래도 일단은 좀 더 기다려보자”,”현대차도 뭔가 대책이 있지 않을까”라며 희망을 품기도 했다.
신형 싼타페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대부분 하이브리드를 기대한 것인데 이마저도 완전히 나가리가 되었으니 예비 오너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쏘렌토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두 차종 모두 내년쯤은 되어야 연비 재조정 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가 당장 급한 사람이라면 그냥 쏘렌토를 구매해도 좋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싼타페가 출시될 때까지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지 않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만 놓고 보면 분명 싼타페의 경쟁력이 의심될 수도 있지만 가만히 앉아만 있을 현대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